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형탁 교수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아주대(총장 박형주) 서형탁 교수 연구팀이 위험물질인 불소 가스의 누출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착색 센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불소 화합 가스는 정유, 화학, 철강 등 여러 산업 영역에 쓰이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 생산 공정에서는 핵심 물질로 활용되고 있다.

관련 연구는 ‘가스 상태의 F 검출을 위해 다단계 물리화학적 성질 제어를 이용한 텅스텐 산화물의 폴라론 변화 기반 색변화 연구(Tunable polaron-induced coloration of tungsten oxide via a multi-step control of the physicochemical property for the detection of gaseous F)’라는 논문으로 영국왕립화학회 발간 학술지 최신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아주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이상연 씨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불소 화합 가스는 철강, 정유 및 화학,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반도체 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으며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온실가스의 대표적 물질이기도 하다. 특히 불소 화합물 중에서도 불산은 광물의 제련과 전자 회로, 화학 물질 제조 등에 이용된다. 불산은 반응성이 높다는 특성 덕에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에서 필요하지 않은 부분을 제거하는 것과 같은 공정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불산이 누출돼 인체에 닿으면 매우 위험한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 불산 가스가 인체 내부로 아주 쉽게 침투하기 때문. 인체 조직으로 침투한 불산은 강력한 독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심장과 폐 등에 치명적 타격을 준다. 문제는 불소 화합물이 공기 중으로 누출되면 수분과 반응해 불산으로 쉽게 전환된다는 데에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불산 및 불소 화합물의 크고 작은 누출 사고가 발생한 바 있기에 이 물질의 누설을 효율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센서의 개발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하지만 불산 가스는 무색 무취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맨눈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현재 상용화된 센서 역시 여러 제약이 있었다. 기존의 센서는 불소 가스를 용액에 녹여 발생하는 불소 음이온 농도를 간접 측정하거나, 불산이 소재 표면에 흡착할 때 발생하는 전기 신호 변화를 관찰하는 등의 방식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을 활용하면 오작동이 많고 상시 전원을 공급 해주어야 하는데다, 가격이 비싸다는 어려움도 있었다.

이에 서형탁 교수팀은 불산 및 불소 화합물 가스가 누설되는 경우 육안으로 바로 확인이 가능하도록 기존 남청색에서 투명으로 색깔이 변화하는 센서를 개발해냈다.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무기 소재인 텅스텐 산화물을 나노 구조로 형성한 뒤 광화학적 방식을 이용, 수소를 주입해 불산 반응에 용이하도록 소재의 화학·광학적 성질을 개선했다. 센서가 불산 가스에 반응하면 산화물의 전자 구조가 변화하고 맨눈으로 식별이 가능한 수준으로 착색 특성이 달라진다. 

센서 색깔의 변화는 가스 감지 20초 이내에 발생하며 센서는 불산 가스의 농도에도 광범위하게 반응한다. 또 전기 신호로도 누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상온 반도체 공정을 기반으로 해 다양한 기판에 센서를 만들 수 있고 대량생산도 가능하다.

서형탁 교수는 “불소 가스가 산업계에서 널리 쓰이는 데 반해 그동안 이에 대한 안전 확보가 쉽지 않았다”며 “이번에 개발한 착색 센서가 불소 가스 안전 센서 기술로 상용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및 BK+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다. 국내·외 특허 출원이 완료됐으며, 등록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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