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 2차 피해 호소 중…징계위 신뢰할 수 없어"

▲ 서울대 총학생회, 사회학과 대학원 대책위원회 소속 학생들이 17일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징계위의 지체없는 징계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장진희 기자)

[한국대학신문 장진희 기자] 서울대 학생들이 성폭력·폭언 등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H교수에 대한 신속한 징계를 촉구하고 나섰다. 

17일 서울대 총학생회와 사회학과 대학원 대책위원회 등은 서울 관악구 교내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징계위원회의 결정을 9개월을 기다렸는데도 파면 결정이 나지 않았다"며 "또 한 번 징계위가 판결을 유예하는 동안 학생들은 2차 피해에 노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백인범 'H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학생연대' 대표는 "지난 15일 열린 징계위에서는 재심은 받아들이지만 최종 판결에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다시 결정을 미뤘다"며 "징계위는 새로 밝혀진 사실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 동안 새로운 사실이라고는 연구비 횡령에 대한 교육부 감사 결과밖에 없다. 이는 징계위가 스스로 지난 1일 '정직 3개월' 판결때 교육부 감사 내용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을 시인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대학원 대책위원회 소속 유현미씨는 "지난 해 8월부터 징계를 기다려온 피해자들은 '징계 결과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속이 끓는 대기 상태 속에 있다. 합당한 결과가 나올 거라는 희망과 H교수가 복귀할 수도 있다는 압박 사이를 오가며 학업과 일상생활을 차분하게 이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대학 내 제도적 절차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사안을 인권센터에 신고했고, 징계위의 결정을 기다렸다. 결정권자인 교수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징계 과정에서 관련 교수들이 보여주고 있는 무책임과 무능은 우리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또 다시 심의가 미뤄진다고 하니 절망적인 기분이다. 더 이상 징계위를 신뢰하기 힘들다"고 심경을 밝혔다. 

H교수 파면을 촉구하며 지난 8일부터 10일째 단식 투쟁 중인 신재용 총학생회장은 "(징계위는) 9개월동안 익명에 숨어서 징계 결정을 유보하는 비겁한 행동을 멈춰달라"며 "징계위 구성, 논의와 결정과정을 공개하고 H교수를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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