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생각] “국가 위해 희생한 사람들…제대로 된 예우 갖춰야 할 때”
[사람과 생각] “국가 위해 희생한 사람들…제대로 된 예우 갖춰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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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용 한양대 교수(정책학)
▲ 이호용 한양대 교수. (사진= 주현지 기자)

[한국대학신문 주현지 기자] 문재인 정부가 역사상 최초로 5조원 넘는 보훈 예산을 책정하고, 독립유공자 심사 기준을 완화하려는 등 보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과거부터 국가유공자에 대한 제도 보완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아직 문제점이 산적해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보훈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이호용 한양대 교수를 만나 국내 보훈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가의 격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국가유공자에 대한 국가적인 예우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더불어 유공자들의 영예를 지키고 보상을 하는 것은 단순히 그들의 애국사상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 국민들에게 공동체 의식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사회통합적인 기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호용 교수는 국가유공자에 대한 국내 제도는 보완의 여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한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는 그들의 명예를 인정하는 명예적인 예우에서 시작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현재 국내 제도는 물질적으로 보상하는 것에만 급급할 뿐만 아니라, 그 물질적 보상 역시 충분치 않은 실정이다. 여태 정책 기조가 이렇다보니 일반인들이 보훈대상자를 인식할 때 ‘영예롭고 존경할 만한 사람’이라기보다는 ‘도와줘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다분하다.”

국가유공자 중에서도 특히 독립유공자의 처우는 더욱 열악하다. “30년 넘게 지속된 군사정권에서 전쟁 및 군인 중심의 보훈체계가 이뤄지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다보니 독립유공자에 대한 처우는 상대적으로 더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또 유공자들의 희생과 공헌을 보상하기 위해서는 활동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독립 유공은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독립운동에 참여한 유공자들의 대부분이 발각될 것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 문건이나 자료들을 불태우거나 없애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실제로 독립운동을 진행한 사람들 중 유공자로 인정받은 사람들은 전체의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보훈 가치를 높이기 위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환영하면서도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남아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보훈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와 달리 문재인 정부는 인간애 기조를 보훈 정책에도 반영하고 있으며, 이번 보훈처에서는 ‘따뜻한 보훈’이라는 정책 브랜드를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정책의 실체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 바뀌거나 새로 시작하는 정책들이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과거에 비해 예산과 인력이 얼마나 더 투입됐으며, 어느 정도의 성과가 예상되는지 등을 더 적극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

국민 인식제고를 위해 보훈처 차원의 활발한 홍보 활동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가 점점 줄어들면서 일반 국민들에게 보훈처라는 행정기관이 생소한 것이 당연하다. 다양한 정책을 만들고,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보훈의 가치를 체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이 부분에서 보훈처의 홍보 역량이 절실하다. 공익광고를 통해 국가유공자를 향한 예우의 중요성과 보훈처라는 기관을 지속적으로 노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더불어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유공자들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공원, 거리 등에 관련된 명칭을 부여하는 것 역시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국가보훈위원회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한다. “국가보훈위원회는 국가보훈에 관한 주요한 시책을 심의하는 역할을 하며, 국무총리 소속하에 존재한다. 위원회는 대체로 보훈 정책에 대한 조언이나 보훈 선양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 위원회가 너무나 형식적으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위원회 자체가 행정기관으로 여겨지는데, 보훈처는 부처에 소속돼 있다보니 위원회로서의 기능을 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경찰위원회는 경찰청에 속해 있더라도 중요한 결정을 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훈 제도를 제대로 정비하기 위해서는 보훈위원회에 어떤 결정을 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주는 등 조직체계를 변화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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