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논단] “현장실습생을 구합니다”
[수요논단] “현장실습생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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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영 부천대학교 교수
▲ 김덕영 교수

뜨거운 여름과 함께 방학이 시작됐다. 방학은 재충전의 시간이며, 학기 중에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자기계발을 위한 기간이지만, 대학은 여전히 바쁘기만 하다. 그중 하나의 이유가 현장실습이 아닐까 한다. 2015년 통계에 따르면 전문대학 재학생의 21.1%가 현장실습을 수행해(일반대학은 4.5%) 고등직업교육을 담당하는 전문대학이 현장실습교육을 중시하고, 활발히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여 년 전부터 일부 교육부 사업에서 실시되던 현장실습의 정량적인 평가 잣대가 최근 들어 정성적 평가기준으로 바뀌면서 질적인 면을 중시하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대학(학교·학생 모두)은 체감상 현장실습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재와 사회(기업)가 요구하는 인력의 ‘역량’ 미스매치를 줄여줄 수 있는 효율적 방법인 현장실습이 왜 이렇게 부담스러운 것일까? 역설적인 답변이겠지만 대학과 기업의 현장실습 ‘수요-공급’이 미스매치이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들의 현장실습을 위해 문을 여는 기업을 찾기가 너무 힘들다.

방학시작 한 달여 전부터 대학은 실습기업을 구하느라 동분서주하며 준비를 한다. 교수들은 그동안 돈독한 관계를 쌓으며 친밀하게 지내온 기업들 중에 학생들의 전공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기업목록을 만들고 전화나 방문으로 실습을 부탁한다. 기업 자신이 필요한 우수 인재확보를 목적으로 협력관계를 맺은 대학에 부탁해 실습생을 받는 경우는 가뭄에 콩 나듯 하다. 오히려 부담스러워한다. 오죽했으면 기업관계자들 입에서 취업부탁보다 더 곤란한 것이 현장실습 ‘부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산업계는 최근 빈번히 일어나는 현장실습생의 안전 문제, 실습생 교육이 기업의 일방적 희생이라 생각하는 것, 현장실습을 교육의 관점과 노동의 관점으로 보는 것에 대한 인식차이로 인한 열정페이 등을 이야기하며, 고용연계의 부담을 들며 거절한다. 그러면서도 대학의 전공교육의 미흡함을 항상 이야기하고, 인력수요가 생길 때는 재교육에 시간과 돈이 들어가는 신입사원보다는 손쉽게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사원을 모집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장실습은 대학과 기업의 산학협력에 있어 근간이 된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인 수요자·공급자가 아니며, 현장실습의 결과는 결국 기업의 이익으로 나타난다. 대학과 학생의 절실함이 현장실습 제도를 견인할 수는 없다. 보다 못한 정부가 여러 방안을 들고나왔다. 2018년 현재 현장실습관련 사업은 7개 부처에서 14개가 추진되고 있다. 교육부가 4개로 가장 많고, 고용노동부가 3개, 중소벤처기업부, 국토교통부가 각각 2개 사업, 기획재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외교부가 각각 1개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정부가 이에 대해 법령화하고 제도화한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60년대 산업교육진흥법에서 시작된 현장실습의 개념은 1973년에 ‘현장실습’이란 단어를 처음으로 사용하면서 직업교육에 있어 의무화됐고, 이후 직업훈련촉진법·고등교육법·산학협력법 등에 명시되며 여러 변화를 거치고 다듬어져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어쩌면 행정기관으로서의 정부도 해볼 수 있는 방안을 다 내놓았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볼 점은 이 중 어느 하나도 현장실습의 가장 강력한 카드를 들고 있는 기업의 인식을 바꾸고 기업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방안이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환경에서 실시되고 있는 지금까지의 현장실습으로 인해 참여하는 학생이나 실시하는 기업 모두가 고용과 연계되는 기대를 갖지 않게 됐다.

2014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연구한 전문대학에서의 현장실습과 실습학기제 운영실태 분석 및 정책적 개선 방안에서 보면 이해당사자인 대학·산업체·학생 모두 현재의 현장실습이 문제점을 많이 갖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은 학점 때문에, 기업은 아는 지인(교직원)의 부탁으로, 대학은 지표관리의 목적으로 현장실습을 수행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러한 현장실습을 지속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한 나라의 직업교육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현장실습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는 듯하다. 교육은 대학의 책임이라고만 생각하는가? 먹고살기 바쁜 기업에 이런 것까지 요구하느냐고 되묻는다면 정말 대한민국 기업의 미래는 없다. 자 이제 행정력을 갖고 있는 정부의 정책들이 어디로 향해야 할지는 답이 나왔다.

현장실습은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생애 첫 취업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역량이 향상됨을 느끼게 해준다. 대학은 현장실습을 계획하고 준비하고 운영하면서 자신들의 가치가 높아져감을 알게 된다. 그리고 기업이 현장실습을 통해 대학교육에 직접 참여해 학생들의 역량을 발전시키는 것이 결국은 자신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임을 알게 된다면 조만간 대학 캠퍼스엔 이런 문구를 보는 일이 종종 있을 것 같다.

“우리 회사와 함께 뜨거운 여름을 보낼 현장실습생을 구합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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