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는 두 달 정도의 여름방학을 맞고 있다. 캠퍼스가 텅 비어있는 말 그대로 여름휴가(vacation) 상황이다. 상당수 대학들이 7월 마지막 주부터 8월 첫째 주까지 집단휴무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캠퍼스를 들여다보면 대학 구성원들이 여전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기실 방학(放學)의 의미라는 게 학업을 놓고 쉰다는 뜻인데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나름대로 의미 있는 여름방학을 보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조용한 듯 보이지만 부지런히 뭔가 일을 도모하는 ‘정중동(淨中動)’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먼저 대학생들은 도서관이나 스터디룸에서 책과 씨름을 하고 있다. 특히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각종 자격증과 취업 시험에 대비하며 무더위를 이겨내고 있다. 가뜩이나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직면한 대학생들은 여름방학을 소홀히 보낼 수 없다는 각오다. 일단의 대학생들은 해외봉사와 연수 등으로 구슬땀을 흘리며 살아있는 경험을 몸소 체득하고 있다.

대학 총장들도 나름대로 바쁜 여름을 보내고 있다. 해외 자매대학 방문과 MOU 체결로 해외 교육 영토에 나서고 혹은 학내외 일정을 소화하느라 짧은 휴가를 잡기에도 여유가 없을 정도다. 대부분의 총장들은 2학기 경영 구상을 위해 각종 회의 등으로 집무실에 머물러있다.

2학기에도 각종 평가와 재정지원사업 준비 등 현안이 산적하다. 또 미래를 대비하고 학교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야 하는 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교직원들도 제대로 된 휴식이 있어야 다시 일할 때 업무의 효율성이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대학의 문법으로 얘기하면 대학에서 다양한 소양과 전문지식을 배우는 학생은 지적 욕구와 배움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는 창의적인 교육과 연구를 수행할 수 있지 않을까. 여름방학이 새 학기를 준비하는 건강한 충전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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