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불모지였던 강원도 태백에 대학 설립…관광특성화 대학으로 활력 제공
지역‧산업 연계 교육의 모범 사례 제시…미래 변화 대응 신(新)산업 진출도 적극

▲ 원재희 총장은 교육 불모지였던 태백에 고등교육이 무엇이라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을 강조하며, 특성화 학과를 통해 대학의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대학 발전과 함께 지역도 발전했습니다. 가르치는 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교육 불모지였던 강원도 태백시에 고등교육이 무엇이라는 것을 보여줬고, 대학 문화를 느끼게 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열악한 폐광지역의 여건을 극복하고 특성화 학과를 통해 대학의 내실을 다졌습니다. 최고도 좋지만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미래를 준비할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30~40년 전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 가운데 하나였던 광산업은 현재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산업이다. 특히 1980년대 말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강원도 영월과 태백 등의 탄광은 하나둘씩 폐광하기 시작했다. 지역 경제는 침체됐고, 상황은 열악했다.

그런데 1990년대 중반 기울었던 강원도 태백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새로운 지역 기반이 등장했다. 교육이다. 열악한 폐광지역인 강원도의 여건을 극복하고 천혜의 자연환경에 주목한 강원관광대학교(당시 태성전문대학)가 세워지면서 태백을 비롯한 인접 도시들이 대학과 함께 중흥기를 맞고 있다.

강원관광대학교 설립자이자 총장을 맡고 있는 원재희 총장을 지난 17일 만났다. 지역과의 소통에서 교육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몸소 보여주고 있는 원 총장은 특성화 학과를 개설해 다른 대학과 차별화된 교육‧발전 방향을 수립하는 것이야말로 대학이 해야 할 책무라고 강조했다. 대학을 통해 지역의 비약적인 발전과 혁신적인 변화를 동시에 이루고 있는 그에게서 교육에 대한 철학과 소망을 들어봤다.

‘강원관광대학교’와 ‘원재희’는 떼려야 뗄 수 없다. 총장에게 강원관광대학교는 어떤 존재인가.
“지난 1995년 강원관광대학교를 설립, 개교했다. 26일이 개교 23주년이다. 내 개인적으로도 교육경력이 올해로 50년을 맞이했다. 대학 설립 당시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지역경제 기반이 무너진 상황이었다. 폐광촌에 하나님을 공경하고 사람을 공경하는 믿음, 소망, 사랑의 기독교 정신을 전파하고, 선교를 위해 대학을 세우게 됐다. 특히 전문기술교육으로 대한민국의 유능한 중견 기술인재를 양성하고 교육발전을 통해 국가와 사회, 지역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폐광지역에 배움의 불씨를 지폈다. 사명감을 가지고 이제까지 주어진 최선을 노력으로 관광산업 발전을 이끄는 국내 유일, 세계적 호텔‧카지노관광 특성화 대학을 만들었다. 또한 국내외 취‧창업에 강한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그 의미가 남다르다.”

폐광지역이라는 악조건을 극복하고 일군 결과다. 어려움은 없었나.
“태백은 서울 강남서 2시간 30분이면 오는 거리이지만 심리적으로 멀고 폐광지역이란 선입견 때문에 신입생 유치와 학부모가 생각하는 현실적 차이가 있어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 ‘산소도시’ 태백은 청정지역의 대명사이며, 주변 관광산업의 발달로 예전과는 아예 다른 면모를 갖췄다. 강원관광대학교는 다른 대학의 관광산업학과와도 차별화하기 위한 특성화(STAR)를 개교 당시부터 구상했으며, 2000년대만 해도 생소했던 ‘카지노’를 부각시키는 학과를 만들었다. 강원랜드가 개장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당시만 해도 대학 총장들이 이해를 못했다. 이제는 다른 대학들이 벤치마킹해 만들어가고 있지만, 우리 대학 졸업생의 높은 취업률(강원랜드 약 600명, 기타 우수기업 1000명 이상 취업)은 다른 대학이 감히 따라올 수 없다고 자부한다.”

카지노 산업이 도대체 어느 정도인가. 자세히 설명해달라.
“호텔카지노관광 복지산업은 국내외적으로 외화 수입의 핵심 부가가치 산업이다. 인력수요가 날로 증가하면서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높다. 특히 카지노관광 산업은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강원랜드를 비롯해 GKL과 7(SEVNE) LUCK 카지노, 파라다이스, 영종도, 제주, 동남아, 마카오, 필리핀, 일본 등 국내외 시장이 높은 산업으로, 호텔카지노관광 산업 분야 전문인재 양성‧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학생 취업률은 85% 이상이며, 학생 스스로가 우리 대학을 카지노관광의 서울대라고 자랑하고 있다.”

강원랜드 개장은 대학 발전에 있어 분수령이었을 것 같다. 지역과 산업 연계형 교육에 부합하는 전문대학의 역할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강원랜드 개장 이전부터 학생들에게 교육을 미리 진행하고 있다. 또 개장했을 때는 신입사원 교육생 수백 명을 우리 대학서 수년간 교육했다. 신입사원으로 채용하는 데 기여했다. 근래에는 국내 유일 호텔카지노관광 특성화 대학으로 교육부로부터 지정받은 것을 발판으로 지역산업과 밀착된 강원랜드, 강원 전 지역, 전국 관광 산업체와 산학 협력을 하고 있다. 또 현장학습 등을 통해 산업체서 필요한 교과과정 개발에 심혈을 다해 취업에 만전을 기하는 선순환 교육을 펼치고 있다.”

호텔카지노관광과의 교육과정을 소개해달라.
“다른 대학서는 구비하지 못한 최신 카지노실습실에 블랙잭, 바카라, 룰렛, 슬롯머신, 빅휠 등 수십억 원에 달하는 실습기자재가 파트별로 나뉘어 있다. 전체를 종합하고 있는 종합 실습실을 구축했다. 또 정규수업 이외에 산업체협약을 맺은 강원랜드를 비롯한 업체 고위직원에게 1년 2회 이상 멘토링 교육과 전공분야 카지노 동아리 시연회도 개최하고 있다. 해외대학 외국어 교육장을 개설하고, 영어와 중국어 등 4~8주 집중교육을 시키고, 현장서 실무경험이 많은 직원 등 겸임교수, 시간강사 등을 통해 취업설명 등을 실시하고 있다. 카지노관광과서는 KMA카지노 운영사 자격증과 블랙잭, 룰렛, 바카라 자격증, 미국호텔업협회 국제 고객서비스관리자 자격증 등 다른 대학에 없는 자격을 취득해 교육부로부터 재학생직무체험 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치매극복 선도대학 선정 등 노인복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치매, 요양분야에 관심을 갖고 사회복지서비스과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강원도 광역치매센터로부터 치매극복 선도대학을 지정받고, 문재인 정부 ‘국가치매센터’ 정책에 맞춰 사회복지서비스과, 간호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치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새로운 분야에 주목하게 된 배경은.
“치매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적인 문제로 부상하면서 치매를 예방하고 치매 인식개선을 위해 가정과 사회, 대학이 치매환자와 파트너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사회복지 외에 치매, 요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학생들에게 주기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치매환자를 예방함으로써 국가와 사회의 사회복지비용을 절감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간호학과서도 임상(병원)뿐 아니라 보건복지부 ‘심리상담 전문가’와 ‘노후설계 전문가’, 문화체육관광부 ‘실버놀이 지도사’ 자격 등을 신청, 선정됐다. 현재 ‘실버인지놀이 전문가’와 ‘실버인지미술 지도사’도 심사 중이다.”

강원지역 전문대학 총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강원도에 위치한 전문대학의 현안은.
“강원 9개 전문대학은 춘천에 소재한 한림성심대학교, 강릉 강원도립대학 등 지역 간 거리가 3시간 내외로 분사돼 있어 자주 만나 협의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이로 인해 유선상, 서면으로 협의하는 데 애로가 있다. 강원도는 타 시도에 비해 모든 면이 취약하고 대학에 맞는 산업체와 학생 수가 적어 국가서 재정지원사업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대부분 여의치 않다. 지역의 단점을 차별화해야 하며, 특히 각종 지표관리에도 차별성을 가져야 한다. 국가장학금 외에도 강원도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대폭 지원했으면 한다. 지역에 소재한 강원랜드가 대한민국의 공기업이므로 이를 통해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도 대학 생활에 전념해 국가적으로 훌륭한 글로벌 인재로 클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어떠한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아무도 돌보지 않는 교육의 불모지서 지역 특성에 맞는 특수한 학과를 통해 카지노딜러를 양성했다. 전문대학 발전을 지역과 함께 발전시켜 글로벌인재를 양성해 국내외 취업을 시켰다. 국가와 지역, 사회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 대학 내 구성원으로부터 다른 사람이 쉽게 못하는 특수분야 학과의 성과를 이뤄낸, ‘저 사람이 없으면 안 되는 꼭 필요했던 기관장’으로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강원관광대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어떤 이유에서든지 아픈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전 교직원이 어루만져줄 것이다. 모든 학생은 대한민국의 소중한 재산이다. 다 함께 소중하다고 인정해 주면서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도 각자의 적성에 맞는 글로벌인재로 양성돼 국내외 취업을 많이 하게 돕겠다. 대한민국과 사회, 지역에 기여하는 인재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 최용섭 본지 주간(왼쪽)과 원재희 총장이 최신 카지노실습실서 진행되고 있는 실무 교육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원재희 총장은…
숙명여대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서 석사, 명지대서 이학박사를 했다. 충북대 교수를 시작으로 숙명여대와 동 대학원 외래교수로 재직했다. 강원관광대학교 초대 학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1년 강원관광대학교 초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부회장과 강원지역 전문대학 총장협의회 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상훈으로는 2015년 대한민국 문화관광산업 대상,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대한민국 서비스만족 대상, 올해 대한민국 공감경영 대상, 지역사회발전 공헌 대상 등이 있다.

<대담=최용섭 주간 / 사진=한명섭 부국장 / 정리=김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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