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끄기 급급한 국가교육회의, '협력과 분권' 철학 실종 우려
불끄기 급급한 국가교육회의, '협력과 분권' 철학 실종 우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신인령 국가교육회의 의장이 지난달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지난 10일 취임 1년을 맞은 문재인정부 분야별 평가에서 교육은 유독 점수가 낮았다. 한국갤럽 5월 첫째 주 조사에 따르면 국정 지지율은 82%였지만, 교육은 ‘잘했다’는 응답이 30%에 그쳤다. 취임 100일째 나왔던 같은 조사보다 5% 더 떨어졌다. 혼란에 빠진 대입정책부터 정부의 대학정책 ‘운전실력’까지 불똥이 튄다. 

14일 본지가 취재한 대학 교수, 직원단체들은 “점수가 너무 높다. 당연한 결과”라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사교련)는 최근 교육부에 조직과 인사를 쇄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를 향한 극약처방이 필요하다”, “사람의 장막에 부총리가 갇혀 있다”는 말도 나왔다.

박순준 사교련 이사장(동의대 교수)은 “정부가 국가교육회의, 사학혁신위원회, 각종 발전협의회를 구성했지만 내놓는 ‘아웃풋(결과물)’이 없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출범 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을 폐지하고, 현장 이해당사자와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기구를 늘렸다. 대표적인 예가 국가교육회의다. 문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국가교육회의에 대학서열화 완화, 대학구조개혁과 같이 가치가 충돌하는 현안의 합의안 도출을 맡기겠다고 공약했다. 나아가 현장으로의 권력 분산을 위한 ‘국가교육위원회’ 창립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 같은 교육 '거버넌스(Governance, 통치 방식)'의 개편을 통해 ‘협력과 분권’ 철학을 강조했다.

그러나 대학가 구성원들은 현장과의 소통이 ‘실종됐다’면서 “국가교육회의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질타한다. 그간 대학현장의 갈등을 빚은 현안마다 국가교육회의는 보이지 않았다. 정부의 교육 사령탑은 차관의 ‘정시확대 전화파동’,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기본역량진단) 반발 등에서 “지난 정부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상표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상임회장(군산대 교수)은 “각종 협의회와 회의를 구성하는 방향성은 바람직하다”면서도 “교원단체들이 국가교육위원회를 요구하는 이유는 중장기적인 정책, 대학 구성원들이 공감하는 합리적인 정책을 만들기를 원했던 것이다. 교육부와 관련된 잘못된 정책, 적폐에 대한 과감한 청산이 없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전했다.

중장기적인 정책 논의도 ‘실종됐다’는 평가다. 신인령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변화에 조응하는 새로운 교육비전과 미래의 교육정책 방향 제시’를 목표로 꼽았다. 하지만 지난달부터는 대입정책 개편안 공론화 작업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신중범 대학노동조합 정책연대 정보부회장(중앙대)도 “있는 문제점을 던져주면 해결하는 데 급급해 보인다. 마음에 와 닿는 혁신적인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가교육회의 기획단의 최성유 과장은 “아무래도 2022학년도 대입정책이 발등의 불”이라며 “인력과 예산도 한정돼 있다. 신고리원전 공론화위원회도 36억원을 받았는데, 국가교육회의는 당초 계획보다 4억이 깎인 31억으로 모든 일을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입정책 공론화 작업도 예산이 부족해 예비비용으로 꾸려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최 과장은 또 “실무를 담당할 위원회가 가동된 지도 채 몇 달 되지 않았다. 교육정책은 순차적, 장기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교육회의는 인적, 물적 자원의 한계를 주장하고, 대학 구성원들은 해결되지 않는 현안을 바라보며 실망감을 참아내는 모습이다. 교육부와 국가교육회의의 역할 분담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라는 분석도 있다. 

홍성학 전국교수노조 위원장(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수)은 “정책을 그대로 맡고 있는 교육부가 안정성을 추구하면서 혁신과 개혁 기조와 상충되는 일이 많다”면서 “국가교육회의 속에 지금보다 더 많은 분과별 소위원회를 설치해 제도를 만들고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가교육회의가 ‘중장기 정책 결정기구’라는 정체성을 명확히 한다면, 위원회는 ‘요식행위’, 교육부는 ‘떠넘기기’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게 홍 위원장의 설명이다. 예컨대 교육부의 고등교육정책실은 재정사업, 실태조사 등 현안사항에 집중하고, 국가교육회의 고등교육전문위원회는 미래교육과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정책을 내놓는 식이다.

하지만 국가교육회의 측은 “여러 창구를 통해서 요청을 하고 있지만,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아 추경예산 반영도 어렵다”며 “대입정책 공론화가 끝난 뒤 순차적으로 진행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가톨릭대학교
  • 가천대학교
  • 건국대학교
  • 경동대학교
  • 경성대학교
  • 경희대학교
  • 국립금오공과대학교
  • 군산대학교
  • 계원예술대학교
  • 대구가톨릭대학
  • 덕성여자대학교
  •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 동덕여자대학교
  • 동서대학교
  • 동양대학교
  • 명지대학교
  • 삼육대
  • 서울디지털대학
  • 서울여자대학교
  • 선문대학교
  • 숙명여대
  • 순천향대학교
  • 숭실대학교
  • 여주대학
  • 영남이공대학
  • 울산과학대학
  • 인천대학교
  • 인천재능대학교
  • 인하공업전문대학교
  • 전북대학교
  • 청주대학교
  • 한국기술교육대학교
  • 한국대학교육협의회
  • 한국영상대학교
  • 한국외국어대학교
  •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 한국항공대학교
  • 한양대학교
  • 한양사이버대학교
  • 호원대학교
  • 세종대
  • 한서대
  • 울산대
  • 경희사이버대
  • 강원관광대
  • 삼육보건대
  • 원광디지털대
  • 서정대학교
  • 성덕대학교
  • 상명대학교
  • 배화여자대학교
  • 국제대학교
  • 조선이공대
  • 우송대
  • 송곡대
  • 아주대
  • 우송정보대학
  • 동서울대학교
  • 수원여자대학교
  • 연성대학교
  • 아주자동차대학
  • 세경대학교
  • 신성대학교
  • 동남보건대학교
  • 유한대
  • 동서울대
  • 우송정보대학
  • 건양대
  • 송곡대
  • 가톨릭대
  • 신성대
  • 수원여자대
  • 연성대
  • 아주자동차대
  • 세경대
  • 동남보건대
  • 연암대
  • 남서울대
  • 계명문화대
  • 수성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