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석학 유치 총력 ... 학계진출도 활발

지난 86년 개교 이래 포항공대(총장대행 박찬모)에서 석 박사과정을 마친 인재들이 국내외 학계로 연달아 진출하고 있다. 연구소를 제외한 국내외 대학에 전임강사이상으로 진출한 포항공대 동문은 현재까지 100여명. 포항공대 동문회 집계에 따르면, 이 가운데 최근 미국의 명문대학 교수로 임용된 사람만 모두 7명이다. 근래 박찬범 교수(생물공학)가 에리조나 주립대학에 장영태 교수(화학)가 뉴욕대에 둥지를 틀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포항공대 석·박사 출신들의 학계진출이 활발한 것은 포항공대의 교육여건과 연구역량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미국 유명대학 교수 진출은 포항공대가 미국 명문대학들과 견주어 손색이 없고, 국내 박사학위가 해외 선진대학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998년 아시아 위크지 아시아 과기대 1위 선정, 지난해까지 7년 연속 교육개혁우수대학에 선정, 2002년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1위 등은 이제 포항공대의 경쟁상대가 더 이상 국내 대학이 아님을 반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포항공대가 이처럼 높은 경쟁력을 가지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포항공대는 2002년 11월 현재 10개학과와 대학원, 1개 국책대학원, 2개 특수대학원이 개설돼 있으며, 전임교수 212명, 학부생 1,200여명, 대학원생 1,600여명, 졸업생 7,255명으로 양적인 면에서는 국내 다른 종합대학의 1/10 수준이다. 그러나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과 교육시스템, 재정운영 등 질적인면에서는 선진대학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연구중심대학의 핵심 이라 할 수 있는 교수진의 실력은 세계 유수대학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지난해 (2001년 3월1일~2002년 2월28일) 포항공대 교수들이 국내외에 발표한 논문은 총1천1백76편으로 교수 1인당 5.4편을 발표했다. 이공계열 대학에서 소수의 대학원생 수를 감안하면 이는 국내외 최고 수준이다. 논문의 질적 수준을 가늠하는 미국 과학논문인용색인집(SCI)에 게재한 논문은 이중 7백32편으로 교수 1인당 3.6편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해의 경우 2002년 교육부의 BK21사업 중간평가에서 포항공대가 두각을 나타낸 요인이 됐다. 상당수의 대학들이 이 사업에서 중도 탈락되거나 지원금이 깍인 반면, 포항공대는 좋은 성적표를 받아낸 것이다. 이 밖에 포항공대 교수들은 지난해 국내외 특허 1백58건, 실용실안 4건, 상표·의장 2건 등 총1백78건의 지적재산권을 출원하기도 했다.
포항공대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경쟁력은 우리 사회적 분위기와 교육환경으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창발적인 교육시스템 도입이다. 우선 포항공대는 교수대 학생비율이 1:5.6명으로 선진대학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포항공대는 석사학위 없이 곧바로 박사과정에 진할 할 수 있는 석·박사 통합과정을 국내 최초로 운영하고 있으며, 박사논문의 경우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게재를 의무화 하고 있다. 학비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는 각종 학생지원프로그램은 우수 학생 유치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포항공대는 대학원생들의 경우 학생 전원에게 석사과정은 59만원, 박사과정은 71만원의 조교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특히 이와 별도로 연구에 참여하는 경우 연구수당으로 15만원~30만원이 매달 지급된다. 포항공대 대학원생들은 전원 기숙사생활을 한다. 특히 기혼자들에게는 아파트를 제공한다. 이 안에는 방마다 네트웍이 돼 있어 인터넷과 캠퍼스통합정보시스템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대학의 운영은 설립 초 부터 선진대학수준의 안정적 재정운영의 결과라는 지적이다. 포항공대는 1994년 포스코로부터 일시에 3,000억 여 원의 기금을 출연 받고 재정적으로 독립했다. 2001년 상반기에는 포스코가 벤처형 R?D를 위해 3,00억원의 기금을 일시에 출연하기도 했다. 포항공대는 현재 대학발전기금을 포함, 총 7,500억 여 원의 기금을 확보하고 있다. 포항공대 권수길 학생선발팀장은 “포항공대는 이제 짧은 역사, 작은 규모, 지역대학이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제 연구중심, 대학원중심대학으로서 선진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며“창의력과 우수성을 고루 갖춘 과학기술계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모든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형 도서관 청암 학술정보관 개관> - 세계수준 연구중심대학 목표 포항공대가 전통적인 도서관 기능과 전산소·연구정보센터·멀티미디어교육 등의 기능을 통합한 미래형 도서관인 ‘청암학술정보관’을 개관했다. 2001년 5월 착공, 지난 4월 개관한 이 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6층 연면적 7천5백평 규모로 (주)포스코가 500억여 원을 지원 건립됐다. 도서관 전체 구조는 철골구조로 외관은 유리와 돌로 구성돼 있으며, 인텔리전트 빌딩 개념을 도입해 중앙자동제어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다. 24시간 운영되는 이 도서관은 각종 장서와 열람실·대출실이 있는 ‘도서열람 공간’과 멀티미디어 자료실·그룹 스터디실·특수 연구정보센터·교육매체 제작실 등으로 구성된 ‘교육지원 공간’, 중앙전산실·통신실과 시스템 개발 및 운영실이 있는 ‘정보통신센터’ 등이 들어서 있다. 또 1층 로비에는 대학설립 추진 과정과 발전상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역사실’이 꾸며져 있으며, 6층에는 사이버 카페와 옥상 정원이 들어서 있다. 포항공대는 이로써 도서관 온라인 정보검색서비스, CD-ROM Network 시스템, 온라인 문헌복사시스템, SDI서비스, 학과전담사서제 등 최신정보획득과 연구활동 지원을 위한 보다 완벽한 서비스 및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포항공대 황남구 학술정보원 학술정보팀장은 “청암학술정보관 개관으로 연구자들에게 세계적 수준의 교육 연구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이에 따라 포항공대는 “세계 최고의 연구중심, 대학원 중심대학 입성에 한발 더 다가섰다”고 말했다. - 위염 원인균 ‘헬리코박터’ 규명 등 속속 성과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는 포항공대의 자랑이다. 국내 유일, 세계적으로도 10여대밖에 없는 이 제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보유한 이 연구소는 이른바 ‘빛을 만드는 공장’으로 지난 94년 12월 정부와 포항제철이 1천5백여억원을 들여 7년만에 완공됐다. 크기만 해도 연면적 660,000제곱미터로 축구경기장 약 20개 정도와 맞먹는 크기다. 현재 이 연구소에는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시키는 직선 길이 205m의 선형가속기동, 전자를 원형으로 회전시키면서 방사광을 생산하는 저장링 기기와 이용자들이 실험하는 빔라인, 시료 준비실 등으로 이루어진 원형 저장링동 등이 있다. 방사광 가속기는 신문 3만3천6백장을 저장할 수 있는 4기가 D램 회로판 개발과 살아 움직이는 1cm 크기의 물고기 내부를 1천분의 1mm 단위 동영상 촬영을 할 수 있다. 깨 알보다 휄씬 좁은 면적에 40여개의 초소형 톱니바퀴를 제작하는 것도 등도 방사광 가속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이번 이라크 전쟁에서 쓰여진 잠자리 크기의 정찰용 군용기와 차세대 의학혁명으로 주목되는 혈관속 이동 의료용 로봇 등의 개발하는 데도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는 지금까지 생명기술분야에서 단백질 결정구조 해석과 살아있는 생명체의 실시간 동영상 촬영, 나노기술의 핵심인 나노입자의 원자결합구조분석, 신소재 분야의 X선 회절실험, 마이크로머시닝분야의 LIGA공정에 있어 크게 기여해왔다. 특히 위염 원인균인 ‘헬리코박터’가 위속에서 어떻게 살아남는 지를 규명,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이대학 오병하 교수는 이 가속기를 이용해 알아낸 단백질 3차원 구조가 결정적 단서가 됐다. 또 김진곤 교수는 ‘폴리스틸렌-폴리노르말 펜틸메타아크릴레이트 고분자 조합체’가 섭씨 140-200도에서만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 구조를 나타낸다는 것을 발견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머티리얼즈’에 발표하기도 했다. 포항가속기연구소 백성기 소장은 “가속기는 국가기간시설인 고속도로에 해당하는 핵심 연구설비‘라며 ’최근 각광받는 생명공학 나노과학은 물론 기초기술을 연구하는 최첨단 시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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