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안부문제 증거자료집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위안부는 성노예였다. 일본 정부는 그 범죄성을 우선 인정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장이 10일 세종대 광개토관 15층 소극장에서 열린 《일본의 위안부문제 증거자료집1》 출판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이번 번역・해설 자료집에 일본정부가 공개한 문서들 중 약 80개 문서를 번역해 배경설명과 해설을 붙여서 발간했다. 1997년 일본에서 출간된 《종군위안부 관계자료 집성》에서 약 50개, 기타 일본의 국립공문서관 등에서 뽑은 약 30개 문서로 돼 있다. 이번 자료집에 수록되지 않았던 문서는 인터넷 공개 및 자료집2 이하에 수록될 예정이다. 

호사카 교수는 "문서와 증언이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료집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자료집은 주로 1937년부터 1945년까지의 위안부 문제가 본격화된 시기의 관련 자료를 번역・분석해 일본군 위안부문제의 전체상을 누구나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위안부문제 일본문서의 정식 한국어 번역・해설 자료집 발간은 이 책이 처음이라는 점이 큰 특징이다. 과거 일본학자의 자료집을 번역한 책이 있었다고 들었으나 문서마다 해설 등은 없었고 그 자료집은 1992년까지의 문서 모음이었다. 이번 자료집을 1997년 이후에 발견된 것들도 몇 가지 포함시켰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군의 아시아 침략 과정에 관한 배경설명을 추가해 일본군의 침략전쟁 속의 위안부문제라는 시각을 구체적으로 제공해 위안부문제를 근본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줬다. 특히 일본군이 중국북부 공략을 포기해 남방정책으로 작전을 바꾼 배경이나 진주만 공격보다 1시간30분 먼저 말레이반도의 영국군을 공격한 사실 등을 언급하면서 일본군의 침략과 더불어 만주, 중국, 동남아 등지로 확산된 위안소에 대해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위안부 피해자 일부의 증언을 칼럼에 게재해 문서로 확인되는 내용과 피해자들의 증언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자료집에는 상하이 위안소로 끌려간 김순덕씨 증언, 만주위안소로 끌려간 7명의 위안부 증언, 중국 하이난 섬에 있는 위안소로 끌려 간 김옥주씨 증언, 파푸아 뉴기니 라바울 위안소로 끌려간 박옥련씨 증언, 미얀마 랑군 위안소로 끌러간 이용녀씨 증언 등이 담겼다.

▲ 일본의 위안부문제 증거자료집1

무엇보다 일본병사들의 증언을 칼럼으로 게재해 일본군이 실제로 여성들을 강제 연행했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했다. 일본병사나 종군일본인기자들에게 위안부가 된 조선인 여성들이 간호사가 된다거나 야전병원에서 병사들을 돌봐준다, 군의 식당 종업원으로 취직된다는 말에 속아서 연행됐다고 털어놓은 실화 등을 10개정도 수록했다. 

특히 패전 후 일본의 유명 만화가가 된 인물이 그의 만화에 그린 위안부들의 실화에서 위안부 한 사람 앞에 70~100명의 병사들이 줄을 섰다는 만화그림과 이를 증명하는 실제 문서를 간담회 때 공개했다. 

그는 "위안소 위안부는 황군(일본군) 100명에 1명꼴이라고 적혀있는데 이는 위안부 1명이 100명의 병사를 상대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지적했다.

자료집은 여성들을 해외로 도항시키기 위해 일본정부나 일본군이 도항할 여성들에 부여한 신분의 변화와 서류 작성의 위법성을 살펴봄으로 위안부문제가 일본정부와 일본군 주도의 법적 범죄였음을 밝히고 있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은 신분증명서를 발행해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척했지만 그 방법은 생략되거나 종군간호사·야전병원 잡역·군식당 종업원 등 군 관계자라는 신분으로 속였다”며  "일본군이나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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