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삼육대 겸임교수 겸 게이트준 대표

▲ 김영준 삼육대 겸임교수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세계 3대 가든쇼 중 하나인 ‘2018 프랑스 쇼몽국제가든페스티벌’에 최초로 국내파 작가가 출품했다. 주인공은 정원디자이너로 활약하고 있는 김영준 삼육대 겸임교수 겸 게이트준 대표다. 그는 대학 중퇴 이후 접한 조경(造景)의 매력에 빠졌고, 현재도 새로운 매력을 알아가고 있다.

4월부터 오는 11월까지 쇼몽성에서 열리는 쇼몽국제가든페스티벌은 화훼에 집중된 다른 대회와는 달리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발굴하는 데 주력해오고 있다. 올해에는 ‘사색의 정원’을 주제로 300여 개의 제안작을 응모받아 이 중 24개 작품이 전시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김영준 교수는 “쇼몽국제가든페스티벌은 오트쿠튀르(haute couture) 컬렉션을 선보이는 패션쇼와 같다. 세계 하이패션을 리드하는 패션쇼처럼 세계 정원 트렌드를 주도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참가 계기를 ‘실험ㆍ창의 정신’이 돋보이는 페스티벌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소설가 장 에슈노즈(Jean Echenoz) 심사위원단장을 필두로 예술가, 기자, 미술 컨설턴트, 무대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심사위원으로 구성된 것이 눈에 띈다. 

김 교수는 조선시대 유배자들이 낚시하는 모습에서 착안한 ‘사색의 끈’을 선보여 현지에서 좋은 호응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유배지를 표현한 공간 안에서 바깥을 향하여 휘어진 낚싯대라는 상징적 조형물을 통해 단절된 공간에서의 ‘사색’의 확장성과 간절함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미(美)는 드러내지 않는 아름다움이다. 이번에는 한국적인 요소를 차용했으나 도발적으로 표현했다”며 “요즘 한류 열풍을 보더라도 표현하고자 하는 열망을 알 수 있다. 내 작품도 에너지를 표출하는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조경 분야에서 쌓아온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실외정원부문 금상, 2015 고양국제꽃박람회 코리아가든쇼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같은 해 일본 나가사키 가드닝월드컵에 한국대표로도 출전했다. 상명대와 서울시립대에서 강의를 진행했고, 현재는 삼육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 사색의 끈

그는 대학 중퇴 후 조경에 대해 공부하게 됐고, 곧 흠뻑 빠지게 됐다. “단국대를 다니다가 중퇴하고 상명대 환경조경학과에 편입했다. 건설이나 정원, 공원 설계를 배우며 조경에 대해 알게 됐고, 잘 맞겠다고 생각했다. 막상 해보니까 너무 재밌더라.”

그는 조경의 가장 큰 매력은 ‘새로움’이라고 답했다. “공원ㆍ정원ㆍ빌딩 설계 등 프로젝트마다 일이 달라진다. 재벌 집에서 정원의뢰도 받아보고, 목돈을 모아 작은 정원을 마련하려는 노인 의뢰도 받았었다. 근로자 휴게시설, 건물 옥상 정원을 지을 때도 있다. 이용하는 사람마다 목적이 달라진다. 지루할 틈이 없다.”

김 교수는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보다 작은 회사더라도 조경 설계부터 시공까지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큰 조직에서는 틀에 박힌 업무만 배우게 된다. 나는 규모는 작지만, 정원 디자인부터 실용까지 배우는 직장에 다녔기에 게이트준이라는 회사를 차릴 수 있었다. 처음엔 어렵지만 영업 노하우가 쌓이면서 실적을 내는 일만 생긴다.”

그는 “조경 디자인을 구상할 때부터 설렘을 느낀다. 공장 근로자가 어떤 환경에서 일하게 될지, 놀이공원을 찾은 이용객이 어떻게 동심으로 돌아갈지 상상하면 절로 흥이 난다”며 “내 인생 철학은 즐기자는 것이다. 조경이란 진로를 꿈꾸는 학생들도 이런 마음가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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