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 (원작) , 장자화 지음 전수정 옮김 《사기史記》

‘장자화의 《사기史記》’ 시리즈가 완간됐다. 사마천의 역사관을 따라, 인물을 중심으로 쓴 다섯 권의 《사기》 해설서다. 1권 큰 그릇이 된다는 것, 2권 무엇을 위해 죽을 것인가, 3권 세 치 혀로 세상을 바꾸다, 4권 비상시국에 살아남는 법, 5권 역사에 이름을 새기다.  중국 3000 년 역사를 압축한 《사기》는 현대 독자들이 중국을 알고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진시황, 한 무제 같은 제왕부터 주공·관중 같은 관리, 공자와 노자를 비롯한 철학자들까지 《사기》 속 인물과 그 행적은 지금의 중국 사회를 이루는 근간이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최대 온라인 서점 당당에서 판매 중인 《사기》는 8000종이 넘는다고 한다. 중국 독자들의 《사기》 사랑을 가늠할 수 있는 수치다. 중국에서는 해마다 《사기》가 출간되는데, ‘장자화의 사기’는 출간 1년 만에 1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해당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대만 작가가 새롭게 쓴 《사기》가 중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판본이 된 이유는 사마천의 역사관을 존중하면서도 현대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쓰여진 책이기 때문이다. 《사기》 원문은 당시로서는 명문장으로 칭송받았지만 현대에는 전문가들조차 읽기 어렵다고 평가받는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고전 읽기에 도전했다가, 완역본의 ‘어려운 언어와 직역’에 부딪혀 실패하곤 했다. 

사마천의 《사기》는 역사서 최초로 기전체(인물을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한 방식)를 도입해 ‘사람’을 통해 역사를 읽고자 했다. 장자화의《사기》 는 현대 독자들이 재조명해야 할 인물들을 선정하고, 130편의 《사기》에 분절돼 있는 기록들을 모아 해당 인물에 초점을 맞춰 새롭게 구성했다. 《사기》에서 유실되거나 명확한 오류로 드러난 부분은 반고의 《한서》, 좌구명의 《좌전》등 중국 역사서들을 바탕으로 바로잡았다. 철저한 고증을 거친 각 인물들의 삶이 마치 한 편의 장쾌한 역사 드라마처럼 흥미진진하다. 흥미로운 이야기 뒤에는 ‘3분 역사 키워드’를 둬 해당 인물의 행적을 날카롭게 평가하고, 각 장 말미의 ‘고전 어휘 익히기’를 통해 《사기》에 바탕을 둔 고사성어들을 정리했다. 

지은이 장자화는 1963년 대만에서 태어났다. 대만대학교 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중정대학교 중문과에서 석사 학위를, 베이징사범대학교에서 중국아동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문학 연구자로 활발히 활동하는 한편, 어린이청소년문학 작가로도 사랑받고 있다. 장자화의《사기》시리즈는 중국문학 연구자이자 소설가로서 장자화의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옮긴이 전수정은 고려대 중국현대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베이징어언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중국문학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사계절 / 각권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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