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안종현 ‧ 중앙대 김수영 교수 연구진

▲ 왼쪽부터 안종현, 김수영 교수.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실리콘, 산화물반도체가 아닌 이황화몰리브덴(MoS2)으로 반도체의 성능을 향상시켜 새 얇고 유연한 디스플레이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디스플레이에서 빛을 내는 OLED가 아닌, 스위치 역할을 하는 트랜지스터를 유연하게 만든 것이 핵심이다.

한국연구재단은 9일 안종현 연세대 교수(전기전자공학), 김수영 중앙대 교수(화학신소재공학) 연구진이 이황화몰리브덴 트랜지스터 기반 초박막 O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황화몰리브덴은 원자 한 겹 두께로, 매우 얇고 유연하며 투명하며 전기가 통하는 성질도 우수하다. 하지만 이를 트랜지스터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작은 결정입자, 불순물 등이 발생한다. 화학적기상증착법(CVD)을 활용하면서 2차원 반도체를 합성해야 하는데, 오히려 전기 전도도가 떨어져 OLED 디스플레이에 활용할 트랜지스터로 쓰이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공정방법을 금속유기화학기상증착(MOCVD)으로 바꿨다. 산화알루미늄을 이황화몰리브덴의 앞뒤에 부착했다. 다른 소재와 접촉하면서 전기 흐름을 방해하는 저항을 크게 줄였다. 특히 공정의 특성상 균일한 품질의 반도체 박막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 기존 CVD 방식으로 만든 이산화몰리브덴 트랜지스터보다 성능이 28배 향상됐고, OLED 디스플레이를 작동시킬 수 있었다.

▲ 유연한 초박막 디스플레이 모습 디스플레이의 두께가 머리카락보다 얇아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다. 90도 각도 이상으로 접혀도 안정적으로 디스플레이가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자료=한국연구재단)

새 디스플레이는 두께가 6 마이크로미터(㎛)로, 머리카락보다 얇다. 90도 이상 여러 차례 접고, 피부에 부착한 채 몸을 움직여도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안종현 교수는 “그동안 실질적으로 활용되기 어렵다고 여겨졌던 이황화몰리브덴 기반의 반도체가 플레서블, 웨어러블 디스플레이에 적용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며 “피부‧옷에 부착하는 헬스 모니터링 시스템, 의료‧스포츠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사업(리더) 지원을 받았다. 논문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달 20일 게재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세계전자공학회(IEEE)도 <IEEE 스펙트럼 매거진(Spectrum magazine)>에서 개발 소식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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