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섭 핀란드 탐페레대(UTA) 교육대학원 연구원
핀란드 국가교육원 KoreaTechnet 콘소시움 직업교육자문

▲ 이동섭 연구원

고등교육의 대중화로 인해 직업교육훈련은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 사회경제, 인구, 지리정치적인 요인에 따라 'Fachhochschulen(독일)' 'Ammattikorkeakoulu(핀란드)' 'University College(한국)'라는 각기 다른 이름하에 고등교육수준까지 상향됐다. 이는 누가, 그리고 어떻게 평생교육 선상에서 고등직업교육의 경계를 나누고 정당화하며 틀을 다시 짜는지에 대한 문제와 ‘학문적 표류(academic drift)’를 겪는 직업고등교육의 교수와 학습의 질을 어떻게 향상시키는지에 관한 중요한 논의가 된다.

핀란드는 1990년대 소련붕괴 이후 경제침체에 따른 대대적인 공공부문의 예산삭감으로 지역산업에 따라 후기중등직업교육훈련기관을 합병하거나 재정비해야 했고, 일터나 후속교육으로 바로 연결되지 못한 후기중등교육을 마친 학습자들이 고등교육기회에 더욱 접근할 수 있도록 정치가들과 정부주도(교육부 장관 크리스토퍼 탁셀(Christoffer Taxell), 스웨덴인당)로 기존의 직업교육기관들을 고등교육수준으로 상향시키는 개혁을 급속히 단행시킬 수밖에 없었다.

폴리텍 개혁은 또다시 2018년 국회에서 〈대학법령〉과 〈폴리텍법령〉을 하나의 〈대학법〉으로 개정하는 법안이 진행돼 지역에 따라 한편으로는 대학 간에 유연성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산업전문대학과 일반대학 사이의 역할구분은 더욱 모호하게 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핀란드에서 가장 규모가 큰 폴리텍 가운데 하나인 헬싱키 메트로폴리아는 1년에 대략 1000개의 혁신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대학이다. 메트로폴리아 대학의 핵심은 '혁신'에 있으며 2007년부터 〈혁신교수법〉을 모든 전공에 체계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헬싱키 메트로폴리아 (Metropolian Ammattikorkeakoulu)

  학생 1먼6500명 (90개국에서 온 외국인 학생 총 900명)
  교직원 1000명 (전임교원 630명, 전임교원 가운데 연구교원 23% 재직)
  2017 학부졸업생: 2760명 석사졸업생 390명
  2017 학부경쟁률 4.2대1
  68개의 프로그램 가운데 영어진행 학위프로그램 11개
  43개 학사학위 프로그램 가운데 6개 영어진행 프로그램
  25개 석사학위 프로그램 가운데 5개 영어진행 프로그램
  경영분야 : 6개 학위프로그램 1800명 학생
  문화분야 : 14개 학위프로그램 1700명 학생
  보건과 사회서비스분야 25개 학위프로그램 4900명 학생
  기술분야 : 23개 학위프로그램 8100명 학생
  20개 지역의 분산됐던 캠퍼스는 2019년까지 4개의 캠퍼스로 통합
  2017년 총예산 9500만 유로 (연구개발혁신에 980만 유로 투자)
  지자체에 소유권: 헬싱키 42%, 에스포 27%, 반타 26%, 키루코눔미 4 %, 카우니아이넨 1 %
  교육가치 : 교육의 높은 질, 교육의 전문성, 운영의 투명성, 공동체성

민노 혁신 프로젝트(MINNO® Innovation project)

헬싱키 메트로폴리아의 민노 혁신 프로젝트(MINNO® Innovation project)는 일상생활과 일터에서 새롭게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결안들을 제시하고 혁신시키는 다학제 간 협력 팀 프로젝트다. 모든 학부생들은 졸업 이전 현장의 실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혁신 팀 프로젝트를 꾸려 모든 학점 가운데 10학점에 해당하는 혁신모듈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 핀란드에서 가장 규모가 큰 폴리텍 중 하나인 헬싱키 메트로폴리아 대학. (사진=메트로폴리아대학 민노혁신 프로젝트 참가자 에니어그램)

일반적으로 하나의 프로젝트에 팀당 4~7명의 학생들이 참여하며, 한 학생당 270시간의 혁신역량계발학습 모듈을 이수한다. 노동시장의 요구와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도전들을 다양한 분야의 학생들과 전공강사들이 해결책을 내놓고 관련 조직과 기업들과 협력해 다음의 일반적인 절차에 따라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1. 지역의 중소기업이나 공공기관, 협회 등 직장에서 도전받는 문제들에 대한 혁신해결안을 학교에 주문한다.
2. 다학제 팀을 꾸려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생각을 내놓고 개념들을 발전시킨다.
3. 프로젝트 계획과 협의가 이뤄진 후 계획을 실행한다.
4. 혁신기획과 실행은 학습화해 동료학습자와 안내교수, 기업대표들에 의해 평가받는다.

자동화 기계공학 학과장 페카 하우탈라(Pekka Hautala) 교수는 “저희 학교에서 혁신이란 개념은 실제문제에 대한 구체적이고, 시험을 거친, 유인가능한 시장성 있는 제품으로 만들어 내거나 기업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또한 시민사회나 사회공동체의 가치를 만드는 데 유익하고 새로운 해법을 혁신이라고 말한다. 뇌 안에 있는 생각이 혁신이 아니라 일터에서 실제 삶의 문제를 해결하며 실행하는 것이 혁신이다. 그래서인지 요즈음 혁신이라는 개념이 기업가 정신이나 사내기업제로 바뀌어가고 있는 듯하다. 물론 기술 분야의 혁신도 중요하지만 기업, 복지, 문화, 보건 등 사회적인 요구들이 기술과 함께 결합되는 사회혁신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동(同) 학과의 헤이키 파르비아이넨(Heikki Parviainen) 강사는 “학습의 최종결과물도 중요하나 학습하는 과정에서 서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이 의미 있다고들 말한다. 프로젝트의 주목적은 학습이기에 최종결과도 평가받지만, 나는 학습과정을 매우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혁신과정의 이상적인 평가플랫폼에는 학습에 대한 지향, 효율적인 팀워크, 네트워킹, 연구개발방법, 프로젝트 관리, 디지털 소통기술과 같은 요소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창의성과 사회인지역량과 같은 핵심역량들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헬싱키 메트로폴리아에서 나온 혁신 프로젝트들의 결과물은 다음과 같다.

• 아이들이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 신기술로 즐거운 병원 방문은 할 수 없을까? 새로운 어린이 병원 물리치료 X박스 게임(Physio theraphy Microsoft Xbox Kinect game)
• 노인과 아이들과 같은 다른 세대들이 같이 만나는 방법? 시의 협력을 얻어 헬싱키의 쿠스탄카르타(Kustaankartano) 노인 센터의 기능적인 야외 공간 구성
• 도심 내에서 자전거 이용을 향상시키는 방법? 헬싱키의 오래된 가판대 수리와 DIY(Do It Yourself) 사이클링 서비스
• 병원 환경을 개선하는 방법? 암 클리닉 현관에 새로운 인테리어 디자인
• 새로운 방식으로 약물 교육을 받는 방법? 핀란드 약물 남용 방지 협회와 협력해 중독자들을 컴퓨터로 교육시키는 게임
• 장애 안내견의 보람 있는 장치?
• 안전교육을 위한 구급차 시뮬레이터? 자동화공학, 기계공학, 응급처치학과 학생들이 함께 구급차 시뮬레이터를 만들고 응급처치교육

반타(Vantaa)시청의 스마트 랩(Smart Lab) 펠리라브라(PeliLabra) : 혁신은 서비스 디자인에서 시작

펠리라브라는 게임이나 로보틱을 포함한 새로운 서비스 구축을 의미한다.

유치원 교사들과 메트로폴리아 학생들이 서비스 로봇을 이용해 '사회통합'이라는 주제로 어린이들을 위해 도서관의 연극이나 동화구연을 지원하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미리 정해진 동화가 상호작용 방식으로 코딩될 수 있도록 설계하고 테스트 된 서비스로봇 프로토 타입을 아이들에게 소개했다. 서비스 로봇 공학 실험은 메트로폴리아 민노 혁신 프로젝트 과정의 일부로 제작됐으며, 팀의 각 구성원들이 자신의 견해와 전문 지식을 프로젝트 내용에 제시했다.

▲ 메트로폴리아 대학의 서비스 로봇 공학 (사진=반따시청 스마트랩 블로그)

5주간 계속된 과정에서 학생들의 과제는 아이들이 창작하거나 ‘저장한’ 이야기를 구성하기 위해 서비스 로봇 프로토타입을 개발, 디자인했다. 디자인 원칙에는 학생들이 훌리빌리(Hulivili) 유치원 어린이 그룹과 주류시인(poet) 참가자들과 함께 서비스 개념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이 포함돼 있었다.

학생들은 나오(Nao) 로봇과 이전에 제작된 애플리케이션의 가능성을 잘 알고 있었다. 로봇은 무릎 높이의 프랑스에서 제작된 이른바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개방형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어 개발자가 직접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로봇은 사전 프로그래밍된 방법에 따라 사용자와 간단한 통신이 가능하다. 학생들은 나오에 ‘다양성’에 관해 말하고 나오는 아이들에게 동화와 사람들 그리고 요정이 어디 있는지를 생각하도록 격려했다.

아이들이 만든 동화가 창작되고 스토리를 탄탄하게 구성해 나오 로봇에 프로그래밍됐다. 로봇은 아이들에게 동화를 만들어 주고, 효과음과 춤으로 즐겁게 해줬다. 지역사회 안에서 메트로폴리아 학생과 함께 아이들의 관심을 끈 나오 로봇은 전통적인 학습방법만이 아닌 로보틱을 활용한 미래교육에 대한 새로운 교수학습방법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누가(관·산·학) 먼저 주도해, 무엇을, 누구와 함께, 어떠한 방식으로, 무엇에 가치에 두고 고등직업교육과 사회를 혁신할 것인지 우리도 함께 고민하며 미래고등직업교육를 디자인해 보자!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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