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민 수성대학교 경영부총장

▲ 이형민 경영부총장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만남을 보며 회담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고, 그 이후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이상적인 모습의 통일도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처음부터 미국과 북한 간에 당장 어떤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한반도 분단 이후 남북한 당사자는 물론이고 북한과 미국 간에는 적대적인 관계 속에서 오랫동안 불신이 쌓여왔다. 그리고 남북분단 문제를 두고 미・중・일・러 간에는 보이지 않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성과가 금방 나올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따라서 당장 통일의 꿈을 꾼다는 것은 너무 성급한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 과정들이 남북한이 통일되는 그 어느 시점을 향해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역사적 사명감을 가지고 인내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어떤 통일이 가장 이상적인가? 지금 진행돼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적화통일이니 흡수통일이니 하는 것은 있을 수도 없지만 그러려고 해도 쉽지 않을 것 같아 그것을 꿈꾸는 세력도 없는 것 같다. 특히 젊은 세대들의 반응을 본다면 통일에 대한 반응은 '쿨'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통일이라는 것은 하기도 어려운데 굳이 어렵게 한 덩어리가 되는 통일을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회의감이다. 비록 시간은 걸리겠지만 기다렸다가 북한의 경제부흥이 이뤄져 남북한의 격차가 어느 정도 좁혀지고 난 후 통일돼도 무방하다는 생각들이 많은 것 같다.

물론 이렇게 돼도 나쁘진 않다. 그런데 더 이상적인 상황을 가정한 최고의 통일방안을 여기서 한 번 그려보고자 한다.

그 시나리오는 이렇다. 남한과 북한 그리고 플러스 원 즉 중국의 조선족들이 대거 살고 있는 동북삼성에 대한 연방설정안이다. 중국이 멀쩡하게 존재하고 있는데 그게 가능할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그런데 비록 소설 속의 이야기이지만 1996년에 나온 김태형의 '다물'에 그런 통일상이 설정되고 있었다. 또 1999년 대만의 리덩후이 총통은 일본 왕문산의 '중국판 전국7웅론'에 근거해 중국을 대만, 티베트, 신장, 몽골, 동북 등의 동등한 자치국가로 분할할 것을 주장해 중국 측의 거센 반발을 산 적도 있었다. 그리고 구 소련붕괴 후 CIS 12개국 분리와 유사한 상황이 중국에서도 벌어질 것이라는 주장 가운데 '동북3성 분리설'도 있었다. 구 소련이 민족단위로 분리독립된 것을 보면 중국도 비슷해질 수 있다는 설정이었다. 이런 분리를 막고자 했던 것이 중국의 동북공정이라고 생각하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만 볼 수 없다.

마치 우리나라의 이상적 통일을 위해 이웃나라의 분리 독립을 부추기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썩 내키는 주장이 아니다. 그렇지만 한 때 웅혼했던 고구려의 기상이 살아 숨 쉬던 곳이고, 230여 년간 발해왕국이 터를 잡고 있었던 지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토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1909년 일본이 간도협약을 맺으면서 간도지역을 청나라에 몰래 넘긴 것은 차원이 다른 사실이다. 일제가 남만주 철도부설권과 푸순탄광채굴권을 얻는 대가로 간도를 청나라에 몰래 넘겨주는 일이 있었던 것이다. 우리로서는 억울하게 잃어버린 옛 땅이 있었는데 거기가 동북삼성지역이다.

그간 동아시아 국제관계에서 시달려온 역사를 생각하면 무조건 큰 국가가 돼야 하고, 강한 나라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그리는 통일된 나라는 국토도 좀 더 넓어야 하고, 단일 경제단위가 되려면 인구도 1억은 돼야 하니 그 정도의 통일이 됐으면 한다.

모두가 바라는 것은 제대로 된 이상적인 통일이었으면 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엉뚱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싱가포르발 그레이트 코리아를 꿈꿔 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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