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명지전문대학 교수

▲ 김현주 교수

사람들은 여행을 어떻게 생각할까? 어떤 마음으로 여행을 떠날까? 때로는 학생들과 이야기할 때에 “해외 여행을 해보고 싶은데 어떤 여행이 좋을까요?” “어디로 여행을 가면 좋을까요?” 라고 질문을 받는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목적과 생각으로 여행을 떠난다. 때로는 쉬기 위해, 때로는 견문을 넓히기 위해, 때로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어서. 각자의 생각과 목적은 다르지만 우리에게는 여행에 대한 동경과 추억이 함께 있다. 대학생이 되면 자신의 생각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떠나게 된다. 평소에 학생들과 여행을 이야기할 때에는 나름대로 학생들이 어떤 여행을 떠나면 좋을지 말하는 것이 있다.

대학 시절에 꼭 가보야 할 곳을 추천하라고 한다면 1순위는 유럽을 추천한다. 특히 동유럽 코스를 많이 추천하는데, 세계사의 역사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동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책에서만 보던 서양사를 실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서양사에 대해 정리가 되는 부분이 있다. 두 번째로 추천하는 곳은 미국이나 호주다. 광활한 자연 속에서 인류 문화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공존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추천하는 곳은 중국 혹은 동남아시아다. 개발도상국이 어떻게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의 대도시는 한국의 물가보다 비싸다. 인도의 급성장은 아시아 모두가 경계하고 있고, 베트남의 신흥 자본 시장은 무서울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네 번째로 추천하는 곳은 국내다. 국내가 네 번째라는 데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재학기간 중 여행할 기회가 생긴다면 해외 여행을 먼저 해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국내는 졸업 후에도 가볼 수 있는 곳이 많이 있지만, 해외는 재학 기간이 아니면 젊은 시절에 장기간 휴가를 사용해서 떠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 여행을 추천하면서 함께 당부하는 것이 있다. 그 지역에서 살고 있거나 살았던 한국인(우리 민족)이 어떻게 살아왔고, 살고 있는지를 꼭 살펴보라고 권한다.

최근 학생들에게 추천하는 코스가 있다. 중국의 옌볜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동북아 공정에 들어가 있는 지역과 러시아 연해주 지역을 추천한다. 중국의 옌지, 선양, 창춘, 하얼빈 지역은 우리 민족이 많이 살고 있다. 특히 옌볜 지역은 중국에서 조선족 자치주로 작은 행정권을 부여할 만큼 우리 민족의 분포도가 높다. 이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특이한 것이 있다. 중국에서는 우리 민족을 중국조선족이라고 부른다. 중국을 이루는 소수 민족으로 보고 있고, 우리 민족이 그 땅에 살게 된 이유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포장돼 있다. 그 현장을 학생들이 보고 체험하면 무엇인가 다르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구한말 시절 간도, 만주벌판 등으로 일컬어지는 곳으로 선조들이 이동하는 경로에 따라 민족이 어떠한 수난의 역사를 지나왔는지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꼭 가보라고 하고 싶다. 연계해 러시아 연해주 지역을 돌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얼마 전부터 여행지로 연해주가 부상하고 있지만, 일본의 강제 통치가 시작되면서 독립운동을 하시던 분들이 거점으로 활동하던 연해주를 보는 시각이 아직 많이 묻혀 있다.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빠져 있는 부분이 일부 있다. 무엇보다 연해주는 우리 민족이 소수 민족으로 그리고 일본의 정치 공작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했던 슬픈 역사도 함께 가지고 있다. 최근에야 러시아 정부에서 강제 이주에 대해 사과를 하고 연해주로 복귀하는 가정도 생기고 있지만 아직도 연해주는 우리 민족들이 슬픔을 가지고 있는 땅이다. 이곳을 보면서 우리 민족의 이주 역사를 바로 이해하고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사람이 바로 우리 젊은이들인 것 같다.

청년 시절에는 많은 여행을 권한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느끼는 것이 청년의 때에 여행을 통해 얻는 귀한 배움이 아닐까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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