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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획연재
[4차 산업혁명 시대, 고등직업교육 정책 제언⑦] "디지털 시민,책임과 주인의식 함양이 먼저"서영석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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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6  12: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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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개혁에 대한 열망이 드세지고 있다. 뭔가 지금으로서는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팽배하다. 그럼에도 교육현장에서의 개혁은 더디기만 하다. 이 점은 고등직업교육현장도 마찬가지다. ‘벤치마킹’이 아니라 ‘퓨처마킹’의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 과거의 성공방식은 이제 더 이상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 적합한 암기 위주의 교육 시스템은 미래 시대에 요구되는 창의적 인재 양성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 이에 본지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메가트렌드가 우리 교육환경에 미치는 여러 가지 양상을 살펴보고 고등직업교육 차원에서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가를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⓵ 4차 산업혁명, 교육 패러다임을 바꾼다
⓶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인재상
⓷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혁신
⓸ 대학, 변해야 산다
⓹ 전문 역량 교육, 대학과 기업의 상생
⓺ 성인 친화형 대학, 은발 세대들의 캠퍼스
⓻ 디지털 시민, 글로벌 시민 대학
⓼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글로벌 선진 직업교육현장
⓽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고등직업교육
⓾ 전문가 좌담회

   
▲ 서영석 수석연구위원

■ 대학 교육의 목적 = ‘미국독립선언의 기초자, 버지니아대학(University of Virginia)의 아버지 여기에 잠들다’ 미국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의 묘비에 쓰인 글귀다. 1818년 제퍼슨은 버지니아대학을 설립하기 위해 지도층 인사들을 설득하며 그 목적을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모든 시민이 그들 자신의 사업 거래에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혼자 힘으로 계산할 수 있고, 자신의 생각과 계약내용을 서면으로 작성하고 보존할 수 있으며, 독서를 통해 능력을 향상하고 도덕심을 기르며, 이웃과 국가를 향한 자신의 의무와 권리를 이해하고, 자신과 관련된 모든 사회적인 관계를 지성과 신뢰를 가지고 관찰할 수 있게 한다.”

제퍼슨의 이러한 희망은 미국 초기 민주주의 실험 시기에 그렸던 대학과 시민에 대한 이상을 담고 있다. 2015년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 1위로 선정된 애리조나주립대학(Arizona States University)의 마이클 크로(Michael Crow) 총장은 200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 대학의 소명은 변함없이 건국자들의 마음속에 있던 대학 교육의 희망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 변화하는 시민성 = 시민에 대한 개념은 시대에 따라 변화했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시민은 특별한 자질을 갖춘 공동체의 일부 구성원만을 지칭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사람이 자질이 있든 없든 모든 개인이 시민으로서 권리와 책임을 평등하게 갖는다. 따라서 시민은 어떤 수준 이상의 역량과 덕성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받아야 한다. 시민이 갖춰야 할 시민성은 그 사회에서 요구하는 시민의 역량 덕성 등과 관련되며,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새롭게 강조되는 것이 디지털 시민성과 글로벌 시민성이다.

■ 왜 디지털 시민성인가 =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빠른 대중화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구성원들은 아날로그 면대면 공간 못지않게 디지털 사이버 공간에서 다양한 교류, 협력 등을 통해 삶을 살아간다. 디지털 공간의 특성은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을 변화시킨다. 따라서 디지털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디지털 시민성에 대한 고민은 지금 너무도 당연하다. 특히 디지털 공간은 우리에게 아날로그 공간과 다른 사회 문화적 인식을 요구한다. 첫째, 디지털 공간에서의 활동은 매 순간 기록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요구한다. 이렇게 기록된 활동은 향후 개인과 사회에 직접적이고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둘째, 기술 활용의 기능적 역량에 따른 정의적 역량이 요구된다. 디지털 공간에서 확산되는 거짓 정보와 무분별한 비난은 이미 우리가 겪고 있는 개인적·사회적 큰 아픔이다. 셋째, 디지털 역량의 격차로 발생할 수 있는 불평등에 대해 함께 배려하고 도울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노인과 장애인이 겪는 불이익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 왜 글로벌 시민성인가 = 글로벌 시민성은 전 지구적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초국가적인 소속감이나 연대감을 갖는 것이며, 인권, 평화, 사회 정의와 같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추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기질이다. 글로벌 시민성은 정치·경제·문화가 세계적으로 연계됨에 따라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제 한 나라의 빈곤, 전염병, 환경문제가 그 나라만의 어려움으로 끝나지 않고 전 지구적으로 확산돼 세계적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시민은 전 지구적 문제와 이슈를 이해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그 문제가 나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인의식을 갖고 사회 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성을 갖춰야 한다. 또한 글로벌 역량도 글로벌 시민성의 일환으로 생각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급속하게 전개된 경제 세계화로 인해 글로벌 역량 개발은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강조됐다. 글로벌 역량 개발의 관점에서는 외국어 능력, 타 문화에 대한 감수성 등이 글로벌 시민 교육의 요소로 간주되기도 한다.

■ 왜 대학에서 교육해야 하나 = 디지털 시민, 글로벌 시민 교육이 왜 대학에서 필요한가?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은 대학입학시험 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주입식·암기식 교육이 주로 이뤄지고 있으며 동료 학생과 치열한 경쟁을 요구한다. 현재의 이런 표준화된 시험과 경쟁 중심의 교육 환경에서 비판적 성찰과 타인을 배려하는 가치관을 초중등교육을 통해 형성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디지털 시민과 글로벌 시민 교육은 초·중등학교 교육뿐만 아니라 고등교육을 포함한 평생교육 차원에서 다뤄질 필요가 있다. 특히 대학생은 선거 참여 등 시민으로서 권리 행사를 시작하기 때문에, 대학에서의 시민 교육은 그 중요성이 더욱 높다 하겠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 진학률이 70%를 상회하고 있어 대학에서의 시민성 교육은 우리 청소년들이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대학은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 순위에 따른 학교 평판 및 사회진출도가 높은 상위 대학의 인재상을 살펴보면, 이들 대학 인재상의 공통점은 첫째, 인성을 기반으로 한 시민의식이고, 둘째,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전문성이며, 셋째, 다양함을 겸비한 글로벌 인재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시민의식과 글로벌 역량이 향후 대학 졸업생의 진로와 대학의 평판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왜 대학에서 디지털 시민, 글로벌 시민 교육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 디지털 시민성과 글로벌 시민성 함양을 위한 대학 교육의 과제 = 대학에서 디지털 시민성과 글로벌 시민성을 함양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단순한 지식 수용자에서 비판적 성찰자로 변화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디지털 시민성과 글로벌 시민성은 디지털 공간과 글로벌 사회의 이슈를 단순히 이해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주인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의식의 함양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 대학은 학생들이 학습 또는 그 외의 활동에서 자유롭게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하며 성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또한 디지털 시민성과 글로벌 시민성은 단순히 개인의 역량과 경쟁력을 높이는 것만이 아니라는 점을 대학 공동체 안에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디지털 시민성과 글로벌 시민성은 디지털 역량과 외국어 역량을 키우는 것만이 아니라 아날로그 공간과 국가라는 특정 공동체의 한계를 넘어 디지털 사회와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포함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으로 함께 참여하는 것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격차, 디지털 사회에서의 책임, 빈곤, 지속가능 발전 등의 이슈는 세계나 국가 수준에서만 일어나는 문제가 아니라, 내가 속한 지역과 공동체 내에서도 존재한다. 그러므로 디지털 시민과 글로벌 시민 교육은 내가 속한 지역과 공동체 내에서부터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 대학 사회는 작은 공동체이며 이 공동체 내에서도 디지털 시민, 세계 시민으로서 책임과 주인의식을 갖도록 그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

   
▲ 은평시민대학의 인문학 강좌 (사진=서울 은평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대학에서 디지털 시민과 글로벌 시민을 양성해야 한다는 인식은 날로 높아지고 있으나, 실천적 논의는 아직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다. 대한민국 교육의 목적을 담은 교육법 제1조에는 ‘공민의 자질을 구유’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담고 있다.

교육법 제1조(교육의 목적)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완성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공민으로서의 자질을 구유(具有)하게 해 민주국가 발전에 봉사하며 인류공영의 이상실현에 기여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대학 교육의 목적을 담은 고등교육법 제28조는 ‘인류사회에 이바지하기 위함’을 고등교육의 목적으로 담고 있다.

고등교육법 제28조(목적) 대학은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디지털 시민과 글로벌 시민 교육은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고 국가와 인류 사회에 이바지하기 위해 더 늦출 수 없는 대학 교육의 과제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보다 활발한 논의와 실행이 뒷받침되기를 기대해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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