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대학별고사 연구팀장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는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에서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으로 지원자의 역할과 역량이 드러나게 기술한다. 구술면접고사를 실시할 경우 자소서의 내용을 확인하므로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에 근거해 사실만을 써야 한다. 특히,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유사도검색시스템에서 표절 여부를 확인하므로 스스로 솔직하게 작성해야 한다. 잘 쓴 글을 읽어 보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자칫 표절의 유혹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총 5회에 걸쳐(총론 – 자소서 4번 – 1번 – 2번 – 3번순) 자소서 항목별 글쓰기에 대해 분석한다.

자소서는 학생부 여행을 도와주는 내비게이션이자 학생부만으로는 맥락을 잇기 힘든 내용을 부연 설명해주는 제2의 자료다. 평가자가 학생부에 있는 나의 역량을 잘 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향으로 써야 하는 이유다. 학생부에서 중요하지만 간과하기 쉬운 내용의 부연 설명도 반드시 덧붙여야 한다. 많은 서류를 평가하는 평가자가 나의 역량을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도록 쓴다.

자소서는 ‘자기’에 대해 쓰는 글이므로 학교, 동아리, 친구를 소개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뽑혀야 하는 이유를 써야 한다. 또 자기를 ‘소개’하는 글에 적합하게 본인의 학업역량과 전공적합성을 대학과 모집단위의 인재상에 맞게 구체적으로 쉽고 명료하게 써야 한다. 다른 사람이 읽는 글이므로 맞춤법, 띄어쓰기, 논리적 구성 등 형식도 갖춰야 한다. 글을 구성할 때 주의할 점은 ‘동기, 과정, 결과, 의미, 변화’의 균형이 맞아야 한다는 점이다. 활동에 따른 의미와 변화, 즉 배운 점, 느낀 점, 달라진 점이 분량의 최소 30% 이상은 차지해야 한다. 평가자는 활동의 결과도 관심 있지만, 과정의 이면을 더 보고 싶어 한다. 활동과 결과는 학생부에 있으므로 가장 핵심적인 내용만 간략하게 소개하면 된다.

자소서 작성 전에는 학생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학생부에 기재된 내용 중에서 지원한 전공과 관련된 자신의 역량을 뽑아내야 한다. 본인의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인성, 발전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활동을 학업∙리더십∙동아리∙봉사∙진로 등 주제별로 분류한다. 주제별 분류가 끝난 뒤에는 개요를 짜야 한다. 예를 들어 동아리 친구들과 탐구보고서를 썼다면, 탐구보고서를 쓰게 된 동기, 역할과 역경 극복 과정, 결과, 의미, 새로운 변화 등 차례로 개요를 작성해본다. 개요 작성이 마무리되면 자소서 항목별 조건에 맞게 서술하면 된다.

학종에 지원하는 학생은 자소서를 제출 전까지 계속 교정해야 한다. 고통스럽지만 100번이라도 쓰고 지우고 또 써봐야 한다. 담임교사가 교정해줄 때는 먼저 해당 학생의 학생부를 2부 출력해 학생부의 교과활동, 교과연계활동의 강∙약점을 파악한다. 그런 다음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인성, 발전가능성 항목 등에 해당하는 내용을 학생부에서 추출하는 작업을 학생과 함께하는 것이 좋다. 그중 가장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나 소명할 내용을 자소서에 기재하면 된다. 일정이 촉박해서 급하게 작성하다 보면 글자 수를 못 맞추거나 맞춤법∙띄어쓰기에서 오류가 나올 수밖에 없다. 급하더라도 작성 시 유의사항은 반드시 읽어야 하며, 요구하는 글자 수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자소서는 지원자가 자신이 누구인지, 남과 다른 자기만의 능력과 품성이 무엇인지, 해당 분야를 공부하기에 적절한지 등을 평가자에게 알리는 글이다. 두루뭉술하게 추상적으로 쓰기보다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구체적인 사례나 일화를 들어 써야 한다. 교과활동과 교과연계활동의 경험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 자신의 진로 목표 달성을 위한 성실한 노력 등을 포함, 체계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글솜씨보다는 글의 내용, 스토리텔링, 논리력, 구성력이 중요하다. 자소서는 1, 2학년 때부터 작성해봐야 자신이 부족한 활동과 부분이 무엇인지 알 수 있어서 학종 설계에도 큰 도움이 된다.

자소서는 구술면접과 더불어 지원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다. 특히, 제출서류 중 유일하게 지원자 본인이 작성할 수 있는 자료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 교수와 입학사정관들은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는 매력적이고 궁금증을 유발하는 자소서를 좋아한다. 그리고 이 학생을 면접을 통해 확인하다. 이 때문에 자소서는 활동과 경력을 단순 나열한 ‘이력서(Resume)’보다는 전공에 대한 열정과 자신만의 강점이 묻어나는 ‘커버레터(Cover letter)’가 돼야 한다. 비록 글쓰기가 쉽지 않겠지만 지적호기심을 가지고 몰입해서 즐겼던 경험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신만의 이야기로 구성해 써내려가 보자.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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