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대학별고사 팀장

9. 독서활동상황=학생부 ‘독서활동상황’란에는 읽은 책의 제목과 저자만 적기 때문에 독서가 약화됐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독서역량은 학생부 다른 영역과 자기소개서, 면접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다. 평가자는 지원자의 독서역량을 통해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을 들여다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담임교사가 입력하는 공통부분은 500자, 과목별 교사가 입력하는 부분은 250자 이내로 입력한다.

독서활동은 특정 주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  독서기록장에 읽었던 내용과 느낀 점을 기록해 두면 면접 준비할 때 유용하다. 과목별 독서기록이 부족하면 공통란을 활용하면 좋다. 수업과 연계한 독서활동은 8번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진로와 연계한 독서활동은 7번 진로활동 특기사항에 기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독서활동상황는 첫째, 스스로 도서를 선별해 읽었는지를 평가한다. 즉, 자기주도적 도서선별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예컨대 세계사 시간에 터기에 대해 배운 후 터키 역사를 알아보고자 터키 역사책을 읽었다면 자기주도적 도서선별능력이 우수한 것이다. 둘째, 도서 위계수준도 독서 역량 중 하나다. 1학년 때 읽어야 할 책을 3학년 때 읽고, 3학년 때 읽어야 할 책을 1학년 때 읽었다면 위계수준이 안 맞는 독서를 한 것이다. 셋째,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역량은 ‘협업’이다. 협업의 전제 조건은 자신의 전공뿐 아니라 파트너의 전공에 대한 이해다. 전공에 대한 깊이 있는 독서도 중요하지만 융합․통섭적 독서 경험이 중요한 이유다.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독서활동상황에 베스트셀러와 흔한 책들만 기록하는 것을 지적하지만 베스트셀러를 읽는 학생이 베스트셀러마저 읽지 않는 학생보다 낫다는 평범한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대학에서 독서를 소홀히 여기는 것은 난센스다.

10.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 학생부 10번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학생의 학습, 행동 및 인성 등 학교생활에 대한 상시 관찰·평가한 누가기록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변화와 성장 등을 종합적으로 기록하는 항목이다.

평가자들은 학생의 총체적 역량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행동특성 및 종합의견(학년당 1000자)’을 주목해 읽는다. 지원자의 총체적인 변화와 성장 기록을 요약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부 항목의 같은 내용들을 반복 기술하기보다는 수시로 관찰해 누가기록된 1년간의 행동특성을 바탕으로 총체적인 학생의 변화와 성장 내용을 기록해줘야 한다. 다른 항목에서 누락된 내용을 기재하고 중요한 활동에는 의미를 부여해 강조해주는 최종적인 정리역할을 해주면 좋다. 구체적인 사실과 활동을 나열하기보다는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 배움과 성장 중심으로 기록하는 것이 좋다. 인성 등 ‘정성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학업역량의 발전과정을 볼 수 있는 ‘정량적인 내용’도 기록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평가자가 종합의견만 읽고도 충분히 지원자를 파악할 수 있도록 추천서라고 생각하고 총체적인 평가를 해야 한다. 교사 추천서와 자소서를 받지 않고 학생부만을 토대로 평가를 진행하는 대학도 있으므로 더욱더 신경 써서 기록해야 한다. 화려한 스펙이나 활동의 나열보다는, 학생이 ‘개별화’ ‘구체화’돼 드러나야 한다. 추상적이고 상투적인 내용보다는 구체적으로 사례를 중심으로 기재할 것을 권한다. 학생부 전체 항목이 제시하는 학생 개인에 대한 총체적 정보가 종합의견에 기록되는 것이 핵심이다.

■ 학생부종합전형 준비를 위한 학교생활기록부 독법을 마치며

학생들은 비교과 활동만 준비하면 학종을 다 한 것으로 착각한다. 비교과만 잘해서는 대학에 갈 수 없다. 비교과 활동도 중요하지만 학교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교과활동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성실한 학습태도, 주도적인 과제 이행, 교육환경을 극복하고자 하는 학습 경험 등이 기록돼야 한다. 이런 요소들은 대학의 평가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비교과활동을 열심히 해서 전공적합성을 높였다면 교과 성적에도 신경 써서 학업역량을 향상시켜야 한다.

학종 합격의 핵심은 교과 성적, 즉 ‘내신’이다. 3학년 1학기까지 10번의 내신시험 관문을 잘 통과해야 한다. 학종에서 평가자는 내신을 통해 지원자의 학교생활 성실도, 진로에 대한 관심, 학업 역량을 파악한다. 학종 합격의 왕관을 쓰려거든, 10번의 내신 시험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현장의 교사들은 학종이 생긴 이후 학생부 기록 부담이 매우 커진 것을 토로하고 있다. 평가의 황금률 지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지나치게 몰입하는 순간 객관성을 잃게 되고, 대상에서 너무 멀어지면 감정이입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평가자 역시 학교마다 기재 형식과 내용이 천차만별이어서 혼란스럽긴 매한가지다. 기록의 틀을 좀 더 간단하고 명료하게 하는 것이 학종의 학교∙교사 간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학종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려면 학생부를 '재구조화'하는 작업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끝으로, ‘적자생존’이라는 우스갯소리처럼 학생부에 적혀 있어야 학종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말을 새겼으면 좋겠다. ‘기록이 기억을 이긴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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