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성심여대(현 가톨릭대) 전경.

[한국대학신문 주현지 기자] 과거부터 여성 교육의 중추 역할을 담당해왔던 여자대학.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 대학 재정 악화로 여자대학이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개화기 시절, 여성 교육의 필요성이 처음으로 공론화되면서 그 이후 여학교 설립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늘어났다. 하지만 당시에는 유교사상에 의한 성차별적 인식이 사회적으로 팽배해 정부에 의한 여학교 설립 계획은 지지부진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이에 기독교계나 민간의 자본이 투입되면서 근대식 여학교 설립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여자대학은 여성 지식인을 길러내고, 여성의 사회진출을 꾀하는 교육의 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자 여대 위기설이 대두됐다. 가장 큰 원인은 재정난이었다. 여성들이 남녀공학 대학으로 활발하게 진학하면서 여대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이 감소했고, 이에 여대가 학생 모집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또 발전기금 모금 등에도 남녀공학에 비해 약세를 보인 것도 사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제로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여자대학들이 생겨났다. 지난 1996년 상명여대가 남녀공학으로 전환해 지금의 상명대가 됐고, 1997년에는 부산여자대학이 남녀공학인 신라대로 전환했다. 1995년 성심여대는 가톨릭대와 통합됐다. 현재 일반대학 중 여자대학은 △광주여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7곳에 불과하다.

덕성‧성신여대 역시 공학 전환을 논의했으나 학내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양성평등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은 사회에서 여대의 존재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 역시 다수다. 여자대학의 공학 전환 논의가 아직까지도 진행 중인 지금, 여자대학의 건학 이념을 다시금 곱씹어볼 필요가 있는 시기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