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 신격화에 나섰던 언론들이 이젠 황우석 죽이기에 일제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지켜보자던 정부 관계자들조차, 황 교수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며 발 빼는 모습들이다. 기자회견 때마다 황 교수와 함께 사진 찍히기 위해 자리를 다투던 정치인과 정책 담당자들은 어디 갔는가. ‘사이언스지’에 실린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확인조차 없이 보도 자료를 각색해 기사를 작성했던, 또 황우석 위인전기를 써댔던 수많은 기자들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황우석 띄우기에 한결 같았던 이들이 이전에 대한 반성 없이 모두 황 교수 책임 전가에 급급한 모습은 참으로 기가차고, 가소로운 일이다. 일차적 책임은 물론 황 교수에 있다. 학자로서 사진을 조작해 논문을 발표하고, 사회의 진실 밝히기 요구에 회피성 답변으로 일관해왔다. 그는 또 자신의 책임을 무겁게 느끼기 보다는 다른 이에게 전가하는 듯한 언행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 교수는 당연히 어떤 식으로든 책임져야 한다. 또 책임지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번 칼럼에서 필자가 밝혔듯이 아직 진실에 대한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이번 사건의 주체인 황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얘기했듯이 일부 논문은 조작됐지만, 줄기세포가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고,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 않은가. 사건의 전말을 제대로 모른 채, 부분적인 의혹을 확대해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진실을 가로막는 또 다른 형태의 무책임에 지나지 않다. 그리고 이 사건의 그늘에서 괴로워하고 있을 황 교수 팀 내 많은 젊은 연구원들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이다.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지금 언론이 해야 할 일은 서울대 조사를 인내를 갖고 기다려야 한다. 그러면서 언론의 존재이유와 진실, 국익이 무엇인지 초등학생 심정으로 돌아가 계속 곱씹어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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