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두고 열린마당을 통한 여론 수렴이 지난 17일 수도권 열린 마당을 끝으로 종료됐다. 이제 열린 마당에서 나온 의견을 취합해 국가교육회의는 공론화 범위를 설정하고 이 내용을 공론화위원회에 ‘바통 터치’한다. 그런데 열린마당 마지막 날까지도 국가교육회의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 혼란을 주고 있다.

지난 17일,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수도권 열린마당에서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수시와 정시 통합의 문제점을 언급해 주목을 끌었다. 김진경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면 수능전형‧학종‧교과내신전형 등의 칸막이가 허물어져 ‘죽음의 트라이앵글’이 될 수 있다”며 “대입특위에서 이를 심각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시와 정시의 통합에 대해 가장 관심이 많은 이들은 지방대학과 전문대학 관계자들일 것이다. 김진경 위원장이 “수도권 일반대학과 지방 거점 국립대학을 제외한 지방 사립대와 전문대는 거의 수능으로 선발하지 않는다”며 “만약 전국적으로 수능 선발 비율을 확정해 시행을 강요하면 지방대와 전문대는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한 대로, 수시와 정시가 통합될 경우 전문대학과 지방대들이 입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리란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17일 열린마당에 앞서 교육부 기자단과의 오찬 자리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한 것을 보면 그 의도는 더욱 분명하게 읽힌다.

때문에 이 말을 듣고 대다수 전문대학 관계자들은 김진경 위원장과 국가교육회의가 수시와 정시를 구분하는 현행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에 공감한 것으로 이해하고, 앞으로 구분 유지 쪽으로 대입개편안이 ‘순항’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열린마당이 종료된 지 불과 몇 시간도 되지 않아 국가교육회의가 김진경 위원장의 발언을 ‘해명’하고 나섰다.

이날 국가교육회의는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김 위원장이 모두발언에서 언급한 내용에 대해 “현장에서 경청한 여론을 전한 것으로 대입특위의 공식입장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에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전문대학가 내부적으로는 그래도 수‧정시 구분 쪽으로 의견이 모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으나 공론화 위원회에 어떤 안건이 넘어갈지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공론화 범위를 정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 국가교육회의가 언급에 신중을 기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열린마당에서 제기된 모든 의견을 공론화위원회가 다룰 수는 없다. 지금은 공론화 범위로 가져가지 않고도 매듭지을 수 있는 문제가 있다면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도, 효율적인 공론화 과정을 위해서도 확실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지혜일 수 있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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