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창규 교수.

[한국대학신문 주현지 기자] 전북대(총장 이남호)는 이 대학 정창규 교수(전자재료공학)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물이 갖고 있는 3차원 다공 구조의 섬유소(셀룰로오스)를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압전(壓電) 복합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에너지 재료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 / Impact Factor=13.12) 8월 호에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압전 재료는 기계적 힘을 가해 전기 에너지를 만들 수 있게 하는 특수한 재료를 말한다. 기계 에너지와 전기적 에너지를 상호 교환할 수 있기 때문에 액추에이터, 초음파 센서 등 실생활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기계적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에도 많이 적용되고 있다.

현재 활용되는 대부분의 고성능 압전 재료들은 딱딱한 세라믹 재료들이다. 때문에 미래 전자 소자로 각광받고 있는 플렉시블(휘는) 전자소자에 적용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압전 세라믹 입자들을 유연한 고분자 물질에 분산시켜서 플렉시블 압전 복합재료를 제조하는 연구가 많이 진행돼 왔다. 그러나 그러한 형태의 압전 복합재료는 대부분 기계적 힘이 압전 입자가 아닌 부드러운 고분자에 의해 모두 흡수돼 실질적인 압전 효과를 제대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정 교수에 의해 개발된 새로운 압전 복합재료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식물이 지니고 있는 셀룰로오스의 3차원 다공성 구조를 압전 세라믹 입자들과 융화시켜 최종적으로 3차원적으로 연결된 다공성 압전 세라믹 소재를 만들었다.

이렇게 균일한 형태로 만들어진 자연모방 압전 세라믹 소재는 최종적으로 고분자 재료와 섞여 새로운 압전 복합재료로 만들어졌다. 압전 세라믹스가 모두 연결돼있는 상태여서 외부의 기계적 힘을 받으면서도 휘는 특성을 유지해 기존의 단점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가 자연계에 존재하는 소재의 구조들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전자소재와 전자소자에도 쉽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와 같은 자연모방 복합재료 구조는 앞으로 기계적 특성과 관련된 모든 플렉시블 복합재료의 특성을 크게 변화시키는 데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과 중국 우한 이공대학과의 협업으로 진행됐으며, 현재 후속 연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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