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3명 중 1명은 정년퇴임 코앞…10년 내 썰물
연구단 이끄는 시니어교수 부재…연구 및 재정 영향

신규채용 충원 시급한데 비정년트랙으로 채워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대학사회의 고령화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10년 내 대학 전임교원 3명 중 1명이 정년퇴임하면서 대학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의 핵심 구성원이 썰물처럼 빠지면서 신입교원 확충이 시급하단 지적이 나온다.

▲ 2007년과 2017년 새 연령대별 전임교원의 비율(사진=대학교육연구소)

■시니어교수 ‘공동화’ 현상 우려… 연구ㆍ교육에 차질 = 지난달 27일 대학교육연구소가 한국교육개발원으로부터 ‘대학 전임교원 연령별 현황’을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 2017년 55세 이상 전임교원 비율은 35.5%로, 3명 중 1명꼴로 10년 내 정년퇴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 비율(17.9%)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교수 고령화의 문제는 교육ㆍ연구ㆍ행정 분야에서 나타난다. 우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강의 내용과 방법에 변화를 꾀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또 5년에서 10년 새 대거 떠나게 되면 학문의 연속성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연덕원 대교연 연구원은 “다양한 세대에 걸쳐 후학을 양성해야 하는데 고령층 교수들이 한꺼번에 빠지면 학문의 연속성에 문제가 생긴다”며 “지금 추세를 보면 신규채용이 둔화하고 있어, 젊은 교수들이 채워지지 않고 있다. 교육적 측면에서 공백기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수 공동화로 연구활동이 둔화될 위험도 있다. 연구활동의 경우 산학연구 등 기업과 연계해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우진 전국교무처장협의회 수석부회장은 “시니어 교수가 되면 큰 사업단을 운영하는 노하우가 생긴다. 경험과 연륜이 쌓이면서 큰 연구단을 기획ㆍ관리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처장직을 맡아 교내 봉사활동에 기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규채용 더디거나 비정년트랙으로 대체 우려 = 이처럼 대학 내 닥친 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해 교수진의 신규채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젊은 교수들이 대학에 수혈되지 못하고 있거나 비정년 트랙으로 채워지고 있다.

대학 전임교원 연령별 현황에 따르면 45세 이하 전임교원 비율은 2007년 38.8%에서 2017년 25.9%로 오히려 감소했다. 반면, 비정년 트랙 전임교원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대학 78곳의 전임교원 현황을 살펴보면 2011년 전임교원의 12%를 차지한 비정년트랙 교원은 5년 새 20.6%로 2배 이상 확대됐다. 이는 인건비 절감과 현재는 삭제된 대학평가 지표를 충족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원 소재 A대 교무처장은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서 재정 확보가 필수”라며 “지방대의 경우 10년을 대비하기는커녕 당장 재정위기를 넘기려면 인건비 절감은 필수불가결하다”고 전했다.

장우진 수석부회장은 과거 평가 지표율에 반영된 점을 더 큰 문제로 꼽았다. 그는 “단순히 재정 부족으로 비정년트랙을 뽑지 않는다”면서 “평가 지표를 맞추기 위해 많은 대학이 전임교원을 늘려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와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대학이 여전히 (비정년트랙을 뽑는) 비합리적인 선택을 할지 의문”이라며 “대학이 혁신ㆍ개혁해야 할 때인 만큼 젊은 교원들을 채용해 학교가 새롭게 쇄신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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