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평생직업교육 마스터플랜’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전문대학들이 직업교육을 위한 추가 트랙의 마련과 관련 법 제정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일반대와의 연계 방안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오는 7월 발표를 목표로 ‘평생직업교육 마스터플랜(이하 마스터플랜)’을 구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애초 논의된 초안을 바탕으로 교육계의 다양한 입장을 수용하며 내용을 다듬고 있는 상황.

이 과정에서 마스터플랜에 대한 전문대학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4월 13일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상반기 연수와 겸한 전문대학 의견 수렴회에서 현재까지 정리된 마스터플랜이 공개됐다. 이를 두고 전문대학들이 개선을 요구한 첫 번째 부분은 ‘직업교육‧훈련 수직적 연계’에 해당하는 정책과제인 ‘고숙련 전문인력양성을 위한 특성화고-전문대학-대학-대학원 교육과정 연계 운영’ 부분이다.

전문대학들은 직업교육 트랙에 맞지 않는 일반대학 및 대학원과의 연계는 직업교육기관의 정체성을 훼손해 직업교육기관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직업교육을 선택한 학습자들에 대한 일반대학 및 대학원으로의 진학 유도는 직업교육과 학문교육 간 혼란을 일으켜 학벌주의 사회를 확대 재생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더불어 마스터플랜 초안에 있었던 ‘AP College(가칭 산업과학대학)’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함께 제기됐다. 일반대학 및 대학원과의 연계가 아닌 AP College와 같은 심화된 직업교육을 위한 전문 기관을 설치해 연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해선 고등직업교육연구소 소장은 “직업교육의 정체성을 확보해야 한다. 일반대가 직업교육을 못 한다기보다는, 엄연히 학문중심 교육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일반대와의 연계보다 직업교육 트랙을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는 게 직업교육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대학들의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대학들은 현재의 방안인 ‘특성화고-전문대학-대학-대학원’의 연계보다는 ‘특성화고-전문대학-산업과학대학교(신설)’ 교육과정 연계를 주장하고 있다.

우선 AP College 추진이 초안과 달리 삭제된 데 대해 마스터플랜을 만들고 있는 정지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박사는 “현재의 마스터플랜도 최종본은 아니다. AP College에 대한 개념을 체계화하고 있어 이번 안에서는 제외했지만 정리된 다음에 다시 추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학원과의 연계가 자칫 직업교육의 본질이 흐릴 수 있다는 비판은 맞는 주장”이라며 “전문 직업인들의 직업능력 향상을 위한 대학원이 우리나라에는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인데, 의견을 듣고 다양한 연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문대학에서 석‧박사 학위 취득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도 “법적 근거 마련 등 여러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아이디어 차원에서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마스터플랜의 효과적인 실행을 위해서는 가칭 ‘직업교육(육성)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마스터플랜 실행에 필요한 재정확보와 사용처의 구체적인 내용과 방향이 제시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정 박사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은 제기가 가능하지만, 법을 새로 만드는 것은 단기간에 될 일이 아닐뿐더러 따져봐야 할 문제”라며 “마스터플랜에서 재정 관련 부분을 얼마나 자세히 담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마스터플랜에 따른 각 부처의 액션플랜에는 반드시 재정에 대한 계획이 담길 것”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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