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 서정대학교 교수

사단법인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그리고 한국대학신문이 주관하는 2018전국고교교사자율연수가 3월 23일 전주비전대학을 시작으로 4월 27일 동서울대학에 이르기까지 총 10회에 걸쳐 진행됐다. 매년 4년제 일반대학에서 진행했던 고교자율연수를 이번에는 전문대학에서 처음으로 기획했던 행사였다. 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의 이종엽 회장, 10개 대학의 입학처, 한국대학신문의 최용섭 주간 그리고 모든 강의를 무료로 진행해 주었던 충남 서령고등학교 최진규 교사의 노고가 이번 연수를 무사히 마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이번 연수를 위해 준비한 10개 학교의 입학처장과 입학처 관계자의 도움은 연수에 참여한 많은 고등학교 교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냈다. 이번 연수를 기획하고 마무리하면서 전문대학 주관의 고교교사를 위한 연수의 한계와 발전방향을 제언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인식의 문제다. 인식은 연수에 참가하는 교사들과 연수를 준비하는 전문대학 입학처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 처음 ‘한 권으로 끝내는 학생부 종합전형’이라는 주제로 연수 안내를 했을 때 많은 교사들이 의아해했다. 흔히 ‘학종’은 4년제 일반대학 중심의 전형이지 전문대학 전형과는 관계가 없는데, 왜 전문대학에서 이런 연수를 할까?‘ 하는 반응이었다. 입학관계자들도 ‘이번 연수가 왜 전문대학 입시설명회가 아닐까?’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번 연수를 통해 전문대학에서 이뤄지는 연수에 처음으로 전문대학을 방문했다는 교사들이 대다수일 정도로 교사들의 전문대학 직접방문은 이례적인 일이어다. 특히 이번 연수의 중심이었던 입시지도 담임교사나 진로진학상담교사에게조차도 관심 밖이었던 셈이다. 

몇 해 전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가 의욕적으로 학부모를 대상으로 전문대학입시 설명회를 하겠다고 인근의 전문대학들과 함께 행사준비를 했는데 단 1명의 학부모만이 참가했다는 씁쓸한 현실에서 우린 전문대학에 대한 교사들과 학부모인식의 단면을 볼 수 있다. 이번 연수 성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전주비전대학과 충북보건대학 등에서 연수장소에 걸어놓은 전문대학 졸업생들의 대기업 취업현황에 대해 많은 교사들이 놀라움을 가지고 바라봤다는 사실이다. 또한 각 대학 입학처장들과 동강대학 호텔경영과 교수들이 모두 나와서 직접 바리스타 시현으로 진행한 생생한 학과나 학교소개를 통해 많은 참가 교사들이 전문대학 학과들의 경쟁력을 확인했다는 사실 등이다. 물건을 봐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견물생심(見物生心)처럼 일단 전문대학 안으로 교사들을 오게 하는 풀마케팅(Pull Marketing) 전략이 필요한 이유가 된 것이다.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 지도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고등학교 교사 특히 담임교사와 진로진학상담교사들이 전문대학의 경쟁력을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문대학에서 열린 고교교사연수는 작은 출발이지만 인식을 바꿔가는 의미 있는 행사라고 평가하고 싶다.

▲ 지난 3월 전주비전대학에서 열린 교사연수회 모습.

두 번째, 예산의 문제다. 이번 연수에 배정된 예산은 0원이다. 연수를 진행했던 최진규 선생님도 무료로 전국 10개 강의를 진행했고, 행사광고를 게재한 한국대학신문도 무상으로 도와줬다. 사단법인 한국진로진학정보원도 운영인력들 모두 자원봉사로 일했다. 가장 많은 준비를 해준 10개 대학의 입학처도 별도의 예산배정 없이 자체 예산으로 플랜카드를 만들고, 기념품을 준비하고 연수장소 대여도 해줬다. 교재비 수익도 어린이재단에 기부금으로 기부된다. 이렇듯 예산 없이도 전국 10개 지역에서 700명의 교사들이 이번 연수에 참가했다. 2000개가 넘는 학교, 10만 명이 넘는 고등학교 교원 수에 비하면 아직은 의미 없는 숫자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학령인구가 감소해 대학 간 입학경쟁이 본격적인 전쟁터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1전형(2020년)에서 전문대학의 입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러한 한 걸음씩 들어가는 조그마한 노력이 결국 과실을 맺을 것으로 확신한다. 예산지원 없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이번 연수가 결국 자율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전략의 문제다. 이번 연수는 ‘전문대학 인식 바꾸기’의 일환으로 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한국대학신문, 그리고 사단법인 한국진로진학정보원이 의기투합해서 공동으로 기획한 행사다. 이미 한국대학신문은 수요판을 통해 전문대학 진로진학면을 만들어 내면서 입시를 지도하는 영향력 있는 교사들이 직접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산하에 진학지원센터가 만들어져 안연근 센터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고 전국 입시지도 베테랑교사들을 기반으로 ‘전문대학진학지원단’이 꾸려져 4월 24일 출범했다. 그런 의미에서 전문대학은 학교단위의 개별적인 대학홍보나 입시홍보의 노력 외에 전문대학 전체의 효익을 높이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절실하다. 4년제 대학과는 개별 경쟁을 해서는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5월 18일 교육부는 「2018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선정결과를 확정・발표했다. 2018년 지원사업에는 총 68개 4년제 대학에 559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결국 이러한 정부의 4년제 위주의 예산배정이 대학입시에 있어서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간에 불공정을 양산하는 결과를 빚는다.

그런 의미에서 비록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지만 다가오는 입시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함께하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인식도 부족하고 예산도 부족하지만 함께하는 전략이 결국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 자료: 2018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선정결과

(단위 : 백만원)

연번

대학명

지원액

비고

연번

대학명

지원액

비고

1

가톨릭대

991

 

35

서울시립대

628

 

2

강남대

763

 

36

서울여대

1,012

 

3

강릉원주대

240

유형II

37

선문대

892

 

4

강원대

608

 

38

성균관대

948

 

5

건국대

1,227

 

39

세종대

496

 

6

건국대_글로컬

300

유형II

40

숙명여대

799

 

7

경기대

1,015

 

41

순천대

433

 

8

경북대

1,085

 

42

순천향대

1,024

 

9

경상대

1,063

 

43

숭실대

1,060

 

10

경인교대

274

 

44

아주대

1,085

 

11

경희대

1,663

 

45

안동대

434

 

12

계명대

991

 

46

안양대

505

 

13

고려대

1,562

 

47

우석대

211

유형II

14

공주대

1,314

 

48

원광대

714

 

15

광운대

694

 

49

인천대

793

 

16

광주교대

397

 

50

인하대

1,231

 

17

국민대

1,091

 

51

전남대

1,191

 

18

군산대

270

유형II

52

전북대

813

 

19

금오공대

441

 

53

전주대

1,205

 

20

단국대

871

 

54

조선대

1,004

 

21

대구대

991

 

55

중앙대

1,052

 

22

대구한의대

360

유형II

56

진주교대

258

 

23

대진대

694

 

57

청주교대

282

유형II

24

동국대

857

 

58

충남대

796

 

25

동아대

1,171

 

59

충북대

921

 

26

동의대

992

 

60

한경대

354

 

27

명지대

1,227

 

61

한국교원대

297

 

28

부경대

844

 

62

한국교통대

581

 

29

부산가톨릭대

982

 

63

한국외대

669

 

30

부산교대

392

 

64

한남대

807

 

31

부산대

466

 

65

한동대

777

 

32

서강대

873

 

66

한림대

902

 

33

서울과기대

615

 

67

한밭대

641

 

34

서울대

2,066

 

68

한양대

1,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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