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재산권 보호시대에 “전망 좋다” 응시

기초학문분야에 대한 붕괴 우려의 소리가 높은 가운데 이공계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변리사 시험 바람이 불고 있다. 요즘 서울 강남의 변리사 시험 전문학원은 시험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하기 위해 모여든 수험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시험전문 학원 관계자는 “수용하는 강의실이 모자랄 정도로 학생들이 몰린다”고 밝혔다. 작년 말 2백명 선발에 8천7백51명이 응시해 40대 1을 넘는 경쟁률을 보인 데 이어 오는 5월 26일로 예정된 시험에는 1만여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13일 원서접수를 끝낸 특허청 산업재산보호과 관계자는 “이번 변리사 시험의 총 응시생 수가 1만명은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특허청은 이번 응시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 ‘변리사 열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변리사란 특허·상표·신안·의장 등에 대하여 대리 및 감정하는 사람, 즉 누가 먼저 아이디어를 냈느냐를 가려 지적재산권을 보호받도록 해주는 사람을 지칭한다.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지적재산권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변리사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주로 기술 발명에 관련되기 때문에 인문계보다는 이공계 영역에 해당된다. 특허청은 1991년까지 한해에 10명 안팎의 변리사를 배출하다가 변리사 수요 급증에 따라 해마다 늘려 2001년부터 2백명 시대를 선포했다. 과거에 이공계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은 화학ㆍ생물ㆍ전기 분야 등의 기업체 연구원이었다. 그러나 벤처기업과 함께 첨단 정보통신 분야가 뜨면서 이공계생들이 연구원을 마다하고 변리사로 향하고 있다. 여기에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이공계 기피현상도 한몫하고 있다. 변리사의 연봉은 천차만별이지만 로펌에서 근무하는 할 경우 억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도서관에서 만난 한 수험생은 “외국에서 공부한 사람도 갈 곳이 없는 실정이어서 ‘자격증’을 따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다가 변리사로 진로를 바꾼 사람도 많다. 사법 시험이 1천명이나 뽑기 때문에 합격만 하면 앞날을 보장받던 시대는 끝났다는 판단에서다. 특허청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연수를 마치고 변리사 자격증을 딴 사람까지는 자발적으로 쉬고 있는 사람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1백% 취직이 됐다”고 밝혔다. 한편 로펌에 근무중인 한 변리사는 “최근 IT 산업이 위축되어 특허출원 양은 줄어드는데 이를 담당할 변리사는 늘고 있어 서서히 취직하지 못하는 변리사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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