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키야 미호, 야나세 히로이치 지음, 김대식 감역 《대학의 위기, 뒤집어보면 기회다》

대학의 위기는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신생아 수 감소에 따라 앞으로 대학 문제는 더 심해질 것이다. 연일 오르내리는 대학 위기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융합’을 해답으로 제시한다. 학문 간 융합, 대학 간 융합으로 새로운 교육 방식을 창출한다.

일본의 톱 글로벌 대학교 APU(리츠메이칸 아시아태평양대학교)도 ‘융합’으로 대학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APU는 벳푸만을 바라보는 해발 약 350m 산 중턱에 있는 캠퍼스로 약 89개 나라와 지역에서 모인 3000명의 유학생과 3000명의 일본인 학생들이 수학중이다.

작은 지방 도시에 80여 개국 3000여 명의 외국인들이 거주하게 된 건 사실 ‘대사건’이나 마찬가지지만 이들은 지방과 세계를 혼합해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데 도전한다. 지역 활성화를 연구해 새로운 상점가를 탄생시키고 월드컵 선수촌을 재생시킨다. 지역 은행과 무슬림 문화를 연구하고 지자체와 함께 외국인을 위한 관광 안내지도를 만든다. 학생과 지자체, 기업과 시민이 함께 뭉치면서 대학을 시작으로 지방을 변화시키는 게 이들의 목적이다.

이런 APU는 마치 다채로운 색의 꽃들이 뒤섞인 정원의 모습같다. 인위적으로 만든 화단이 아니라 야생 정원말이다. 전 세계에서 모인 식물이 뒤섞여 나름의 꽃을 피우고 공생하고 전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생태계를 만든 것이다. APU는 학생만 뒤섞인 게 아니라 캠퍼스도 온천지와 섞여있다.

관리가 어려울 것 같고 방치되기 쉬울 것 같지만 사실은 모두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캠퍼스를 꾸려나가고 있다. 잡초를 뽑고 벌레를 잡고 비료를 주면서 토양을 관리하듯 캠퍼스 교수진과 교직원들이 섬세하고 건강하게 APU를 키우고 있다.

이호선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는 추천사에서 “‘로컬이야 말로 글로벌’이라는 발상의 전환, ‘뒤섞임’의 다양한 삶을 통해서 스스로 배우는 학습의 씨앗은 대학 관계자들의 위기의식과 기업가 정신이었다. 그러나 당국의 규제와 간섭의 최소화라는 토양이 있었기에 발아와 성장이 원활이 됐음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하며 이 책을 교육 기관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정, 입법부 종사자들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소개한다.

책은 총 5장으로 나눠져 있다. △1장에서는 학생들의 융합인 ‘일본인 학생들과 외국인 학생들을 뒤섞다’ △2장에서는 수업의 융합인 ‘수업을 뒤섞다. 학문을 뒤섞다’ △3장에서는 교원과 직원의 융합인 ‘교원과 직원을 뒤섞다-’뒤섞인 매니지먼트‘ △4장에서는 지역과 캠퍼스의 융합인 ’오이타, 벳푸와 세계를 뒤섞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기업과 대학, 그리고 일본과 세계를 하나로 뒤섞다‘로 여러 부문의 융합을 이야기하고 있다.

감역을 맡은 김대식 동서대 교수는 일본 오타니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한일어일문학회 회장, 전국대학교한생처장협의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수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매경출판/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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