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리 신임 울산광역시 간호사회 회장(춘해보건대학교 교수)

‘근무 열악’ ‘언어‧물리적 폭행’…간호사 면허소지자 49.6%만 활동, 나머지는 관두는 현실
간호학과 무조건적 증원보단 여건 개선 먼저…신설 대학, ‘임상현장 적응력’ 실습병원 확보 선결과제

▲ 이경리 회장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열심히 교육시켜 현장으로 내보낸 제자들이 임상 현장서 신규간호사로서 힘듦을 견디지 못하고, 이직하거나 병원을 떠나는 사례를 봐왔습니다. 간호사들이 행복하게,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현장이 되게 하는 정책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지난달 20일 보건복지부는 간호사들이 일하기 좋은 병원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처음으로 간호사들의 처우개선에 중점에 두고 이를 국정 과제에 포함, 방대한 내용의 대책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대한간호협회는 의의를 높이 평가하며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대한간호협회의 울산지부인 울산광역시 간호사회는 지난달 16일 제21회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새 회장에 이경리 춘해보건대학교 교수를 선출했다. 이경리 교수는 한국간호교육평가원 평가위원과 부산울산경남정신간호사회 회장, 전국 간호학학점은행제 운영기관협의회 회장 등을 지냈다.

제46회 보건의 날을 이틀 앞둔 지난 5일 이경리 신임 울산시 간호사회 회장을 만났다. 이 신임 회장은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과 중소병원 간호인력 부족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환자의 안전과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 울산시 소속 병원의 간호부서장과 협조해 세부정책을 펼쳐나갈 것을 약속했다.

“대한민국의 의료기관들은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간호사 인력배치와 열악한 보상 체계 등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수당 없는 야간‧휴일‧연장 근무뿐 아니라 타의료인과 환자, 보호자 등의 언어적‧물리적 폭행, 임신순번제 등 비인권적 대우에 시달리는 사례도 많습니다. 이로 인해 간호사들은 병원을 이직하거나 떠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의료기관 활동 간호사는 OECD 평균의 53.8% 수준이며, 전체 간호사 면허소지자의 49.6% 정도만 활동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회장은 “간호사 수요‧공급 불균형 문제가 야기되면서 그동안 간호대학의 입학정원 증원 등 지속적인 공급확대에도 불구하고 간호사 수요의 급속한 증가로 인해 인력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며 “당장 간호사가 부족하다고 해 간호학과 입학정원을 무조건 늘려나가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므로, 숙련된 간호사가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간호인력 수요증대로 최근 간호학과를 신설한 대학들이 실습병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은 간호학의 수준 향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으므로 이 역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역설했다.

그는 “간호학과는 대학의 교과과정 중 임상실습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울산광역시에는 울산대, 울산과학대학교, 춘해보건대학교 등 3개 대학에 실습병원을 갖춘 간호학과가 있다. 반면 인근 지역에 우수 교육 인프라를 갖춘 실습병원이 없는 대학은 신규간호사들의 임상현장 적응력과 직결되므로 인근 대학 간 협력, 정부의 지원 등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울산시 간호사회 차원에서 대한간호협회가 추진하는 정책활동에 적극 동참해 간호정책 개선활동을 펼치고, 대정부 활동에도 힘을 모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묵묵히 인내하며 일하는 회원들에게 조금이라도 근무환경과 여건이 개선되도록 노력해준 협회장이 되겠습니다. 간호사가 먼저 행복해야 환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게 평소의 소신인 만큼 울산시 간호사회뿐 아니라 전국의 40만 간호사가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