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4년제 과정 ‘마사학부’ 설치…상징물 ‘한라용마상’ 역동 담은 대학 발전 로드맵
교육부‧제주도 동시 영향 특수성, ‘장점’으로 승화…따라할 수 없게 ‘차별성 고도화’ 강조

▲ 김성훈 총장은 제주한라대학교의 4년제 학과 교육과정을 점차 확대‧개설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학제 확대를 결정할 때에는 면밀한 검토와 내실를 갖출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주한라대학교)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환경 변화에 잘 대처하고 적응하는 대학이 돼야 합니다. 특히 기술진보의 속도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제주한라대학교가 선두에 서서 대한민국 고등직업교육을 선도해나갈 것입니다. 4년제 학과 확대 개편 등은 신중하게 생각할 문제입니다. 좋은 점 뒤에 있는 어두운 면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하기 식이 아닌 ‘아무도 따라할 수 없는’ 학제와 학과로 차별화해야 할 것입니다.”

제주한라대학교를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조형물이 있다. ‘한라용마상’이다. 말(馬)의 고장 제주를 대표하는 대학답게 ‘한라용마상’은 제주한라대학교의 상징물로, 미래를 향해 지금이라도 당장 뛰쳐나갈 것만 같은 진취적인 기상을 느끼게 한다.

제주한라대학교는 현재 제주도의 ‘말 산업’ 관련 인재 양성에 두 팔을 걷어올렸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제주특별법)〉으로 전문학사학위과정과 학사학위과정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게 된 제주한라대학교는 국내 최초로 4년제 교육과정인 ‘마사학부’를 설치했다.

지난 2010년 제주한라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한 김성훈 총장은 간호학과와 마사학부를 필두로 4년제 학과 교육과정을 점차 확대‧개설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대학 내 전 학과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교육환경 개선, 역량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도 밝혔다. ‘한라용마상’에서 뿜어져 나오는 역동처럼 더욱 힘차게 뻗어나갈 제주한라대학교의 미래에 대해 김 총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마사학부를 비롯해 새로운 분야에 항상 도전하는 제주한라대학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과찬이다. 기대하는 것에 못 미칠까봐 항상 걱정하고 있다. 요즘 사회는 변화 속도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학생들의 취업과 학업 모두를 만족할 수 있게끔 최대한 지원하려고 고심을 많이 하고 있다. 해외 대학과의 공동 복수학위과정 운영‧개발과 학교경영의 선진화를 위한 기반구축 등 전반적인 체계 완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사학부 실습교육관 등 글로벌 경쟁력과 함께 교육환경 개선과 역량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간호학과’도 빼놓을 수 없다. 서울대서 제주한라대학교로 연수를 올 정도지 않나. 간호학과에 대해 소개해달라.
“간호‧보건 관련학과는 전통적으로 제주한라대학교가 제주간호학교로 시작했기 때문에 오래 주력했던 계열이며, 현재 시장서도 굉장히 수요가 많은 분야다. 그리고 학과에 계신 교수들의 성취나 업적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외국의 주요 연구중심 대학들과 교류를 하고 있다. 학문적 수준에서 뒤떨어지지 않는다. 제주한라대학교에 있어 간호학과는 내가 어떻게 이끄는가보다 발전과정서 이제까지의 계셨던 모든 분들이 달성한 노력의 결과로 이뤄진 것이다.”

외국 대학서도 인정받고 있다. 해외 교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준다면.
“미국 뉴욕주립대의 스토니브룩 의과대학, 간호대학과 교류하고 있다. ‘3+1+1’에 대한 부분으로 각각 3년과 1년 학부를 거친 뒤 1년간 대학원 과정을 밟으면, 우리 학사 학위와 해당 대학 석사로 연결되는 공동학위제 교육협력 관계를 체결했다. 호주 뉴캐슬대와도 대학 간 협약을 맺었다. 이밖에도 외국 유명대학과의 학점교류 협약을 체결해 운영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소재하고 있어 교육부와 제주도, 양쪽 관리하에 있다. 이 부분에서 다른 대학과의 차이점이라면.
“유불리가 다 있다. 유리한 점이라면 〈제주특별법〉을 통해 전문학사학위과정과 학사학위과정을 함께 운영하는 대학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동의가 필요한 간호‧보건 관련학과를 빼면, 전 학과가 모두 전환 가능하다. 반면 불리한 점이라면 교육부를 비롯해 제주도의 감독을 함께 받고 있기 때문에 지역 내 일반대와의 관계가 함께 고려된다는 점이다. 학과 전환‧확대 전환에 있어서도 원래는 자율적으로 가능했지만, 일반대와의 관계를 고려해 이제는 도의 승인을 얻어야 할 수 있게 바뀌었다.”

전문대학 사회서 ‘수업연한 다양화’에 대한 요구가 높지 않나. 이런 면에서 제주한라대학교는 뭍에 있는 대학들의 부러움을 살 것 같다.
“장단점이 있다. 4년제 학과를 했을 때 장점이라면 학과 구성원의 자존감이 올라간다는 점이다. 특히 제주한라대학교처럼 외국 대학과의 잦은 교류에 있어서 4년제 학과라는 인식이 아무래도 좋은 편이다. 국제교류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좋은 점이다. 반면 현실적으로 일반대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2년제 학과의 학생 시장은 4년제 학과와 분리돼 있는 게 사실이지 않나. 대체로 2년제 학과를 가려고 하는 학생들은 4년제 학과를 선택하지 않는다. 4년간 대학을 다니려는 학생은 전문대 4년제 학과가 아닌 편입학을 통해 일반대를 가려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전문대 4년제 학과가 경쟁력을 갖추는 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4년제 학과로 전환하고, 잘 운영하고 있는 대학이 몇 없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전문대에 4년제 학과는 ‘그림의 떡’이라는 말처럼 들린다.
“경쟁에서 자칫 낙오되기 쉬운 분야서는 오히려 4년제 학과 운영이 더 힘들다. 학생이 아예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등록금 부분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4년제 학과로 전환하려면 교원‧시설 확보 등 4년제 학과의 기준을 맞춰야 한다. 쉽게 말해서 일반대와 교육 코스를 같게 해야 한다. 등록금이 올라가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4년제 학과의 좋은 점만 보고 따라가면 안 되고, 보다 넓은 시야로 봐야 한다.”

그래도 제주한라대학교는 4년제 학과 확대‧개설 뒤 잘 적응하고 있지 않나. 비결은 어디에 있나.
“차별화가 필수다. 호텔경영학과, 호텔외식경영학과 등 국제관광호텔학부의 교육 콘텐츠는 유럽을 벤치마킹했다. 특히 세계적인 명문호텔학교 SSTH(Swiss School of Tourism and Hospitality)와의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시설에도 투자를 엄청 했다. 전국 호텔경영분야서 제주한라대학교 시설은 세계적 수준(Global Standard)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또 이탈리아 요리학교(IPSSAR)와 공동교육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세분화된 학과 과정, 특성에 맞는 기본기 함양, 집중기술 단련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재학생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이렇듯 교육 프로그램 등 전 분야서 차별화돼야 한다.”

지금 총장이 말하는 차별화는 이론과 실무 가운데 ‘실무의 차별화’인가?
“단순히 실무나 이론이라고 구분하는 것보다는 ‘특정한 분야의 강점’으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다른 대학이 하는 것보단 좀 더 특성화된 인재 양성을 지향하고, 장기적인 성과가 있어야 한다. 차별화된 인재가 돼야 이들이 사회에 나가 잘되고, 이를 통해 학과가 정착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예컨대 국제경영학과의 경우 일반대보다 중국어 어학을 강화해 중국 경제‧경영 전문가로 파견할 수 있도록 특화했다. 또 경영학 중에서도 마케팅보다는 계량적인 기법을 활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학생들에게 데이터 분석 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다른 대학서는 이렇게 안 가르친다. 이렇게 교육받은 학생들이 시장서 성과를 보이고, 대학원 진학에도 성공한다. 졸업생이 잘되는 것이 학과가 정착할 수 있는 길이다. 제주한라대학교만의 특성화 프로그램을 통해 ‘여길 졸업했을 때는 이게 좋다’가 돼야 한다.”

결국 ‘분야의 차별성’이라는 말인가. 그런데 일반대가 꼭 ‘보편적(general)’인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
“전문대서 잘되는 학과를 요즘 일반대가 다 인용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시설이나 환경에서 다른 대학이 따라하기 쉽지 않은 것, 이러한 것을 특화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등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국제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는 프로그램이 돼야 한다.”

앞으로 제주한라대학교를 어떠한 대학으로 발전시키고 싶은지.
“내년이 50주년이다. 지난 2009년에 ‘2020 중장기계획’을 마련한 바 있다. 현재 ‘2030 플랜’을 준비 중이다. 총장이 일방적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소통하며 만들어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자리서 ‘어떤 대학’ ‘이런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다만 총장으로서의 중요한 업무가 구성원과 함께, 구성원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에 외부 환경 변화 요인에 잘 대응해 구성원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한다.”

▲ 김성훈 총장(왼쪽)과 최용섭 본지 주간이 ‘한라용마상’ 앞에서 제주한라대학교의 중장기 발전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주한라대학교)

■김성훈 총장은…
서울대 임산가공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 경영학과와 미국 텍사스대 대학원 통계학과를 나왔으며, 뉴욕주립대서 경영학 박사를 했다. 1995년 뉴욕주립대 강사를 시작으로 2001년 경희대 아태국제대학원 교수와 2005년 제주한라대학교 관광경영과 교수로 재직했다. 지난 2010년 제주한라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했다. 주요 상훈으로는 2014년 제5회 대한민국참교육대상 해외취업지원부문 대상 등이 있다. 미국 공인회계사자격을 갖고 있다.

< 대담=최용섭 주간 / 정리=김의진 기자 / 사진=제주한라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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