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뱁슨 칼리지’로서 앙트레프레너 창업명문대학 되겠다”

[한국대학신문 황정일 기자]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2차 연도 성과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 숭실대 창업지원단. 이곳은 지난해 창업아이템사업화 지원사업을 통해 341명에 달하는 일자리를 만들었고, 230억원의 매출을 견인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창업 동아리를 32개 발굴했고, 1908명의 창업교육생을 배출했다. ‘한국의 뱁슨 칼리지’로 불리는 창업명문대학을 꿈꾸는 최자영 단장을 만나 숭실대 창업지원단의 청사진을 들었다.

-숭실대 창업지원단의 특징은.

▲ 최자영 숭실대 창업지원단장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 다른 대학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대학은 ‘SSU 창업생태계 로드맵 시나리오’를 구축해 창업 교양수업 수강부터 창업동아리, 경진대회, 아이템사업화, 스타트업 인턴십, 스타창업가 육성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따라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총장께서 융합과 창업을 특성화 방향으로 잡고 융합관련 학과를 신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분위기여서 창업지원 활동에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학교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만큼 지난해 창업선도대학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이론과 실습을 병행함으로써 창업기업을 잘 키울 수 있었던 것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서울 서남권에서 유일한 선도대학이기도 하고 선도대학 프로그램 평가를 특별히 강조하고 있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주목할 만한 성과는.

“작년에 이뤄낸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창업과목 ‘기업가정신과 행동’을 교양필수과목으로 확정했다는 점이다. 2019학년도 1학기부터 3000여 명의 신입생들은 이 과목을 의무적으로 수강한다. 플립트 러닝 방식으로 온라인으로 이론수업을 듣고 실습과정을 통해 문제해결능력을 신장하도록 구성됐다. 이번 하반기에 교양선택과목으로 시범운영 예정이며, 보완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화된다. 이와 함께 오는 5월 학생창업을 위한 공간 ‘SSU 벤처 스튜디오’가 문을 연다. 창업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문멘토링 및 상담지도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에 따라 조성됐다. 멘토링 룸, 동아리 프로젝트 룸, 코워킹 스페이스, 창업·융합 만남의 장 등으로 구성된 공간이다. 창업전담 교원이 상주할 예정이며 학생뿐 아니라 일반 수강생들에게도 전문상담을 제공할 예정이다.”

-창업프로그램의 방향성은.

“대기업의 고용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일자리는 이제 새로운 기업을 설립해서 창출해야만 한다. 창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말이다. 우리 때만 해도 창업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100세 시대에 접어들고 50대 중반이면 은퇴를 해야 하는 시대이다 보니 평생 중 한 번은 창업을 하게 된다. 내가 아니더라도 가족 중 누구든 한 명은 창업을 해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이를 위해 창업절차 등에 대해 배울 필요가 있고 그래서 창업교육이 중요하다. 현재 미국과 중국 등은 알리바바, 샤오미, 페이스북 등 유명한 스타트업 창업기업들이 국가경제를 주도해 이끌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가정신 지수가 상대적으로 낮다. 우리 창업지원단에서는 기업관을 가지도록 기업가정신 함양에 초점을 두고 있다. 더욱이 교육뿐 아니라 실제로 행동할 수 있도록 ‘두잉(실습)’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업가정신 교육과 실습을 병행함으로써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주는 게 근본적인 방향성이다.”

▲ 지난해 개최된 '숭실 창의 융합 창업캠프' 모습

-실습을 강조하는 점이 독특하다.

“미국 보스톤에 ‘뱁슨 칼리지’라는 작은 대학이 있다. 경영대학만 있는 곳인데, 《포브스》 대학평가 중 쟁쟁한 주립대학들 사이에서 앙트레프레너십 부문 1위를 수년째 유지하고 있는 대학이다. 커리큘럼 등을 뜯어보니 실습 과목이 많았다. 특히 1학년 때 20~30명씩 팀을 이루고 300만원 가량의 활동비를 지원받아 직접 부딪혀가면서 뭐든 만들어보는 7학점짜리 과목이 있는데 여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해당 아이디어로 창업한 기업을 찾아보며 시장성을 조사하고 사업화 가능성을 모색해 보는 일련의 과정을 프로젝트로 해서 피칭데이까지 해보려 한다. 창업은 결국 문제해결능력을 가르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현 시장에서 불편한 게 뭐가 있는지 찾아내서 해결하는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면 창업이 되는 것 아닌가.”

-교육생들에게 특히 강조하는 점은.

“단순히 창업을 위한 교육과 실습이 아니라 창업교육을 통해서 시야를 넓히는 발판으로 활용하라는 것이다. 창업에 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면 적성 파악도 되고 팀워크도 신장된다. 다양한 역량이 개발된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최고의 취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여행관련 앱을 만들어 봤다고 하면 다양한 시장조사 등을 통해 여행사 취업으로 연계될 수 있다. 실제로 창업교육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은 학생들이 생각하는 범위가 넓어진다. 대부분 삼성, 현대 등 대기업만 알고 입사시험 준비를 하는데, 창업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가능성이 높은 중견기업도 눈에 들어와 진로결정 시 선택권이 다양해진다. 그래서 스타트업 인턴십을 강조한다. 관심 있는 분야의 스타트업 기업에서 인턴생활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취업으로 연계되는 경우가 많다.”

-창업 우수사례가 있다면.

“전문대 공대에 다니다 편입한 벤처경영학과 학생 중 컨트롤러 기술로 IT벤처기업을 설립한 사례가 있다. 뜻이 맞는 5명을 모아 사업을 시작해 1억~2억원 정도의 매출을 내고 있었는데, 우리 창업선도대학사업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매출 22억원을 달성했다. 컨설팅과 멘토링을 통해 기존의 기술에 IoT 기술을 접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선도대학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유치에 눈을 떠 50억원의 외부투자를 유치,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외에도 각종 경진대회에서 입상한 창업동아리 ‘픽셀’에서 (주)픽셀디스플레이를 창업해 벤처기업인증을 획득한 사례나 상업용 부도안 앱 ‘네모’를 운영하는 (주)슈가힐이 창업아이템사업화 지원으로 30억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낸 사례, 지원단과의 협업을 통해 업계 1위로 부상한 푸드테크 기업 (주)프레시지 등이 우수사례로 꼽힌다.”

-향후 목표는.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스타창업가들이 지속적으로 나와줬으면 좋겠다. 이들이 진행해온 로드맵을 따라가보니 창업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하는 우수모델을 많이 만들고 싶다. 특히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성공한 기업들을 많이 만들어서 교육생들이 인턴십을 할 수 있고, 기업에서는 젊은 감각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확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창업스타트업 장학금 등 장학금 혜택을 많이 늘리고, 소모임 활성화에 힘을 싣고 있다. 창업강좌를 많이 들었거나 경진대회에서 상을 받으면 장학금을 부여한다. 핀테크, AI 소모임 등을 늘려 아이디어, 지식을 많이 전수해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한 학기 동안 수업 없이 창업 관련 활동을 하면서 학점을 인정해주는 스타트업 챌린지 학기를 운영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 5월 개소 예정인 SSU 벤처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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