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연 독일 DCOG 3D 전문 코디네이터(대구보건대학교 치기공과 09학번)

▲ 모교인 대구보건대학교를 방문한 김나연씨가 후배들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스스로 선택하고 계획하는 도전과 열정을 주문했다.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독일 현지기업에 취업한 졸업생이 모교를 찾아 특강을 했다. 특강에서 그는 해외에 성공적으로 취업하게 된 경험담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스스로 찾아가면서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는 도전과 열정을 가지라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이날 특강 참석자들 사이에선 해외취업한 선배의 살아 있는 경험담을 듣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됐다는 말이 돌았다.

지난 2012년 대구보건대학교 치기공과를 졸업한 뒤 2016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드리프트코드오토돈틱스갤러리(Driftcodeorthodonticsgallery‧DCOG)에 3D 전문 코디네이터로 입사한 김나연씨는 그렇게 후배들을 위한 특강을 하려고 한달음에 한국을 찾았다. 소중한 휴가를 써가며 귀국길에 올랐지만 김씨는 “내가 학생일 때, 누군가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면 더욱 큰 도움이 됐을 거라는 생각에 절대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약 보름간의 국내 일정을 마친 뒤 독일 출국을 사흘 앞둔 그의 표정엔 당당함보단 수줍음의 감정이 엿보였다. 지난 시간 동안 해외 취업은 그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첫 직장인 국내 기공소에서 1년 3개월간 열심히 일하다 그만두게 됐어요. 재취업에 대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미국으로 여행을 떠날 결심을 했습니다. 일정을 짜면서 SNS를 활용해 미국 치과기공소 투어도 계획했어요. 그런데 운 좋게 3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게 기회가 왔습니다. 돈을 쓰려고 갔는데 돌아올 때 희한하게 돈을 벌어서 오게 됐네요.”

그는 ‘운이 좋았다’고 표현했지만, 그건 지나치게 겸손한 표현일 것이다. 그는 고3 시절부터 이미 치기공과에 진학해 해외취업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었다. 대구보건대학교에 진학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도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서였다.

“지금은 이사를 했지만, 고등학생일 때만 해도 경기도 안산이 집이었어요. 치기공과에 가고 싶은데 대구보건대학교가 가장 유명하더라고요. 그래서 대구로 대학을 가겠다고 했을 때 엄마랑 매일 싸웠던 것 같아요. 딸 혼자 멀리 보내는 게 당연히 걱정되셨겠죠. 내 꿈과 계획을 갖고 설득하니, 결국 허락해 주셨어요. 저를 믿어주신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대학 생활 내내 기숙사에서 살며 꿈을 향해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 해외 치기공 박람회에 참여한 김나연씨

해외실습을 경험하게 되면서 그는 해외취업비자를 취득하기 위해 학위 공부를 시작했다. 당시 치기공 분야서는 생소한 기술이었던 3D프린터에 대한 교육을 받기 위해 한양대 기술경영대학원 과정도 밟았다. 모자란 부분은 직접 박람회를 찾아 배우며 채워나갔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가도 사람들이 질문하는 것을 옆에서 듣고, 업체서 설명해주는 것을 듣기만 해도 새로운 지식이 쌓인다”고 했다.

결국 그는 독일 해외 취업이라는 꿈을 이루게 됐다. 입사 뒤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직장 선배로부터 “디지털(3D 전문 코디네이팅) 분야는 ‘나연이가 베스트’”라는 인정도 받게 됐다. 일보다 삶을 중시하는 독일 특유의 문화로 정확한 업무시간과 여름‧겨울‧부활절 등 2주씩의 긴 휴가가 주어져 인근 유럽여행과 재충전하는 시간 활용도 용이하다고 했다.

이쯤 되면 만족스러울 법도 한데 그는 손사래를 쳤다. 그는 “독일서 나만의 노하우를 쌓고 이를 활용할 수 있게 영주권을 획득하고 싶다. 그 조건 가운데 하나인 어학 능력을 키우려 노력하고 있다”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독일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업체를 운영하고 싶다”고 했다.

“얼마 전에 엄마와 차를 타고 가다가 이런 말을 했어요. 몇 년 전만 해도 ‘나 외국에서 일할 거야’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진짜 이뤄졌다고, 신기하다고요. 분명한 목표를 세우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남들이 부러워할 목표가 아니더라도 나만의 목표라면 됩니다. 목표를 세웠다면 다른 사람 눈치 볼 필요 없이 도전하세요. 고민만 해봤자 도움이 되는 것 절대 아니잖아요. 아직 저도 멀었어요. 더 노력하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또 도전해야죠. 그러려면 돈도 더 벌어야 하고 말이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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