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원 동서울대학교 입학홍보과

최근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으로 기술 간 융·복합과 인공지능의 등장에 따라 많은 직업군이 사라지거나 축소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중소기업은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다. 신입사원을 교육시킬 여력이 부족하고 입사 후 현장 교육을 시행하더라도 높은 이직률로 인해 퇴직하게 돼 신입사원이 실무를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하거나 과도한 업무량으로 인해 조기 퇴직해 퇴직과 구인의 악순환을 가져오고 있다.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전문대학은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이하 전공심화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 직종별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보면 산업 실무 현장에서의 구직과 취업 패턴이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업체와 구직자 간 미스매치로 인한 유휴인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그 원인을 기업체는 실무 현장에 바로 투입이 가능한 인력을 원하지만 요구하는 수준의 학력‧자격 또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사업장 규모별 미충원인원 발생 원인은 300인 미만 규모의 기업에서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아서가 1순위, 300인 이상의 기업에서는 경쟁사 간 인력유치경쟁을 1순위로 본다.

전문대학은 위와 같은 취업 시장의 위기를 인지해 2008년 이후 학교에서 일터로(school to work), 일터에서 학교로(work to school)의 순환 교육체제의 일환으로 전공심화과정을 설치해 운영해왔다.

전공심화과정은 일반 4(5)년제 대학의 학사와 차별성을 부여하고 있다. 현장 중심의 기술인력 양성을 주요 목표로 하는 전문대학의 기본 취지에 맞게, 전공심화 교육과정을 실무 기술의 숙련도 향상에 초점을 둬 진행한다.

즉 전문학사과정에서 습득한 해당 직무의 역량을 향상시켜 한층 실무환경에 적응 가능한 중견 기술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전공심화 교육의 이러한 목적과 특수성으로 교육대상자를 전문대학뿐 아니라 산업체 전반으로 확대 가능하고 사업체 종사자가 경력 단절 없이 지속적인 전공분야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2·3년제 전문대학 또는 동등 이상의 학력이 인정되는 자에게 해당 과정을 이수한 경우 전문대학 총장 명의의 4년제 학사학위를 주는 제도로서 산업체 경력이 있는 학생, 경력이 없는 학생을 구분해 모집,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이후로 현재 7만4000여 명이 전공심화과정에 입학했으며, 2017년 기준 106개 대학에 총 749개 모집단위가 개설돼 해마다 신규 인가신청을 통해 점차 모집단위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전문대학 또한 전공심화과정에서 수여하는 학사학위의 사회적 인지와 가치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교육의 질적 수준을 유지 및 개선하기 위해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2012년부터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연차평가, 교육여건 점검 결과 등을 시행해 전공심화과정의 운영상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또 전공심화과정 운영 우수사례 시상 및 차별사례 보고 등 전공심화과정과 학사학위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전공심화과정이 운영된 지 10주년이 된 현재, 이를 바라보는 회의적인 시각을 간과할 수 없다. 전문대학에 대한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으로 학사학위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입학 상담을 할 때면 4년제 학사학위와 동일한 학력을 인정받는다고 설명하지만 실제 학생이 사회에 나갔을 때 겪는 유무형의 차별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전공심화과정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부재와 교육의 질 및 운영에 대한 의구심, 대학의 관심 부족 등이 그 일면이다. 이는 전공심화과정이 신뢰를 통해 풀어나가야할 과제다.

한국의 산업시장은 변화하고 있다.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하는 교육만이 대학의 새로운 비전을 열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학제의 변화 및 교육의 방향과 직결되며 현시대의 인재를 양성하는 데 적극 반영돼야 한다.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운영 10주년을 맞는 이 시점에서 교육의 가능성과 학위의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직업능력으로 학생을 평가할 수 있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정착되기를 바란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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