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광운대는 1934년 ‘조선무선강습소’로 우리나라 전자공학 역사를 열었다. 광운대는 ICT 분야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특성화가 이뤄진 ‘작지만 강한 대학’이다. 그뿐만 아니라 전자 및 정보통신 기업체 및 연구소들과 밀접한 교류를 하면서 교육과 연구에 현장성을 반영해 최신의 첨단 이론과 기술을 가르치고 연구하고 있다.”

IT를 넘어 ICT의 중요성이 커진 시대지만, 광운대는 누구보다도 이를 빨리 예측하고 준비해왔다. 광운대 설립자인 조광운 전 광운학원 이사장은 전자기술의 중요성을 깨닫고 조선무선강습소를 열어 후학을 양성했다. 이는 광운대의 모체가 됐으며, 후에 전자공학 인재를 배출하는 밑거름이 됐다. 

유지상 광운대 총장은 이처럼 광운대가 가진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대를 내다보는 설립자의 정신을 품은 동시에, 급변하는 기술에 맞게 시설과 교육과정을 개편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ICT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80주년기념관을 조성했으며, 지난해 소프트웨어융합대학이 출범했다.

- 취임한 지 약 100일이 됐다. 재임 동안 광운대를 어떤 대학으로 만들고 싶은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은 ICT,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로봇이다. 이미 광운대는 관련 분야에서 실력을 갖춘 교수진과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향후 소프트웨어분야에서도 경쟁력을 높이고 기술융합을 꾀한다면 재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위해 광운대의 잠재력과 저력을 깨우는 총장이 되고 싶다. 또한 캠퍼스 전체가 인큐베이터인 광운대에서 학생이 학문 경계를 넘나드는 통섭 수업과 첨단을 다투는 교육환경을 통해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 구성원과 신뢰 회복을 위해 소통을 강조했다. 어떤 노력을 해왔는가.
“취임 후 광운 소통시스템 ‘총장과 함께’를 구축했다. 이 소통시스템은 구성원들의 의견이 총장에게 직접 전달될 수 있는 시스템이다. 20일 동안 200명의 구성원이 청원한 내용에 대해서는 총장 및 보직교수가 답변하게 돼 있는데, 오픈 일주일 만에 올라온 청원이 벌써 10여 개가 넘고 200명 이상이 청원한 내용이 있을 정도로 구성원들의 반응이 뜨겁다. 앞으로 이 시스템을 통해 구성원들의 요구사항과 의견을 지속해서 들을 수 있는 열린 총장이 되고 싶다.”

- 광운대는 전자공학이 강세다. ICT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 궁금하다.
“광운대는 ICT 경쟁력을 위해 소프트웨어와 이를 통한 융합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의 소프트웨어융합대학을 신설해 ICT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가 특성화된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소프트웨어중심대학(SW)사업에 선정돼 추진력을 얻게 됐다. 전자통신공학전공 분야에서는 산업계 요구를 반영한 이론・설계 교과목의 균형적 구성, 산업현장 친화형 실험 실습, 설계 환경 구축 등 ICT 실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아 2017 산업계관점 대학평가 정보통신분야 최우수대학에 선정되기도 했다. 해외우수연구센터와의 공동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독일의 라이프니츠 저온플라스마(INP)연구소와 함께 한독 공동국제연구소인 ‘플라즈마의과학센터(APMC)’를 개소했다. 또한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로부터 6년간 총 45억원을 지원받는 ‘지능형 국방 ICT센터’ 역시 ICT를 국방 분야에 접목한 특성화 연구소다. 마지막으로 광운대의 특성화 분야를 이야기할 때 로봇을 빼놓을 수 없다. 광운대의 세계 최초 로봇게임단 ‘로빛(Ro:bit)’은 ‘2017 국제로봇콘테스트R-BIZ 챌린지(IRC)’에서 4개 부문 총 5개의 상을 받았다. 대통령상은 2013년부터 5년 연속 싹쓸이하고 있다. 로빛 단원에게는 3년간 전액 장학금을 수여하며 연간 연구비 역시 최대 규모로 지원한다.” 

- '글로컬 멀티-유니버시티'가 돼야 한다고 했다. ‘글로컬 멀티-유니버시티’의 개념과 전략, 진행상황을 설명해달라.
“글로컬 멀티-유니버시티는 연구 성과로 해외 대학과 겨루는 한편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구성원 모두가 원하는 대학으로 나아가면서 구성원 모두의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의미에서 ‘멀티’란 개념을 더했다.

현재 광운대는 서울시와 함께 대학주변을 청년 지원사업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16년 서울시 캠퍼스타운 조성사업 ‘프로그램형’에 선정돼 최대 3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또한 지난해 12월, 서울시 캠퍼스타운 조성사업 ‘종합형’에도 선정됐다. 이를 통해 4년간 최대 100억원을 지원받는다. 대학의 자원과 공공기관의 지원, 지역 기업과의 상생을 통해 주거 안정화, 상권 활성화 등을 구현할 계획이다.”

- 시대에 맞는 인재양성도 중요하다. 이를 위한 교육 혁신 방안은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래가치를 창조하는 광운대 브랜드 창출’을 K-VISION 2020으로 정의하고 교육, 산학협력, 연구역량 강화를 위한 발전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광운대는 ‘전자공학 기반 ICT 특성화 대학’에서 ‘ICT 기반 소프트웨어 특성화 대학’으로 전환했다. 소프트웨어융합대학이 신설됐고 컴퓨터정보공학부, 소프트웨어학부, 정보융합학부로 구성됐다. ICT와 소프트웨어 융합 및 특성화 프로그램에 따라 컴퓨팅사고와 프로그래밍기초는 필수과목이다.  아울러 ICT와 소프트웨어 융합 분야에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인성을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적용 또는 응용할 수 있도록 ICT와 소프트웨어 융합에 필요한 기초필수 교육체계 확립 및 이수, 전공필수 교육체계 확립 및 이수, 산학협력체계 확립 및 훈련을 한다. 또한 광운대 전체적으로는 교양과목을 통한 융합 과정을 시행 중이다. 융합 교과목 중 모든 신입생이 수강해야 하는 전체필수 과목인 ‘광운인되기’를 통해 광운대가 지향하는 융합형 인재가 되기 위한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 급변하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광운대는 어떤 대비를 하고 있나. 
“대학의 경쟁력은 교육과 연구 분야에서 얼마나 역량을 갖추었느냐에 따라 판가름 난다. 광운대는 우선 학생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앞으로 SW 분야에서 활약할 학생들에게 실무능력을 갖춰주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광운대는 지난해부터 신입생 전체를 대상으로 ‘컴퓨팅사고’ ‘C프로그래밍’ 과목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인문학적 아이디어를 ICT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 디자인적으로 어떻게 구현할지를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또한 교양기초대학이라고 할 수 있는 인제니움학부대학의 일대일 교양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은 물론 취업 전반에까지 멘토링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 중이다. 교수들의 연구 지원을 활성화하고 행정업무를 최소화한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교수들이 정부, 기업, 지자체로부터 수주하는 외부연구비는 대학에 재투자되고 연구력을 견인하기 때문에 교수들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전폭적으로 제공할 것이다.” 

- 대학이 직면한 재정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대학의 재정문제는 현재 모든 대학이 아주 많이 고민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광운대는 대학원과 특수대학원 활성화, 학점은행제 및 평생교육 활성화, 적극적인 외국인 유학생 모집 등을 통해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아이스링크 및 강북 최대 규모의 공연장이 있는 광운대 동해문화예술관 등의 학교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재정확보에 나서고자 한다. 기타 재정확충을 위해 모든 구성원이 지혜를 모으고 있다. 동문, 지역사회를 포함한 대학 관련 기관 및 조직과의 연계를 통한 사업, 기부, 투자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 교육부가 대학의 자율성을 위해 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학교에 25년 동안 있었지만, 이 정도로 규제가 있는 줄 몰랐다. 대학사회가 위기를 극복하고 동시에 4차 산업혁명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면 규제 중심에서 대학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과감한 투자를 비롯한 제도적이고 정책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일방적인 학생 수 감축을 통한 구조개혁이 아닌 지역과 대학의 특성을 고려한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대학이 자율적으로 질 관리에 나설 수 있도록 자율적 대학 발전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유지상 총장이 이인원 본지 회장(오른쪽)과 대담하고 있다.

■ 유지상 총장은…
서울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퍼듀대에서 전기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7년부터 광운대에 몸담아 정보과학교육원 원장, 정보통신처 처장을 지냈다. 2007년에 한국방송공학회 상임이사, 2013년 차세대 방송기술 협의회 공동의장을 맡았으며 2016년부터 한국방송미디어공학회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올 1월 제10대 광운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이인원 회장/ 사진=한명섭 부국장/ 정리=이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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