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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주 연구노트①] ‘보존’과 ‘복지’의 타협…“한 종에 국한된 돌고래 방사, 무엇 위한 것인가”고래 통해 문화인류‧사회 들여다 본 UNIST 브래들리 타타르 교수·학부생 김세준씨
김정현 기자  |  ddobagi@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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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5  21: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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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래 방사 정책에 아쉬움…6일 해외 학술지 발표
사회 관심 이끌어 낸 의의는 크나 하나의 ‘대표 종’ 그쳐
“소극적 보존 넘어 동물과 환경 범주 차원에서 생각해야”

   
▲ 그린피스 필리핀이 세계 고래의 날을 맞아 플라스틱 폐기물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설치한 고래 조형물. 그린피스 필리핀 SNS 페이지 캡쳐.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지난 2월 18일, 세계 고래의 날. 필리핀 마닐라만 해안가에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가득 담은 고래의 시체가 나타났다.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제작한 플라스틱 폐기물 고래 모형이다. 해양 폐기물이 고래를 죽일 수 있다는 경각심을 주고자 함이다. 지난달 해외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남한 면적의 16배에 달하는 160만㎢에 걸친 바다에 플라스틱 쓰레기 8만톤이 떠다닌다.

최근 한국도 '재활용 쓰레기 대란'을 겪었다. 업체들이 수거를 중단하면서, 거리에 폐비닐과 플라스틱이 쌓여갔다. 한국순환자원유통센터 등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1인당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64.12㎏으로 세계 2위다. 인류학자들은 현재의 지구를 ‘Anthropocene(인류세, 人類世)'라 부른다. 자연이 사람들에 의해 완전히 지배되며, 인간의 행동이 환경 전반에 걸쳐 기후 문제를 야기하는 시대를 뜻한다. 이제 한 가지 측면만 바라본 환경 정책은 그 취지를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고래 보호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주문하는 논문이 나와 주목을 끈다. 6일 한국의 고래 방사 정책의 의의와 한계를 성찰한 논문이 국제 학술지 《코스탈 매니지먼트》에 실렸다. 문화인류학자 브래들리 타타르(Bradley Tatar)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기초과정부)와 UNIST 학생 김세준씨(에너지‧화학공학&환경공학‧3, 1저자)는 과학적 사실, 정책, 여론, 그리고 이해당사자들의 관계를 살폈다.

사람과 생물의 관계에 주목하는 타타르 교수는 2009년 울산 장생포를 본 이후 한국의 고래와 문화적 요인의 관계를 깊게 고민해왔다. 동물을 인격체로서 바라보는 동물복지단체, 보존을 위해 노력하는 환경 관리기관의 상충하는 이해관계가 ‘남방큰돌고래’라는 작품을 만들어 냈다는 분석은 새롭다. 타타르 교수는 한국의 고래 방사에 아쉬움을 내비친다.

“하나의 ‘종’을 보호하려는 노력은 동물 복지와 보존이라는 두 가지 개념의 타협관계, 상충관계를 의미한다. 하나의 동물 종을 보호하는 것은 정부로 하여금 모든 종을 보호하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이다. 하나의 종을 특별한 보호를 받는 ‘대표 종(flagship species)’으로 지정해 시민들에게 생태계 보존을 알리고 그들의 지지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현실적으로 환경 전체를 보호하는 노력으로 이뤄지는지는 의문이다. 해당 종의 보호가 이해 관계자 개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 (사진=UNIST)

앞서 2013년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삼팔이, 춘삼이가 바다로 돌아갔다. 아시아 최초의 돌고래 방류로 내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시민단체의 활동, 관계 법령 제정을 통해 해양 생태계 보전과 동물복지 향상을 위한 전환점을 이끌어냈다. 

타타르 교수는 당시의 돌고래 방사도 “몇 마리의 방류가 생존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상징성으로 말미암아 (한국사회가) 해양 생태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인간의 행동이 기후 문제를 야기하는 ‘격변의 시기’에, 잘 만든 단일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 가지 예가 고래 서식지 인근에 들어선 해상풍력 발전소다. 2012년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한 덕이다. 1저자 김세준씨는 “환경영향평가 심의과정에서 돌고래들이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연안을 배회한다는 이유로 평가 항목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종 보존 관점에서 적합하지 않은 관계 법령이라는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현재도 구좌읍, 성산읍, 대정읍 일대에 발전소를 확대 건설하려 한다. 환경단체들은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타타르 교수가 꼽는 한국 고래 방사 정책의 한계다.

“현재 제주도의 환경은 관광 산업의 발달, 해상 교통, 풍력발전소 건설, 그리고 해군기지의 음파로 인해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자연 환경을 완전한 자연 상태(natural)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사람에 의한 격변의 시기를 맞아, 우리가 환경을 보존하는 데에는 특별한 노력과 정부의 후원, 개입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 한국은 이러한 격변의 시기를 맞이하는 국가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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