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정 대림대학교 취업담당

▲ 김미정 대림대학교 취업팀 담당

체리피커(cherry picker)라는 말이 있다. 신 포도는 먹지 않고 달콤한 체리만 골라 먹는다는 뜻으로 비용을 치르지 않고 각종 혜택만 누리는 계층들을 지칭하는 단어다. 카드 업계나 마케팅 업계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기도 하다. 그런데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에서도 이런 사람들이 있을까?   

지금 대학가는 방학을 맞아 캠퍼스에 학생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학생들이 방학기간 동안 자격증 취득, 외국어 공부, 아르바이트 등의 활동을 하면서 캠퍼스 안이 아닌 밖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개 이유는 비슷하다. 자기계발과 역량강화를 위해서다. 그런데 캠퍼스 안에서도 자기계발과 역량강화를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돼있다.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거나 공짜로 말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만 보더라도 취업지원과 관련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진행 중이다. 산업체 전문가와 졸업선배를 초청해 학과별 전공직무교육과 JOB CONCERT를 개최하고, 산업체 인사담당자가 학교에 와서 기업설명회와 현장면접을 통해 채용까지 이어지는 Job Matching Festival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또 학생들이 행복한 취업을 할 수 있도록 구직향상스킬을 위한 입사지원서 작성법과 면접 길라잡이, 진로 및 취업코칭, 수요취업페스티벌, 취업Photoday! 대림A+캠프, 취UP!캠프, 전문자격증 지원사업 등 취업역량을 높일 수 있는 알짜배기 프로그램들이 꽤 많다. 

특히 직장체험은 내실 있는 프로그램으로 재학생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저학년 대상으로 하계·동계 방학 동안 대기업 계열사와 협약기업 등에서 1개월의 직장체험을 통해 다양한 직업탐색 및 진로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 밖에 전체 재학생을 대상으로 취업역량강화에 필요한 전공별 필수 자격증과 국가공인 컴퓨터 자격증 등 필기·실기 특강을 지원한다. 자격증을 취득할 때까지 지속적인 멘토링과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득이 된다. 학생 본인이 다니고 있는 학교를 잘 살펴보면 이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꽤 많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문제는 학생들의 참여와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학교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취업지원과 관련해 재학생·졸업생·학부모 만족도 조사 결과를 해마다 실시하고 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취업지원 프로그램과 홍보의 다양성에 대한 만족도는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채용정보의 신속한 업데이트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반응이다. 이에 원스톱 취업지원 체제를 운영하기 위한 취업포털시스템 구축으로 실시간 채용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성과도 냈다. 물론 학생들과 취업과 관련된 상담을 하고 사정을 들어보면 학생들이 이러한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취업지원 관련 부서에 있는 담당자로서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 많은데 참여도와 관심도가 낮다는 점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취업지원 부서에 있는 담당자로서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주문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어차피 등록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학교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챙겨라. 자신에게 유익한 정보를 얻고 취업에 필요한 역량을 쌓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라.” 알뜰하고 똑똑한 체리피커가 되라는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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