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피아 차단위해 대학 내부고발자 보호해야
[기고] 교피아 차단위해 대학 내부고발자 보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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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동국대 교수(내부제보실천운동 상임대표)

새 정부 들어 교육부는 사립대 비리를 해결하기 위해 신고창구를 개설하는 등 적극적 노력을 기울이겠노라 약속했다. 하지만 교육부 공무원이 제보자의 신원을 해당 대학에 누출하고 말았다. 신고하면 해결하겠노라 약속해놓고, 신고한 사람을 처벌하라고 정보를 빼돌린 셈이니 어찌 교육부를 믿을 수 있겠는가. 시민들의 분노가 분출하는 것은 당연한 노릇이며, 필자가 상임대표로 있는 내부제보실천운동에서는 해당 공무원을 사법당국에 고발하기도 했다.

‘교육마피아(교피아)들이 교육을 망친다, 교육부를 해체해야 교육이 산다’는 비판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촛불정권에서도 일어났다는 점이 충격적이다. 대통령과 장관은 바뀌었지만, 교피아들은 건재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해당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은 물론, 교피아들이 더 이상 핵심 보직을 맡을 수 없도록 대대적인 인사조치가 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좀 더 근본적으로는 비리 자체를 줄이는 대책이 필요하다.

첫째, 사립대학의 거버넌스를 민주화해, 신고할 적폐 자체를 줄여야 한다. 한국은 사립대학 비중이 80% 선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데, 그 상당수는 족벌사학으로 온갖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다. 우리 헌법은 대학의 공공성과 자주성을 선언하고 있지만, 막상 사립학교법에서는 모든 권한을 이사회에 집중시킴으로써 족벌사학을 손대기 어렵게 해놓은 법체계의 모순 때문이다. 사립대를 마치 일반기업처럼 취급하는 것이다. 이는 헌법정신의 부정인 데다, 사립대 예산의 절반 이상이 국고보조라는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대학에 비리가 판쳐도 아무런 제동도 걸 수 없음을 젊은 세대들이 확인하게 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찌될 것인가.

대학이란 교수와 학생의 학문공동체임에도, 막상 교수와 학생들은 대학 운영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법규이니 어불성설이다. 전국의 대학 곳곳에서 시위와 농성이 발생하며 사회문제화되는 까닭은, 교수와 학생의 정당한 의견을 묵살해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서 노무현정부 때 민주화됐다가 족벌사학의 소유자 박근혜의 행패에 의해 후퇴하고 말았던 사립학교법을 하루 빨리 재개정해야 한다. 대학이 민주화되면 자체적 감시기능이 발동할 것이며 사학적폐 또한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게 된다.

둘째, 공익제보자 보호법을 강화해야 한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비리 역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것으로 ‘진화’해, 내부자가 아니라면 알 수 없는 비리들이 사회를 좀먹고 있다. 최순실 사태만 하더라도 내부제보가 없었더라면 그 실태가 밝혀질 수 없었을 것이며, 촛불정권 역시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내부제보자에 대한 철저한 신원보호와 사후보상 제도를 정착시켜, 사회악을 뿌리 뽑는 데 활용하고 있음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한국의 내부제보자는 아직도 양심에 따른 행동의 결과로 해임당하고 처벌당하는 등 극심한 보복에 시달리고 있다. 이문옥 감사관(감사원의 재벌 봐주기 감사), 이지문 중위(군내 부정투표) 등이 해임당하고 거의 10년에 걸친 소송에 시달렸으며, 약 200명에 달한다는 전국의 해직교수들도 거의 대부분 이런 과정에서 보복해직 당했다. 시민단체나 변호사 등을 통한 간접제보를 허용하는 등 제보자 보호제도를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한다.

최근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미투(MeToo)'운동 역시 내부제보의 한 형태다. 성적 억압에 대한 고발이 사회적 보호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학 비리에 대한 고발 역시 충분히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 대학 비리 고발은 언론의 관심조차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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