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주 지음 《공자를 찾아가는 인문학 여행》

'공자’나 ‘논어’로 대표되는 유학(儒學, 종교적 측면을 강조한 유교와 같이 쓰임)은 오랜 동안 우리의 삶을 지배해온 핵심사상이다. 그럼에도 유학에 대한 오늘날의 평가는 썩 유쾌하지 않다. 고리타분하다거나, 한국을 망친 사상, 또는 반상(班常)의 구별이나 남존여비 등을 가져온 봉건시대의 잔재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렇다면 수천 년 동안 우리의 삶 속에서 함께하며 우리의 정체성을 이뤄온 유학이 이제는 과연 이 땅에서 용도폐기해야 할 낡은 사상일까? 이 책의 저자는 오히려 그 반대의 입장을 견지한다. 이런 비판은 유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 오해일 뿐이며, 유학이야말로 오늘날에 되살려야 할 우리의 소중한 정신적 유산이라고 강조한다.  

유학(儒學)은 ‘공자에 의해 집대성된 학문’이다. 유교는 학문적으로 보면 인문학이다. 인간이 그려놓은 역사와 문화, 정치와 윤리 등에 대한 다양한 내용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교는 가장 오래된 인문학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공자와 유교에 대한 비판은 지금의 잣대로 과거를 재단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유교는 2500년 전 사회적으로는 신분제 사회, 정치적으로는 전제군주제, 그리고 경제적으로는 봉건제도하에서 성립된 사상이다. 이를 지금의 민주주의나 자본주의 또는 자유와 평등의 사고를 갖고 비판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무시한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것이다. 

또한 서양의 것이 우수하다는 사고를 전제로 비판하고 있다고 봤다. 서양의 민주주의, 자본주의, 실용주의, 합리주의 등의 사고를 수용하면서 마치 그것을 인간사회의 가장 우수한 제도로 생각하고 우리의 전통적인 유교문화와 관습을 비판하고 있는데, 이는 자조적이고 자기비하적인 행동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남존여비가 유교의 가치관인 것처럼 오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동, 서양을 막론하고 여성의 사회 참여가 시작된 것은 근대 이후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저자는 유교에 대한 이해 부족과 역사적 흐름을 간과한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2013년 공자의 나라 중국의 일인체제를 굳힌 것으로 평가받는 절대권력자 시진핑은 공자 탄신 2565주년을 맞아 공자의 묘를 직접 방문하고 “중국사회가 공자를 존경하고 유교를 숭상하는 ‘존공숭유(尊孔崇儒)’의 길에 들어섰음”을 천명한 바 있다. 문화대혁명에 의해 이미 사망선고를 내렸던 공자가 지금 다시 소환되고 있다. 왜일까? 그 대답은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독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유학의 현재성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저자는 강조한다. 공자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저자 전용주는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을 졸업했다. 대학 4학년 때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후 40여 년을 공인회계사로 활동하면서 목원대학교, 순천향대학교 등에서 강의했다. 2011년 최인호의 장편소설 《유림》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아 성균관대 대학원 유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해 유교철학을 전공했고, 2014년 <주돈이의 태극도설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주)제트애로우, (주)신산디앤아이, 재단법인 경영기술개발원 등을 경영하고 있으며,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다. 공자를 마음속의 스승으로 삼고 그 말씀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문예출판사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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