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2조2000억 투자로 기술개발‧고급인재 5천명 길러낸다

정부 4차산업혁명위원회, 인공지능 R&D 전략 심의‧의결

▲ 4차산업혁명위원회 '인공지능 R&D 전략' 중점 추진방안.(자료=과기정통부)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할 세계적 선도연구자를 양성하기 위해 2022년까지 인공지능대학원 6개교를 신규 선정하고, 대학연구센터의 지원을 강화한다. 신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융·복합인재’는 기존 프로젝트형 교육과 실무인재 교육을 통해 양성할 계획이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위원장 장병규)는 15일 이 같은 내용의 ‘인공지능 R&D(연구개발) 전략’을 심의‧의결했다. 세계적 수준의 AI 기술력을 조기에 확보할 목표로 2022년까지 5년간 2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 정부 ‘인공지능 전략’ 배경은= 아일랜드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엑센츄어(Accenture)는 인공지능 유무에 따라 미국의 경제적 부가가치가 2% 증감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IT 시장조사기관 IDC는 AI 분야 세계 시장 규모가 지난해 미화124억불(한화 약 13조3000억원)에서 2021년 미화522억불(한화 약 56조원)까지 다섯 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각국도 특성에 맞는 AI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2015년 전략계획을 통해 미화 11억불을 투자했다. 중국은 AI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3년간 1000억위안(한화 약 18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AI 기술수준은 미국의 78.1% 수준에 그치며 기술 격차도 1.8년이다. 작년에는 중국(81.9%)이 처음으로 역전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통계다.

▲ 지난해 각국의 인공지능 기술수준 추이. (자료=IITP)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이에 따라 △세계적 수준의 AI기술력 확보(기술개발) △최고급 인재 양성 △개방 협력형 연구기반 조성(AI윤리 확보, 자원관리) 세 가지 분야를 정하고, 외국의 기술력을 따라잡기 위해 이번 전략계획을 입안했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은 “인공지능의 현 상황을 기술-인재-기반으로 구분하여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국내 경쟁력을 고려한 인공지능 기술력 조기 확보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 ‘현장 미스매치’ AI 인재 양적‧질적 부족= 정부는 시장을 혁신하고 원천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최고급 인재’, AI 기술을 이해해 응용 신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융복합 인재’로 이원화, 총 5000명을 양성한다. 2020년까지 AI 분야 석‧박사급 인력이 4500명 부족하다는 IITP의 2016년 조사에 따른 것이다.

세계 각국도 부족한 AI 고급인재 확보,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미국 파이사(Paysa) 분석에 따르면, 인재 확보를 위해서만 미국 기업이 연간 17억원을 투자한다. 아마존 2565억원, 구글 1454억원 등이다. 대학에 인공지능 연구소를 설치하거나, 기술력을 확보한 연구소와 협력하는 형태다.

한국은 AI 관련 연구 성과를 내놓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2016년 AI 논문을 가장 많이 생산한 각국 대학을 비교한 결과, 한국 1위 KAIST는 178명인데 중국 1위 중국과학기술원은 1429명에 이른다. 

▲ 2016년 기준 주요 대학‧연구기관별 해외-국내 논문 인용건 수 비교. (자료=SciVal DB/STEPI)

2005년부터 2016년까지 해당 분야 논문 피인용 수를 비교해도 한국은 미국(1위), 독일(5위), 일본(10위)에 이어 11위다. 대학별로 중국 과학기술원 1만4293건(1위), 프랑스 CNRS 8258건(2위)에 비해 KAIST 1583건(국내 1위)이다.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과기정통부는 “AI 교원, 연구자, 양성기관의 부족으로 인재 양성이 미흡하며, 시장도 부재해 그나마 존재하던 AI 전공자도 대부분 타 분야로 이전했다”며 “2000년대 이른바 ‘AI 암흑기’에 연구 환경이 취약해진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타국에 비해 강좌, 커리큘럼도 미비하며, 대학의 특정학과 쏠림으로 우수 인재 유입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 핵심인력 중추 인공지능대학원, 대학연구센터는= 신설되는 인공지능대학원은 석·박사급 세계적 선도연구자 350명을 양성하기 위해 운영된다. 지원기간은 최장 10년으로, 5년차에 중간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1차 연도 10억원, 이후 연간 20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책정한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핵심고급인재양성’ 사업도 새로 신설한다.

정부는 AI 전문 교수 10명 이상(전임 70% 이상), 대학원생 연 50명 수준을 보유한 대학원을 인공지능대학원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들 대학원은 뇌공학, 컴퓨터공학, 통계, 수학 등 기본역량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고 연구를 지원한다. 선정된 대학은 AI 핵심기술을 개발할 수준 높은 연구 인력을 양성할 특화된 학사제도를 마련해야만 한다.

▲ (자료=과기정통부)

현장에 전임급 전문 인력이 부족한 점을 고려, 해외 유명인사를 교수로 초빙할 시 우대할 계획이다. 또 국제 공동연구와 글로벌 기업 인턴십을 이수토록 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 수요기반의 연구개발, 현장 중심의 고급 인재 양성을 위해 산학협력 활동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대학연구센터 지원을 강화, 870여 명을 추가 육성한다. 대학정보통신연구센터(ITRC), SW스타랩, 선도연구센터(SRC, ERC 등)의 수를 늘리고 지원도 확대한다. ITRC 사업, SW 스타랩 사업은 각각 2019년, 2020년 종료되므로 신규 후속사업 기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공공 AI 특화 프로젝트 중점 투자= AI 기술을 이해하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융·복합인재’는 프로젝트형 교육, 실무인력 교육과정, 그리고 온라인공개강좌(MOOC)로 총 3600명을 양성한다.

프로젝트형 교육은 AI 최고전문가를 초빙해 6개월간 집중 멘토링을 진행하고, 산업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형태다. 졸업예정자와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산업체 경력 10년 이상의 전문가를 매칭한다. 이들은 공동 연구과제를 수행하거나 자율주행자동차 등 교육을 병행한다. 수료생의 절반 이상이 참여기업에 채용될 수 있도록 교육을 설계할 계획이다. 수행기관은 대학을 비롯한 민간 교육기관, 컨소시엄이 될 전망이다.

AI 특화 창업에 나설 실무인력을 육성하는 ‘AI 특화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정’도 운영한다. 매년 350~750명 인력을 양성한다. 

AI 분야 MOOC 강좌도 현재 6개에서 2022년까지 70개로 늘린다. 현재는 과기정통부(과기특성화대학) 스타MOOC에 1개 강좌(KAIST), 교육부 케이무크(K-MOOC)에 5개(KAIST, 고려대, 세종대, 상명대, 연세대)가 개설돼 있다. 이를 기초, 중급, 고급, 응용 단계별로 종합 확장한다.

이번 ‘인공지능 R&D 전략’의 착수를 맡은 과기부는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국방부 등 정부 관계 부처 실‧국장급 관료와 산학연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인공지능전략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분기마다 과제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환경 변화에 따라 전략과 목표를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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