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연 울산과학대학교 교수학습지원센터장

▲ 김강연 교수학습지원센터장

박근혜 정부에서부터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보수와 진보라는 색이 다른 두 정부에서 공통적으로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국정과제 중 하나는 창업 활성화다. 최근 교육부는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제2차 대학 창업교육 5개년 계획(2018~2022)’을 발표했다. ‘제1차 대학 창업교육 5개년 계획(2013~2017)’의 성과분석을 기반으로 대학-초중고 창업교육연계에서부터 창업을 응원하는 사회문화 조성에 이르기까지 10대 추진과제를 담고 있는 금번의 계획은 대학에서 할 수 있는 창업지원의 전방위 유형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정부정책에 대한 필자의 시각은 ‘창업이라는 숲을 키우기 위해 창업 불모지의 토양 자체를 바꾸는 노력’이다. 즉 공기업·대기업과 같은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직면한 저성장 국가경제를 타개할 만큼의 창업활성화를 위해 창업에 대한 사회문화를 바꾸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프레임을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대학교육의 미래’에 대입해 보자. 많은 교육학자들이 앞으로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의사소통(communication), 협업(collaboration)을 바탕으로 한 창의(creativity)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학의 현실은 주입식으로 학습해온 기성 세대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고 토론하는 수업문화를 아직 격지 못한 젊은 세대를 가르치고 있다. 의사소통능력과 같은 교양 교과목 몇 개와 대학 내 5% 미만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창의경진대회와 같은 비교과프로그램들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키워낼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팀원 중 한 두 명의 조원만이 조별과제를 수행하는 대학의 팀 중심 수업을 풍자하는 한 유명 코메디 방송의 ‘조별과제’ 코너는 국내 대학의 교육이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키워낼 준비가 미흡함을 방증한다.

대학교육의 문화를 바꿔야 한다. 수업시간 교수자-학생뿐만 아니라 학생-학생 사이의 상호작용이 활성화 되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동료와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문화를 바꾼다는 것은 많은 노출과 많은 노출 속에서 성취 경험이 쌓여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특정 프로그램이 아닌 대학전체의 학습과정에서 학생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지속될 수 있도록 교양교과, 전공교과, 비교과프로그램을 설계⋅운영해야 한다. '의사소통능력'이나 '글쓰기와 말하기' 같은 정규교과에서 대학에서 운영하는 독후창작경진대회를 연계하고 학생들이 창작 중인 작품을 정규교과에서 교수자 또는 학급동료들의 의견을 피드백(feedback)하는 프로그램을 예로 들 수 있다. 

둘째, 교수자는 학생 상호작용을 활성화하는 교수법을 연구하고 시도해야 한다. PBL(Problem Based Learning), FL(Flipped Learning), AL(Action Learning)등의 교수법 형식이 아니라 학습효과의 근원적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자신의 수업에서 학습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교수법 연구회, 수업방법 공유 밴드 등과 같은 대학 내 자발적인 교수자 모임 활성화를 예로 들 수 있다. 

셋째, 대학은 교내에 학생중심 수업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제도적 행정적 지원과 구체적인 수업사례를 제공하고, 미래사회 요구역량에 맞추어 교육의 질을 관리해야 한다. 강의평가 시스템 개선, 우수 강의평가자 강의공개, 학생참여중심 수업 공유 포럼 더 나아가 재학생-졸업생-기업체 전반의 만족도를 분석하는 IR(institute research)를 예로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대학 스스로 대학 특성에 맞는 미래형 교육문화를 정착 할 수 있도록 일관되고 지속적인 지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

전문대학의 교육문화가 미래지향적으로 바뀌고 우리 사회가 국가를 이끌어갈 인재양성의 교육기관으로써 전문대학의 가치를 인식 하는 문화가 정착되는 날을 기대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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