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기 청원고 교사

▲ 배상기 교사

M양은 4년 차 경력자로 현재 서울 도봉구의 어린이집에서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원래 M양은 대학에 진학할 마음이 없었다. 소방관이 되고 싶었다. 혼자 공부하면 될 것 같았다. M양은 학교에서 언어는 1등급, 사회는 2등급 등 중상위급의 성적을 유지했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 공무원 시험 공부를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다가 인생에서 대학 경험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부모님의 권유에 따라 대학에 진학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공을 무엇으로 택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소방공무원이 되고 싶었는데 정작 자기 자신은 그 일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됐다. 단순히 남들이 공무원이 좋다고 하니까 그것을 하고 싶어 했다는 것을 알았다.

오랫동안 고민해 오다가 자신이 어린아이를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성격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과 연관될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어린이들을 돌보는 직업을 갖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교사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또 고민했다.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교사는 비슷하지만 다른 점들을 발견했다. 

첫째, 진학해서 공부하는 학과가 달랐다. 유치원 교사는 3년제 전문대나 4년제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해야 했고, 어린이집 교사는 2∼3년제 전문대나 4년제 대학에서 아동학이나 아동보육학, 가정학과 등을 전공해야 했다.

둘째, 돌보는 아이들의 연령이 달랐다. 유치원은 5~7세의 아이들을 돌보고, 어린이집은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1~7세의 아이들을 돌보는 기관이다.

셋째, 두 기관의 소속이 다르다. 유치원은 교육청 소속이고,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소속이다. 이는 근무하는 교사들에 대한 처우와 신분과 관련돼 있다.

이 사실을 확인한 후에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교사에 대한 취업 여건, 근무 여건, 장래 등을 좀 더 깊이 연구했다.

유치원 교사는 대학교에서 관련 전공으로 졸업을 하고 임용고시를 본 뒤 공무원이 될 수 있다. 유치원은 방학이 있기에 유치원 교사로 근무하면 방학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립 유치원들은 주말에 행사가 많고, 대부분의 유치원 교사의 연령대가 젊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것은 세대교체가 빨리 진행되고 있기에 오랫동안 근무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어린이집 교사는 유치원 교사보다는 보수가 적고 보건복지부 소속이기에 지원과 법적인 제도 측면에서 취약하다. 이 점이 마음에 걸렸지만 취업이 유치원 교사보다는 쉽고, 국공립이나 서울형 어린이집에 근무하면 보수를 호봉제로 산정해 받을 수 있다. 또 월급 이외에 국가에서 어린이집 교사에게 매달 금전적 지원을 해준다는 것과 다양한 연령의 어린이집 교사들이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위의 두 가지를 살펴본 후에 어린이집 교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4년제 대학과 2년제 대학 중에서 어디를 선택할 것인가 고민했다. 그 결과 M양은 짧은 시일 내에 사회에 진출할 수 있고, 스스로 선택한 길이 아니란 생각이 들면 다른 진로로 변경하기가 쉬운 2년제 전문대학을 선택하기로 했다.

결국 집에서 가까운 서울 노원구의 한 전문대학에 진학해 사회복지학과 아동복지학을 공부했다. 하고 싶은 일이라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다. 국가 장학금과 성적 장학금을 받았기에 큰 부담 없이 대학을 졸업했고, 자격증 또한 무난하게 취득할 수 있었다.

M양은 지금 서울 도봉구의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지금도 자신이 선택한 학교와 학과에 대해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린이들을 돌보는 데 필요한 기초 지식을 전문대에서 모두 배우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다른 차원의 일을 하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에서 교사로 일할 때 학력보다는 어린이집 교사로서의 경력과 교사 개개인의 역량이 더 중요하다. 또 보수 체계가 호봉제로 돼 있어 4년제를 졸업한 사람이나 2년제를 졸업한 사람들이 모두 같은 호봉이면 같은 보수를 받는다. 그렇기에 학교에서 오래 배우는 것보다, 가능하면 빨리 현장에서 실제로 근무하는 것이 유리한 구조다. 그런 면에서 전문대가 더 유리하고, M양은 유리한 조건을 갖췄기에 후회 되지 않는단다.

M양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모두에게 전문대가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께는 전문대를 고려해보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