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곳 중 5곳만 A등급…교육학 전임교원 2명 확보 어려워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최근 교육부가 실시한 ‘2017 교원양성기관평가’에서 간호학과 교직과정 평가에 전문대학의 현실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교육학을 가르치는 전임교원 수를 각 대학의 여건과 관계없이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한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번 평가에서는 교직과정을 둔 전문대학 간호학과 45곳 중 5곳만이 A등급을 받았다. C‧D등급을 받은 13개 대학 간호학과는 교원양성정원을 각각 30%와 50%씩 감축해야 한다. 이는 같은 시기 유아교육과에 대한 평가에서 36개 학교가 A등급을 받은 점과 대비된다. 특히 B등급 이하에 상당수의 보건계열 전문대학이 포함된 점도 눈에 띈다. 그러나 이번 평가 결과에 전문대학의 현실과 각 대학의 다양한 여건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교직이론을 가르치는 전임 교원의 확보율’이다. '2017년 4주기 교원양성기관 평가편람'을 보면 ‘보건교사 양성학과’의 평가 지표 중 ‘교직이론과목 전임교원 확보율’이 있다. 편람에 의하면 ‘교직이론과목’은 교육학개론, 교육철학 및 교육사 등 교직이론에 관한 과목이며, ‘교직이론과목 전임교원’은 교원양성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과의 교직이론 과목을 맡고 있는 전임교원을 의미한다.

문제는 정원에 관계없이 해당항목의 만점을 받기 위한 전임교원의 숫자가 정해져 있다는 데 있다. 이번 간호 교원양성기관 평가의 대상이 된 수도권의 한 전문대학 A 교수는 “교직이론과목 전임교원이 2명이어야 만점을 받을 수 있었다”며 “교원양성정원이 30명이든 60명이든 정해진 교원의 숫자는 동일하다”고 밝혔다.

A 교수는 “정원이 30명인데, 전임교수 2명을 두는 게 교육의 질을 위해 반드시 담보돼야 할 조건인지 의문이 든다. 전문대학은 특히 재정적 어려움에 시달리는 곳이 많아 평가만을 위해 교수를 추가로 고용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같이 작은 규모의 대학은 정성평가에 대한 준비를 아무리 철저히 해도 비용이 드는 정량평가 지표에서는 좋은 점수가 나오기 어려워 현실적으로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교직이론의 다양한 분야에 대해 한 교수가 모두 전문성을 갖기 어렵기에 최소한의 교직이론 관련 전임교원의 숫자를 정해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다른 대학 B 교무처장은 “학생의 질병 문제를 다루는 보건교사의 직무 특성상 교직이론에 대한 지식보다 간호·보건 관련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며 반박했다.

한편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평가에 대해 “해당 대학과 학과의 수준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교원양성기관의 교육의 질을 관리하고,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원의 수도 조절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평가지표가 현행대로 유지될 경우 앞으로도 정원 감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평가의 의의를 교원양성과정을 관리해 ‘기관의 자기발전 노력을 유도’하는 점에도 두었던 만큼, 전문대학의 현실과 대학별 여건에 맞춘 평가지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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