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에세이]전문대 입시 결과를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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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섭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이사
▲ 진동섭 이사

지난 4월 초, 한국전문대학협의회에서는 2018학년도 전문대학 입시 결과를 발표했다. 입시 결과가 4월에 발표된 것은 좀 늦은 감이 있으나 2월 말까지 입시 업무가 진행되고 나서 각 대학으로부터 결과를 수합해 내는 자료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욕심 같아서는 고등학교가 3월에 면담을 시작하는 시기에 맞춰 서둘렀으면 학생과의 첫 대면에서 자료로 쓰기에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입시결과 분석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전년도에 비해 모집 인원도 줄었고 지원 인원도 줄었다는 것이다. 총지원자 수는 감소했지만 지원율은 아주 약간 늘어서 전문대의 인기가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신입생 충원율도 96.9%에 달해 계속해서 높은 충원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전문대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꾸준히 있다는 뜻이다.

충원율이 높은 전공들을 보면, 간호, 메에크업, 스포츠, 호텔 관련, 재활 관련, 제과제빵 등 인기 있을 법한 전공에 지원자가 몰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수시나 정시 진학 박람회에서 학생들이 많이 몰려 있던 상담부스와 일치하는 경향이다. 물론 이 분야가 취업이 잘되거나 창업에 유리한 분야라서 그럴 수도 있으나, 일부 전공에 지원자가 몰리는 현상은 자신의 적성, 소질보다 시류를 따르는 성향이 있는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

특히 유턴 입학자 수가 더 많아진 것은 특기할 만한 일이다. 지원 인원은 9202명으로 전년 대비 1790명이나 늘었다. 등록자 수는 1537명으로 크게 변함이 없다. 이는 지원자는 늘었지만 일부 인기학과에 지원자가 몰려 합격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유턴 입학자가 선호하는 전공이 간호, 보건, 실용예술, 회계, 사회복지 전공 분야인 것을 보면 이러한 추측은 틀린 것은 아니다.

즉 일반 대학을 졸업한 학생이 다시 간호사가 되기 위해 간호과에 다시 지원해서 합격하는 것과 같은 사례다. 이 역시 선택이 자신의 전문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할 부분이 있다.

이런 지원 경향을 보면 아직도 전문대 입시는 학과결정에서 학생의 소질, 적성을 중시하기보다는 취업이 잘되는 분야가 더 선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점은 고등학교 졸업생이나 유턴 입학생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보인다. 그러나 인기 있는 일부 전공도 국가적인 인력 수급 차원에서 보면 인력이 넘쳐 취업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최대한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전공으로 삼아야 100세 인생, 나아가 150세 인생을 두고 일하면서 즐길 수 있는 전문인이 된다.

또한 지금은 기술이 워낙 빨리 발전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대학에 입학해 졸업 때까지 배우고 나면 졸업하는 그 달에 이미 배운 기술이 쓸모없는 것이 되는 시대라고 한다. 예전에는 물고기를 잡아주면 안 되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는데, 이제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면 더 잘 잡는 법을 발명한 친구가 물고기를 싹쓸이해 가서 굶는 시대가 됐다. 그러니 재학 기간이 짧아 새로운 기술을 더 빨리 배울 수 있는 전문대에서 새로운 물고기 잡는 법을 발명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그래서 자신의 거주지 또는 근거지와 가까운 전문대에 관심을 가지기를 제안한다. 시간 내서 가까운 전문대를 방문해서 전공 분야도 알아보고 전망도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학교에서도 진로 활동 시간에 전문대 탐방 시간을 계획해서 추진한다면 학생들이 좀 더 구체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설계할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캠퍼스 구경에 그치는 진로 시간에서 실질적으로 진로를 고민하는 시간이 된다. 그러다가 학생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발견하게 되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사실 학과는 이름만 보고는 배우는 분야도, 진로 방향도 알 수 없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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