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생 정신건강 국가차원 관심 가져야
[사설] 대학생 정신건강 국가차원 관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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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서 발표한 실태 조사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대학생 약 2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자살위험군이 14.3%에 달했다. 특히 최근 1년 이내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학생은 1.6%로, 우리나라 전체 자살 시도율 0.8%의 2배에 달한다. 불안증상은 74.5%, 우울증상은 43.2%가 앓고 있었다.

그동안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는 대학생과 청년들의 우울증에 대해 나약하다는 프레임만 씌워왔다. 전후 가난했던 1960~1970년대와 달리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는데 뭐가 문제냐는 식이다.

대교협의 실태조사를 한 오혜영 이화여대 교수는 ‘대학(원)생의 심리적 위기 실태조사’ 결과 학생들이 지각하고 있는 경제수준이 높을수록 강인성과 심리건강이 높고 대학관계 적응수준이 높을 때도 같은 경향을 보였다. 반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보호요인과 강인성, 심리건강이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대학 입학 이후 경제불안, 취업불안 등으로 대학생활과 대졸 이후 삶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감소하고 대학생활을 생존을 위한 경쟁체제로 인식해 유대감과 공동체 의식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청년들은 단군 이래 최고의 역량을 갖추고도 역대 최악의 취업난에 직면해 있다. 고용노동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0.2%로 10%를 돌파한 청년실업률은 해마다 증가해 2017년에는 11.3%를 기록했다. 올 3월 역시 11.6%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학벌·학점·토익 등 정량적인 스펙과 봉사활동, 면접, 심지어 여행까지 취업에 필요하다는 모든 준비를 다 하고도 취업은 커녕 원하는 기업에 입사wl원서를 낼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게 현시대의 청년들이다.

청년들이 우울한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어릴 적부터 기성세대가 설계해놓은 무한경쟁 시스템 체제에서 자란 이들은 끊임없는 경쟁을 강요받으며 사회성을 잃어버렸다. 위의 실태조사에서 전체의 73%가 대학 내 관계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한 것은 이를 방증한다. 아싸(아웃사이더), 혼밥족, 독강족 등은 이미 대학사회를 관통한 유행어가 된 지 오래다.

더 충격적인 것은 학생들이 손을 내밀 학교의 상황이다.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는 35개 대학상담센터 중 절반이 넘는 51.5%가 정규직이 전혀 없었고 2명 이상인 곳은 단 1곳뿐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자료에는 전임상담원 1인당 기대되는 적정 재학생 수가 1367명이라고 했는데, 사실상 대학 내 상담센터는 제 기능을 발휘하기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대학에서도 말을 붙일 사람이 없으며 속을 털어놓기 쉽지 않은 것이다.

가진 것이라곤 인적 자원밖에 없는 우리나라는 청년의 중요성이 그 어느 나라보다 크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인재도, 저출산 고령화 사회를 방지하는 역할도 청년의 몫이다. 청년이 미래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불안하고 우울한 상태다.

이제라도 국가와 대학은 청년들의 정신건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대학에서는 독립적인 공간을 확보하고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등 피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대학 내 상담센터를 내실화하고 정신건강 및 공동체 함양을 위한 교과·비교과 활동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국가는 대학에서 이러한 체계가 원활하게 갖춰질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우울증의 원인을 단순히 심신 미약으로 개인에게 전가하고, 학교와 사회가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청년들의 상처는 더 곪아왔다. 정신건강이 흔들린 상태에서 지식을 머리에 주입한들 우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이 되기 힘들다. 국가발전을 위해서라도 정부와 대학은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대책을 세울 때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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