지자체-대학 손잡고 정신건강 예방·진단 프로그램 운영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대학생의 우울증 환자와 자살률이 늘고 있는 가운데 대학들이 지자체와 손을 잡고 대학생 정신건강 예방과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자살률이 인구 10만 명당 25.6명으로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 20대 청년층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다.

우울증에 시달리는 20대도 늘고 있다. 지난 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10~50대중 20대에서 우울증 환자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20대는 2012년 5만2793명에서 지난해 6만4497명으로 약 22% 늘었다. 전문가들은 20대의 학업, 취업 등에 따른 스트레스와 우을감이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지난달 30일 대교협와 이화여대가 함께 개최한 대학교육 정책포럼에서는 오혜영 이화여대 특임교수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대학생들은 △등록금 및 생활비 등의 경제적 어려움 △목적없는 스펙쌓기와 정체성 상실 △인터넷 관계 치중과 정서적 완충지대 부족으로 인한 유대감 형성의 어려움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20대 대학생·청년층의 정신건강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대학들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특히 대학 상담센터의 인력이나 비용 등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 몇몇 대학들은 지자체와 손을 잡고 정신건강 예방과 진단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있다.

▲ 용인시 청년 마음 채움 자살 예방 위기 서비스 흐름도.

용인시에 위치한 강남대·경희대(국제캠퍼스)·단국대·용인대 등 6개 대학은 용인시와 협약을 맺고 청년 정신건강 거점대학 역할을 하고 있다. 용인시와 각 대학의 학생상담 연구소가 협업을 통해 ‘청년 마음 채움’이라는 정신건강 네트워크를 운영한다.

지정된 대학에서는 우울·자살사고를 대상으로 학생을 연계해주고, 시에서 △자살예방인증 교육 프로그램 △인식개선 캠페인 △또래상담 지킴이 교육 △개인 상담 △복지서비스 연계 등 다양한 예방과 진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용인시 이희연 자살예방센터 팀장은 “대학생·청년 인구가 많은 용인시가 우울감을 가진 청년을 조기에 발견해 예방과 증진을 한다는 차원”이라며 “정신과적 문턱을 낮추고 고위험군에 있는 학생들에게 즉각적이고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강남대 마음나눔센터 홍누리 담당자는 “위험군에 있는 학생들이 전문기관과 연계한 협의체가 필요해 시작하게 됐다”며 “협약 이후 기획한 생명사랑 축제에서도 프로그램이나 인력적인 지원을 받아 진행하면서 학생들도 도움을 받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올해 ‘대학생 정신건강 박람회’에 참여할 대학을 모집하고 있다. 최종 5개 대학이 지원했고, 13일에 최종 두 곳이 발표된다.

경북도청 보건정책과 김정미 주무관은 “통계를 보면 20대 사망률은 낮아지고 있는데 자살률은 높아지고 있다”며 “정신건강·자살예방 사업을 확대하는 중에 20대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활성화 돼 있지 않아 20대 정신건강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사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대학생 정신건강 박람회에는 4개의 체험부스와 12개의 홍보부스를 통해 정신건강 종합건진 및 학생들의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정신건강 박람회에 지원한 김강일 대구대 학생상담센터 상담 교수는 참여 배경에 대해 “정신건강 문제가 있지만 자기 이해가 부족한 학생들에게 정신건강 문제를 조기발견하고, 관심과 이해를 줄 있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학교가 자체적으로 박람회 등 행사 준비를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인력이 필요한데 이런 부분에서 지자체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서로 윈윈하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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