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진 기자

▲ 김의진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전문대학 총장들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새 판을 짜기보다 체제 유지를 선택했다.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이 지난 8일 있었던 임시총회 차기 회장 선거에서 승리하며 연임을 확정 지었다.

일각에서 이기우 회장이 현안 해결 과정에서 전체를 가장한 일부 전문대학들의 목소리만 들어와, 전체를 놓고 본다면 달라진 게 없고 ‘일부 대학에만 좋을 행보’라며 깎아내리는 의견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 것도 사실이다.

이것이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고 하더라도 비난할 일은 아니다. 민주주의적 결정 과정에서 어쨌든 ‘일부’가 아닌 절반이 넘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현안 해결에 이 회장의 방법론을 지지하며, 선택했다는 결과가 사례로 남았기 때문이다.

이 회장 체제의 전문대교협은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문대학의 시대적 역할을 먼저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다. 고등직업교육의 당면과제를 해결에 도움이 될 여러 전문대학들의 의견을 효율적으로 청취하기 위한 센터와 TF 구성을 통해 기민하게 움직였다. 이러한 결과 전문대학들은 이전보다 훨씬 끈끈한 조직력을 가진, 커다란 유기체로서의 강점을 지니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전히 정부나 기관, 사회에서는 전문대학의 역할과 역량을 부정하고 부인하는 일들이 곳곳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다. 능력중심 사회로 변화하는 속도가 이전보단 빨라지고는 있으나, 직업교육기관으로서 전문대학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뜻이 크지 않은 것은 아닐까란 의구심마저 드는 시점이다.

어쩌면 이제까지의 전문대학은 조직적으로 ‘우는 아이가 될 생각’도, ‘울어보는 방법’도 몰랐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한 지방 전문대학의 총장도 말했다. 이전에는 전문대학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장관 등 정부 관계자가 직접 자리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느냐고. 전문대학이 정책적 경쟁력을 갖추면서 이렇게 일사불란하게 계속 움직일 수 있었던 적이 몇 번이었냐고. 이런 면에서이 회장의 리더십은 확실한 공(功)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대학들은 다시 한 번 이 회장을 선택했다. 다만 이 회장 역시 일부 대학에서 나온 ‘소수 대학만을 위한 기관’이라는 비난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런 비난과 비판이 계속 들린다면 이는 이 회장의 과(過)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연임을 바탕으로 전체의 끈끈한 조직력을 갖춘, 그 어느 때보다 강한 힘과 권위를 가진 전문대교협의 모습을 기대한다. 이것이 ‘협의회’라고 부를 수 있는 진짜 모습이자 답이 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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