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유턴입학생 1537명 ‘역대 최고’ 기록했지만 관리 방안 없어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일반대를 졸업하고 다시 전문대에 입학하는 경우를 뜻하는 ‘유턴입학’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위한 지원책은 여전히 미비한 상황. 대학 관계자와 유턴입학생들은 장학금 마련 등 관리와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이하 전문대교협)의 ‘2018학년도 전문대학 입시결과’에 따르면, 유턴입학생은 1537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원자는 9202명으로, 2017학년도 7412명이 지원했던 것에 비하면 지원자 수 증감률은 24.2%에 달한다.

앞으로도 유턴입학생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대교협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2014학년도부터 5년간 유턴입학 지원 및 입학 건수는 매년 증가 추세를 이어왔다. 경쟁률 역시 매년 높아졌다. 2014학년도 유턴입학생 수는 1283명, 경쟁률은 3.9 : 1이었다가 2018학년도에는 경쟁률이 6 : 1까지 상승했다.

▲ 출처=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조사자료(2018.3)

유턴입학생들이 들이는 비용은 만만찮다. 우선 4년 동안의 시간적 비용을 이미 지불한 데다 일반대를 졸업하기까지 지출한 학비와 생활비를 고려해야 한다. ‘2012∼2014년 일반대학(4년제) 졸업 후 전문대학 유턴입학 현황’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의 유턴입학생들이 사용한 졸업비용만 총 2626억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유턴입학생들의 수가 증가한 것만 따져도 그 금액은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이들에 대한 지원 대책은 미비한 상황이다. 유턴입학생들을 위한 등록금 부담 완화 노력이나 취업 지원 등이 필요해 보이지만 이와 관련해 정부 차원의 논의는 아직 없는 상태다. 다만 최근 전문대학 간호과로의 유턴입학이 늘면서 일반대 학사학위 취득자의 전문대학 3학년 정원 외 편입학이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 수정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전문대학 관계자와 유턴입학생들이 가장 개선이 필요하다 느끼는 것은 장학금 제도였다. 2018학년도 유턴입학생이 전년도 대비 22.2%p 상승한 경복대학교의 이원호 입학홍보처장은 “일반대를 다니며 한국장학재단을 통해 국가장학금 등 혜택을 받았다면 유턴입학 후에는 혜택을 받지 못하게 돼 있는데, 평생교육의 기회와 동기를 부여하는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혜택 제한이 완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반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올해 여주대학교 안경광학과로 유턴입학한 안비란씨 역시 장학 제도의 개선을 요구했다. 안씨는 “만학도를 위한 장학금도 만 35세 이상이 돼야 받을 수 있다”며 “실제로는 35세 미만의 유턴입학생들도 많은데 이들을 위한 장학 지원 제도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편 유턴입학 자체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일인 만큼, 애초에 중등교육 단계에서 정확한 진로지도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안종헌 전문대교협 입학지원실장은 “유턴입학의 증가는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진로진학 교육이 중등교육에서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다”며 “진로를 위해 다시 전문대학으로 오는 학생들에게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안씨 역시 “성적에 맞춰 경영학과에 입학했지만 전공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배우는 안경광학은 적성에 잘 맞는다”며 성적에 따라 대학과 전공을 정하는 풍토를 지적하는 한편 “주변에도 전공을 잘못 선택해 적응하지 못하고 과를 옮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제대로 된 직업교육을 받았다면 처음부터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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