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배 유한대학교 콘텐츠디자인학부 애니메이션과 교수

▲ 전승배 유한대학교 콘텐츠디자인학부 애니메이션과 교수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보다 못하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 더 덧붙여, 즐기기만 하는 사람은 자신이 즐기는 일을 다른 이가 꿈꾸도록 만드는 사람만 못할 것이다.

유한대학교 콘텐츠디자인학부 애니메이션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전승배 교수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의 즐거움을 맛본 그는 애니메이션 제작의 길에 들어섰고,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다양한 장르의 애니메이션 영상을 만드는 일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과 같은 길을 가려는 이들의 나침반이 돼주고 있다.

그가 처음 애니메이션의 세계에 발을 들인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에서 출발했다. 애니메이션이 무엇보다 좋았던 그 마음이 원동력이었다.

“처음부터 애니메이션 감독을 꿈꾸진 않았습니다.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이 정말 궁금했고, 그저 그것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이 즐거웠죠. 그러다 그 즐거움에 빠져들었습니다. 세상 무엇보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했고 애니메이션에 강한 호기심을 느꼈는데, 그것이 열정이 되고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을 제작하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제가 제작한 작품들이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되면서 이 일에 대한 자신감과 보람을 갖게 됐고요.”

2009년 그는 무려 3개의 상을 수상했다. △SBS 창작애니메이션대상 학생부문 우수상 △웹애니메이션페스티벌 애니메이션부문 최우수상 △제4회 중국국제학생애니메이션페스티벌 입선 등이 그것. 이외에도 다양한 상을 받으며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최근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 단편 애니메이션 상영회에서 ‘토요일 다세대주택’이라는 작품으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전승배 교수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토요일 다세대주택'의 포스터. 전 교수는 이 작품으로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 단편 애니메이션 상영회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콕 애니’라는 이름의 이 상영회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제작지원 받은 작품들을 상영하고 일반관객과 심사위원 점수를 합산해 한 작품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수상작을 뽑았습니다. 저는 거기서 ‘콕 프라이즈(최우수작품상)’를 받았습니다. 함께 상영됐던 작품들이 모두 여러 단계의 심사를 통해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제작지원을 받고 만든 작품들이라 이야기구성과 아트워크 등이 뛰어났기에, 제가 만든 작품이 최우수작품상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뜻밖의 수상 결과에 매우 놀랐고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움 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했습니다.”

지금은 유한대학교 애니메이션과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전 교수는 원래 ‘토이빌’이라는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감독으로 일했다. 그곳에서 그는 애니메이션으로 된 광고‧홍보영상‧프로모션 필름 등을 제작하거나 회사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다양한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며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 그런 그가 학생들을 지도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산업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지금은 유한대학교와 연을 맺고 토이빌을 퇴사했습니다. 개인의 콘텐츠를 만들어 세상과 소통하는 것도 소중하지만, 제가 가진 역량을 학생들과 나누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나비효과처럼 그 숫자가 늘어날수록 가치는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고요. 현장에서 제가 겪었던 다양한 경험을 학생들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것뿐 아니라 후반 작업과정까지, 그야말로 작품 한 편이 완성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세세히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토요일 다세대주택'의 한 장면.

전 교수는 앞으로 애니메이션 산업이 지금보다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고,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갖춘 애니메이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실무 능력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가 향후 애니메이션 산업의 인재상이라 분석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은 다양한 예술 분야가 응집돼 만들어진 산업입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3D그래픽‧영화‧광고‧게임‧뮤직비디오‧뉴미디어 콘텐츠 등 여러 분야에서 애니메이션의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애니메이션 산업에는 예술의 다양성과 콘텐츠 산업에 대해 잘 알고 전문성을 갖춘 창의 인재가 필요합니다. 저는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기술을 습득해 실무능력을 갖출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스스로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려 합니다. 앞으로도 저는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보조자의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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