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 P-Tech 참여 대학 신규 모집 예정
사업 운영 전문대, 통합 규정 등 요구
'주객 전도'된 P-Tech, 기업 인식 개선 필수적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고숙련 일학습병행제(P-Tech) 운영 대학 추가 선정이 7월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 4개 전문대학 관계자들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P-Tech는 도제학교 졸업생들이 고교단계에서 습득한 기술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가 폴리텍 및 전문대와 연계해 실시하고 있는 고숙련 기술훈련 과정이다.

현재 폴리텍이 중심이 돼 운영되고 있으며, 지난 2017년 11월 시범사업에 선정된 4개 전문대학인 △대림대학교 △영남이공대학교 △영진전문대학 △유한대학교가 2018년도부터 실시하고 있다. 사업은 2022년까지 총 100억원 내외 규모로 진행된다. 고용부는 2019년까지 50개교, 2022년에는 60개 대학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업을 운영 중인 대학과 학습근로자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전문대는 교육 시설을 주말에도 활용할 수 있을뿐더러 전문 직업교육 기관으로서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을 위탁받아 제공한다는 점에서 전문대가 역할을 다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 운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학습근로자들 역시 기업에서 50%가량의 학습비를 부담하는 일반 일학습병행제보다 해당 금액을 정부에서 지원하는 P-Tech가 편하고, 경력 단절 우려 없이 대학 졸업장을 취득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앞으로 사업이 더욱 확대되려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우선 P-Tech만의 통합 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전문대학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P-Tech 수업은 계약학과 형식으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고용노동부의 일학습병행제 관련 규정뿐만 아니라 교육부의 계약학과 설치 운영 요령도 만족시켜야 하기에 과정을 운영하는 입장에선 이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또 도제고교에서 2년간 일과 학습을 병행하면서 기초 학습 역량을 충분히 쌓지 못한 학습근로자들이 갑자기 전문대 수준의 학습 내용을 따라가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현재의 P-Tech는 도제 고교에서의 2년과 전문대에서의 2년이 곧바로 연결되는 구조다. 그렇다고 전문대에서 고등학교 수준의 교육과정을 담을 수도 없다. 이에 대해 P-Tech를 운영 중인 한 대학 관계자는 “도제고교 졸업 후 전문대에 입학하기 전 기초 학습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업 운영에서 ‘주객이 전도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원래 일학습병행제는 기업에서 숙련 기술자 양성을 대학에 ‘위탁’하는 형식이다. 교육과정 개발에도 기업이 참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현재 P-Tech 사업은 대학이 중심이 돼 도리어 기업의 참여를 유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직자에 대한 재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기업들이 일학습병행제 자체를 크게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다른 전문대학의 P-Tech 운영 담당자는 “일학습병행제에는 사실 ‘모집’이라는 단어가 맞지 않다. 그러나 지금은 대학이 참여할 기업을 발굴하고 참여를 요청하는 상황이다. 기업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고용부는 P-Tech 참여 대학 모집 전 앞으로의 운영 계획 등을 검토하고 있다.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 현장에서 나온 이러한 지적에 대해 고용부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P-Tech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송종학 고용부 일학습병행정책과 사무관은 “현장의 이야기를 파악해보고 조치를 취하겠다”며 도제고교와 전문대 사이의 교육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현재 P-Tech 교과과정에는 교양과정이나 필요한 교과들이 다양하게 포함돼 있다. 필요하다면 기초 학습 능력과 관련된 교육과정을 넣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제도가 정착되고 나면 기업에서도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