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 서정대학교 교수

▲ 조훈 교

지난 2일 서울시청 신청사에서는 서울시와 tbs교통방송이 후원하고 한국진로진학정보원이 주관하는 다문화가족 학부모 진로진학아카데미가 열렸다. 중국, 대만, 일본, 베트남 등 다양한 국적의 다문화가족 학부모들이 참여한 이날 워크숍은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성장에 따른 진로진학컨설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한 행사였다.

이미 서울시에서는 갈수록 성장하는 다문화가족 자녀의 성장에 따른 진로진학상담의 수요증대를 예측해서 3년 전부터 행사를 자체적으로 진행해 오다가 2018년 본격적으로 1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2018 다문화가족 자녀 진로진학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중도입국자를 제외하고서라도 연도별 국내출생 다문화학생의 학령인구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등학생은 2013년 3793명에서 2016년 7580명으로 3년 만에 100% 정도의 성장을 보일 정도로 다문화학생의 상급학교 진학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 연도별 국내출생 다문화가족 자녀 초·중·고 재학생 현황 (자료=한국교육개발원)

서울시만 보더라도 2007년 국내출생 다문화학생은 5305명에서 2016년 말 2만8095명으로 무려 430%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증가추세에도 불구하고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상급학교 진학률은 일반학생들에 비해 떨어진다.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취학률은 전체국민의 취학률보다 낮으며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록 그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생은 전체국민의 93.5%에 비해 다문화가족 자녀는 89.9%로 3.6%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은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 전체국민의 68.1%가 대학진학률을 기록한 반면 다문화가족 자녀들은 53.4%로 무려 14.7%p의 차이가 난다.

▲ 다문화가족 자녀와 전체 국민의 취학률(단위 : %) (자료=서울특별시)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상급학교 진학률이 일반국민에 비해 떨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진로진학에 대한 정보부재와 다문화가족 자녀들을 위한 체계적인 진로진학상담시스템 부족도 한몫을 하고 있다.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평일 저녁활동 중 학습관련 활동비율은 37.3%로 전체 청소년의 63.9%에 비해 현저히 낮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15년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요구하는 서비스로 ‘진로상담 및 진로교육’이 53.7%로 1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진로진학에 대한 체계적인 상담과 프로그램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2018 다문화가족 자녀 진로진학사업 학부모진로진학아카데미

이번 서울시가 후원하고 한국진로진학정보원이 주최하는 행사를 주관하면서 다문화가족 학부모들의 자녀의 상급학교 진로진학정보에 대한 열의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자녀들이 한국사회에 연착륙할 수 있는 방법으로 취업을 전제로 한 고등직업교육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들의 꿈도 간호사, 요리사, 자동차 정비사, 호텔리어, 유치원 교사 등 실질적인 고등직업교육에 대한 수요가 일반학생들보다 더 많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아쉬운 점은 다문화가족 자녀들을 위한 전문대학만의 특화된 전형이나 프로그램이 4년제 일반대학에 비해 현저히 정보가 부족하는 것이다. 성장하고 있는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연령대를 고려할 때 전문대학만의 다문화가족 자녀들을 위한 특화된 전형이나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1년 동안 계속되는 2018 다문화가족 자녀 진로진학사업을 통해 고등직업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공유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