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희 유한대학교 총괄전략기획단 팀장

대학에서 근무한 지 스무 해가 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뉴스를 봐도 지하철을 타도 거리를 걸어도 대학과 관련된 사소한 소문이 귀에 들리고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내 마음이 이러다보니, 스쳐 지나가는 소문도 하나하나 곱씹어서 우리 대학에 해당되는지, 해당된다면 어떻게 개선·보완할지를 어느 순간부터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러한 스쳐지나가는 소문들을 듣다보면, 그냥 바람처럼 떠도는 풍문(風聞)인지, 아니면 풍문으로 만들어 퍼뜨린 것인지 의문이 든다.

이러한 풍문은 원서접수가 다가오는 입시철이 되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최근 몇 년간 입시 소문들을 떠올려보면, 첫 번째는 입시 시즌만 되면 특정 대학 검색어 순위가 갑자기 오른다는 ‘드루킹 풍문’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조회 수가 3자리였던 것이 갑자기 하루 아침에 5, 6자리로 바뀌고, 내용은 특정 대학을 제외하고 다른 대학은 좋지 않다는 내용으로 쓴다고 풍문으로만 들었다.

두 번째는 원서접수의 기본을 벗어난 ‘모른 척 풍문’이다. 원서접수 마감 며칠 전 원서접수 경쟁률 현황을 멈춰놓고 마치 현재 현황인 양 한다든지, 교내 자체접수 현황을 포함시키지 않고 현재 현황인 양 한다든지, 원서접수가 아닌 기간에 고등학교를 방문해서 학생들에게 선호도 조사라며 원서 비슷한 자료를 쓰게 한 후 원서접수 시킨다고 풍문으로만 들었다.

세 번째로 충원 기간에 등록 포기자에 대한 ‘갑질 꼼수 풍문’이다. 미충원 합격자 충원 시 다른 대학에 이미 등록한 학생에게 기등록한 대학에 대해 좋지 않은 소리를 한다든지, 등록금 환불을 인터넷이 아닌 학교로 방문하게 해 포기를 힘들게 하거나 며칠 후에 환불한다든지, 충원기간 드루킹 풍문으로 학생의 대학 선택에 혼란을 준다고 풍문으로만 들었다.

마지막으로 신입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한 ‘쉬쉬쉬 풍문’이다. 해가 갈수록 신입생 충원이 어렵다보니 미충원 방지를 위해 교직원을 지원·등록시켜 충원율을 높인 후, 대학정보 공시 이후 자퇴시킨다고 풍문으로만 들었다.

이러한 풍문(風聞)은 말 그대로 바람처럼 떠도는 소문(hearsay) 일 것이다.

그래도 교육기관인데, 학생들에게 바른 길을 가라고 가르치는 교육기관에서 스스로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은 모두 풍문일 것이다. 혼자가 아닌 함께 해야 함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에서 혼자만 몰래 조작한다는 것은 모두 풍문일 것이다. 사람의 인성을 만드는 교육기관에서 인성을 뒷전으로 두는 거래를 은밀히 한다는 것은 모두 풍문일 것이다.

바라건대, 그저 바람처럼 떠도는 이야기들이 ‘풍문으로 만들었소’가 아닌 ‘풍문으로 들었소’이기를 두 손 모아 바란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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